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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대 훼손하며 주차장 짓는 여수시, COP28 개최 후보지 맞나

수령 20년∼30년이 넘은 나무들 '싹둑'.. 전남도 친환경디자인상 수상 무색한 공원 훼손
'도심 내 명품공원'이라는 여수시 자화자찬 무색..공원조성사업 예산 2/3가 주차장 조성에 쓰여
산단 미세먼지로 시민 건강권 위협받는 여수에서 녹지대는 마지막 백신
여수시는 기존 녹지 훼손하며 COP28 유치하겠다는 이율배반적 행정 그만해야

  • 입력 2020.12.18 14:42
  • 수정 2020.12.18 14:59
  • 기자명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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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협이 안산근린공원 주차장조성사업으로 인한 자연 훼손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전문을 싣는다.

 

주차장 조성사업으로 훼손된 안산근린공원

근린공원은 근린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공원으로 그야말로 도심의 허파(녹지대)와 같으며 시민들의 휴식 공간 기능을 한다.

안산근린공원은 1977년 공원으로 결정됐지만, 장기미집행 공원으로 분류돼 오랫동안 방치돼 오다가 지난 2014년 5월 공원조성계획을 결정‧고시한 이후 2018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19년 5월 마무리되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여수시민협은 올해 초 안산근린공원 보행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하여 개선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수시에 따르면, 안산근린공원은 도심 내 명품공원으로 ‘우뚝’ 조성하여(관련기사 '안산근린공원 새 단장, 24일 준공식 열려') 지난 해 전라남도 친환경디자인상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안산근린 공원, 전남도 친환경디자인상 수상 ')

친환경디자인상은 공공기관이 조성한 공간과 건축물을 대상으로 친환경 요소, 활용도, 아름다움 등을 평가해 시상하는 상으로 장기미집행 공원으로 분류돼 있던 안산근린공원을 도심 내 명품공원으로 조성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친환경디자인상 수상이 무색하게 되었다.

주차장 조성사업 현장. 수령 20년∼30년 되는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안산근린공원이 현재 주차장 조성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을 둘러보면, 공사부지로 지정된 4개 지점이 절개지가 파헤쳐 있고 수령 20년∼30년 되는 나무들이 훼손되어 있다.

해당 공사에 대해 여수시는 안산근린공원 주변 상가 및 주택가의 심각한 주차난을 해소하고 지역상권 활성화 및 공원이용자 편의 제공을 위해 기존 주차면 89면에다가 총 126면의 주차장 확보를 위해 32억 사업비를 투자한다고 한다.

공원과에 따르면 지금은 설계변경을 위해 공사가 중단되었고 12월 중에는 재개될 것이라 한다. 공원 조성하는데 투입한 48억 원의 2/3에 해당하는 예산이 주차장 조성비용에 들어갈 판이다.

여수시는 이미 주차장 특별회계를 통해 공영 주차장 또는 주차타워를 짓는데 매년 100억 상당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주차장을 계속 지어야 하는 지도 의문이지만 과연 공원 내 산림을 훼손하면서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더욱 의구심이 든다.

석유화학산단에서 내뿜는 배출가스, 미세먼지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지역 현실에서 공원 같은 녹지공간은 시민들에게 백신이자, 치료제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안산근린공원의 경우처럼 도심 내 녹지공간을 더 조성하지는 못하면서 기존 녹지마저 훼손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평공원 내 횡단도로 개설을 재추진하려는 사례를 보아도 그렇다. 안전하게 지켜져야 할 시민들의 보행권 보장마저도 뒷전이다.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이전에, 여수시는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남해안남중권유치를 선언하고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행정 추진 방향도 발을 맞춰 가야 한다. COP28 유치에 쏟는 행정 역량과 녹지대 훼손하여 주차장 조성하는 정책은 이율배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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