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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기획] ⓹ '봉이 김선달'로 승려집회까지...불심은 어디로

석천사 진옥스님 "정청래 경박한 발언 스님들 화났다"
문대통령 카톨릭 '알현' 종교편향이 승려대회 키웠다.
김건희 7시간에 등장한 도사, 법사 "웃기는 소리, 우리나라 '정교분리'가 법"
충민사 안내판 수정해야...충민사는 절 아닌 '충민사당'으로 표기해야

  • 입력 2022.02.02 04:24
  • 수정 2022.02.02 19:47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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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천사 진옥스님은
▲ 석천사 진옥스님은 "종교인들은 자기 종교를 빙자해서 남을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의 반발이 강하다.

당시 불교계는 대선이 두 달도 안 남은 상태에서 전국승려대회라는 초강수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불교계는 정청래 의원의 출당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성난 불심을 달래기 위해 송영길 대표는 해인사를 찾았다. 이어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전국 승려대회를 찾아갔다.

하지만 스님들의 반발로 단상에 서보지도 못하고 기자들 앞에서 '종교편향차별금지위원회 설치' 대선공약을 약속했다. 정 의원 역시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명진스님 "무혐의 처리에 대한 보은집회 아니냐?"

논란은 점점 커졌다. 지난달 26일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한 명진스님은 승려대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명진스님은 "봉이 김선달이라는 말 자체가 스님들이 듣기 굉장히 거북스러웠던 걸로 안다"면서 "봉이 김선달이라는 말로서 촉발돼 승려대회까지 간 게 과연 불교다운 모습이었는가"라며 "(코로나 사태로) 안 거 중인 위기상황 속에서 전국 승려들이 다 모여 승려대회를 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라고 꼬집었다.

명진 스님은 이어 “천운사 절을 거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돈받는 것 때문에 말썽이 많다”면서 “이 문제는 승려대회에서 풀 문제가 아니고 국가 문화재가 있는 데는 국가가 책임지고 보수 유지하면 되고, 스님들이 먹고사는 문제는 신도들의 시주금으로 먹고살면 되는데 문화재 입장료를 받아서 의식주가 해결된다면 그건 불교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대선 상황에서 말실수했다고 정청래 의원을 탈당하라는 무리한 요구는 다른 의도로 보인다"면서 ”자승 원장 동생이 감로수라는 생수, 물장수 이권 수사 당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 수사에 대한 봐주기 보은집회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스님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대선을 약 40여 일 남겨두고 불교계의 민심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달 28일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스님을 만났다. 석천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도와 승리로 이끈 승려 대장 자운 스님과 옥형 스님이 창건했다. 올해로 421년을 맞았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자 그의 충절을 추모하고 순국 장병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절과 사당을 세웠다. 

충민사의 정확한 명칭은 충민사당이다. 1601년(선조 34)에 이순신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사당인데 여수시는 지금껏 충민사로 잘못 표기되고 있다. 석천사 신도는 약 3,000여 세대다. 진옥스님은 월요법회, 화요법회, 수요법회를 인터넷 생중계를 내보내고 있다. 

진옥스님 "봉이 김선달 발언, 스님들이 범법자인가?"

▲ 창건 421년을 맞은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스님은 전국승려대회 대해
▲ 창건 421년을 맞은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스님은 전국승려대회 대해 "대선을 앞둔 승려집회가 각종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서 정청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스님들을 마치 무슨 범법자를 대하는 것처럼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을 들이대나?"라고 질타했다. 

전국 승려대회와 2월 흘러나오는 범불교대회에 대해 진옥스님은 "대선을 앞둔 승려집회가 각종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서 "한 번 한 것도 오해가 있는데, 만약 두 번째 하게 될 경우 ‘다른 밑에 깔린 의도를 두고서 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면서 ”선거판이 3월 9일인데 2월에 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일축했다.

'봉이 김선달' 발언에 대해 “정청래 의원이 굉장히 경박한 발언을 했다"면서 "정치인이 그 정도 정치를 했으면 그게 무슨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알텐데 정청래 의원은 스님들을 마치 무슨 범법자를 대하는 것처럼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을 들이대나?"라고 질타했다. 

최근 ‘김건희 7시간’에 도사나 법사 무속인들이 정치에 굉장히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웃기는 소리다”면서 “왜냐면 우리나라는 정교분리다.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톤을 높였다.

