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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청소년들, 여수의 역사 현장을 방문하다

여수YMCA 주관 ‘여수지역 민주주의 역사문화 현장탐방’ 열려
여문청소년문화의집,신명방과후아카데미 등 3개 기관 청소년 참여
형제묘, 여순사건위령비, 종산초등학교, 웅천 이순신공원 등 방문

  • 입력 2020.10.21 17:46
  • 수정 2020.10.23 14:44
  • 기자명 김인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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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 이순신공원에서 ‘여수지역 민주주의 역사문화 현장탐방’ 참여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7일 여수 시내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 3개 기관의 학생들이 지역의 역사 현장을 답사했다.

여수YMCA 주관 ‘여수지역 민주주의 역사문화 현장탐방’ 에는 여문청소년문화의집과 신명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소속 청소년 등 70여명이 여순항쟁 현장 등을 방문해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 탐방에 앞서 청소년들은 우선 사전교육이 필요했다. 청소년들은 탐방 장소와 여순항쟁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강의를 경청하며 들었다.

형제묘로 향하는 아이들

첫 번째 장소는 형제묘다. 올라가는 계단이 높진 않았지만 자신이 태워질 장작을 등에 짊어지고 포승줄에 묶여서 이 길을 걸어갔을 어른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졌다.

여순항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묻힌 이곳에는 커다란 묘비 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바로 형제묘다.

이어서 학생들은 도로가에 한 줄로 서서 희생자위령비를 방문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임에도 접근하기에는 길이 너무 위험천만했다. 많은 사람이 방문하려면 도로만큼은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이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 뒤편을 보고 있다

형제묘는 위령비와 마찬가지로 묘비의 뒷면에 그 누구의 이름도 적혀있지 않았다. 연좌제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 집계조차 되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웠다. 위령비 뒤편 산속 골짜기가 마치 진실이 숨겨진 곳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다음으로 종산초등학교(현 중앙초등학교)로 이동하였다. 여러 사람들을 모아두고 학살하기 위해 넓은 운동장을 선택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운동장 한 켠에는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루터기가 있던 자리가 움푹 패였다. 그러나 학교 정비사업으로 그루터기는 사라진 후였다. 학교 관계자와 연락이 닿아 사실을 전달하니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라며 너무 안타까워하였다.

여순항쟁 당시 학살이 자행된 종산초등학교(현 중앙초등학교)를 방문한 아이들

이순신광장으로 이동하여 인근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보았다. 이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는 사실을 이제 알았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소녀상의 들려진 발 뒤꿈치와 들쑥날쑥 잘려진 머리카락 등 중요하고 의미있는 곳이지만 정작 옆에 놓인 의자에 나란히 앉기는 못내 죄송스러운지 선뜻 나서서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은 없었다.

이순신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학생들은 웅천 이순신공원을 방문해 항일 독립운동 기념탑과 벽에 있는 구조물들을 보았다.

태극기를 든 한 여인이 팔이 잘려지자 다른 한 손으로 태극기를 들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장면이 조각되어 있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이순신공원에 숨어 있었다.

웅천 이순신공원에 세워진 항일운동기념탑

이른 아침 시작된 일정에 다소 힘들기도 하였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여수에 아픈 역사의 현장들이 있다는 사실 그 역사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 아팠다.

모두가 가슴에 숙제를 안고 돌아가는 민주주의 탐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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