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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그림, 그리고 사랑

이혜란의 장도블루노트(10)...리스트,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2014년 해안통갤러리를 막 오픈했을 때 만난 화가부부
그들의 갤러리전시에 함께 연주하며 가까워져, 예술에 대한 대화도
해안통을 물들이던 음악, 곡을 연주하는 지금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 입력 2021.06.25 10:51
  • 수정 2021.06.30 14:05
  • 기자명 이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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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소개글

'이혜란의 장도 블루노트’ 연재를 시작한다. 피아니스트 이혜란이 건반 대신 펜으로 쓴 음악 에세이다.

그는 예술섬 장도아트카페에서 문화 기획가로 활동 중이다. 연재를 통해 커피를 만들며 피아노 건반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전람회장 옆 카페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장도 예술섬 전람회장 옆 카페 단상이면서 문화예술계의 편안한 ‘잡설’을 전할지도 모른다.

한때 ‘해안통’ 문화사랑방에서 문화예술 이벤트프로듀서와 문화사랑방 운영자로서의 경험들이 되살아 날 것이다. 예술섬장도에서 ‘리스타’로서의 멋진 기획들도 만나게 된다. 에세이와 관련된 명곡들은 유튜브 동영상으로 피아노 명곡 감상의 기회도 함께 곁들인다.

▲장도 아트카페에서 연주하는 필자
▲장도 아트카페에서 연주하는 필자

2014년, 지금으로부터 7년전 지인으로부터 여수에 정착하려 서울에서 이제 막 내려온 화가부부를 소개받았다.

낯익은 서울말씨에서 반가움과 친근함이 느껴져 우리는 만나자마자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때 나는 건어물을 파는 상가들이 즐비한, 장군도가 보이는 중앙동 선착장 근처 2층에 해안통 갤러리를 막 오픈한 시점이었다.

칸딘스키(W.Kandinsky 1866-1944)의 작품처럼 화가의 그림 속에는 언제나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해 가을 무렵에 초대전을 제의, ‘그림과 음악이 보내는 편지’의 제목으로 전시해 몽환적 색채와 부드러움으로 해안통을 물들였다.

그들 부부는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 다녔으며 언제나 밝은 미소를 머금고 넉넉한 마음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을 지녔다.

혼자 있는 나는 그들과 자주 만남을 가졌고 현실과 아주 먼 꿈과 이상과 깊은 예술에 대한 것이 우리들의 대화였다.

매년마다 화가는 전시를 하였고 그때마다 새로운 시도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갔다.

2017년 인사동 갤러리 이즈와 2018년 가평 남송미술관에서 피아노연주와 함께하는 전시회를 시도하여 찾아온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주기도 하였고 연주하는 나 역시 작품의 일부가 되어 그들과 함께 하였다.

서울을 오가는 바쁜 와중에도 해안통에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도하며 작가의 부인은 행사 때마다 스스럼없이 조력자의 역할을 감당해 주었다.

그런 그녀를 독일로 초대하여 우리의 인연은 더욱 깊어 갔다. 우리는 체코의 프라하를 자유롭게 걸어다니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그들은 서울로 다시 돌아갔다. 그러면서 여수에서 만났던 바다를 장도전시관에서 ‘물빛 Blossom’의 전시로 이곳에서의 삶을 그림으로 정리한다. 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고도현 작가 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세계를 추구하는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러시아 음악가 알렉세이 시체프의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2번 '기쁨' 연주 영상이다.

 

마침 나 역시 장도에서의 일년을 하우스콘서트로 정리하는 시점이었다. 리스트(F.Liszt 1811-1886)의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에서 두 번째곡인 ‘기쁨’을 전시오프닝 때 그들에게 음악선물로 연주했다.

리스트는 연습곡을 많이 남겼는데 그중 ‘12개의 초절기교 연습곡’과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2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 등은 작곡가로서 그의 치열함이 보이는 곡이다.

연습하는 동안 함께했던 그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나의 마음속에 피어나는 새로운 기쁨을 만끽하였다.

누군가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지 스스로 질문해본다. 헤어지고 나서 오랜 잔영이 남는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그리고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지 돌아본다.

”.....기억속에 남는 작가는 <자신만의 길>을 외롭지만 의연하게 만들어간다.....“

인사동 전시회때 작가에게 보낸 평론의 일부이다.

누군가의 시선과 편견과 오해들을 작품으로 일축하며 유럽 전시를 기획하는 이들 부부와 다음에 만날 어느 길목을 기대한다.

또한 지금도 어느 길목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올곧게 걷고 있는 이름 모를 작가들에게도 격려와 사랑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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