그러면서 “목사나 스님만 종교이고 무속인은 종교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편견이다”면서 “정치의 판단 부분에 있어 신의 판단이나 무속적 판단에 의존한다든지 그것 자체가 안 된다는 얘기지 만나는 거야 누가 못 만나나? 개인 신앙을 공식행사에서 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진옥스님과 나눈 인터뷰다.

-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 어떻게 보나

“정청래 의원이 굉장히 경박한 발언을 했다. 그것도 선거 기간에. 오히려 승려대회를 해달라는 식으로, 정치인이 그 정도 정치를 했으면 그게 무슨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알텐데... 정청래 의원이 문화재 관리법하고 국립공원관리법, 그린벨트 보호법으로 묶였다. 그 매표가 초기에 왜 그렇게 된 것을 잘 모른 것 같다. 이런 논란이 있으니까 그걸 법적으로 하는 것은 집권 여당과 정부가 불교와 논의해서 국민들의 수준에 맞게 문화재도 보호해야 한다. 민원이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정청래 의원은 마치 불교계가 무슨 범법자를 대하는 것처럼 봉이 김선달을 들이대나?"

- 애초에 왜 그렇게 되었나

“박정희 대통령 때 문화재보호법이 생기면서, 문화재 보수를 해야 하겠는데 돈이 없으니까 정부가 안을 내놓은 거다. 정부에서 안을 내놓고 우리한테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을 한 거다. 문화재 보수할 돈이 없으니 매표를 해서 문화재 보수를 하자. 그래서 구례 화엄사가 제1호 국립공원이 시작됐고, 천은사는 뒤에 했다. 화엄사 밑에 매표소부터 노고단까지가 화엄사 땅이다. 거기 땅을 사회에 내놓았다. 문화재를 사회에다 다 내놓은 셈이다. 문화재는 국가에서 보수하는게 당연한 일이다."

- 불교계가 문 대통령의 종교편향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카톨릭 행보를 많이 했다. 교황을 국가원수로 외교상 절차로 만나는 것을 괜찮은데 '알현'했다는 것은 굴종이다. 카톨릭 알현한 것부터 시작해서 카톨릭 성가 지원 명목으로 찬송가 13억이라는 예산을 세워 보급하자고 했다. 대통령이 종교 편향적인 행보를 보여 불교에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종교편향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쌓였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결국 승려 대회를 한 것 아닌가? 문화재를 보수하는 것도 터치를 심하게 받는다."

- 사찰이 규제가 심하단 말인가

"문화재 관리법만큼 강력하게 규제받는 데가 없다. 일단 문화재 지역은 형상 변경 허가를 받으려면 시청에 내고 도를 거쳐 시와 도 의견을 듣는다. 또 문화재청에서 청장의 의지대로 한 게 아니고 아주 보수적인 문화재 전문위원들이 거부하면 안 된다. 한 번 빠꾸 해버리면 2~3년씩 걸려 포기해야 된다. 집 한 채 짓는데 평당 500~600만 원 정도면 지을 수 있는데 문화재라서 2천만 원 들어간다. 아직도 ‘1500년 전부터 해왔던 그대로의 생활 구조에서 살아라’라며 엄청 까다롭다."

종교역할 "자기 종교 빙자해 남 공격하는 일 없어야"

▲ 석천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도와 승리로 이끈 승려 대장 자운 스님과 옥형 스님이 창건해 올해로 421년을 맞았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자 그의 충절을 추모하고 순국 장병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절과 사당을 세웠다.
▲ 석천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을 도와 승리로 이끈 승려 대장 자운 스님과 옥형 스님이 창건해 올해로 421년을 맞았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자 그의 충절을 추모하고 순국 장병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절과 사당을 세웠다.

- 이번에 승려대회에 부정적인 댓글이 많다

"부정적으로 달리는 것도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잘 모르고 그렇게 하는 것 하고 또하나는 기독교인들이 대놓고 아주 욕한다. 우선 통행세라고 하는 것 자체가 지어낸 프레임이다. 통행세가 아니고 법상으로 문화재 관람료다.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문화재 관람료로 법에 명기되어 있다."

- 문화재 보려고 간 것 아닌데 왜 관람료를 내야 하나

"그건 인식의 차이다. 그곳을 지나면 모두 문화재 보호 지역이다."

- 관람료는 국가에서 지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 차원 아닌가?

"그건 잘못된 얘기다. 화엄사도 당시 ‘문화재가 다 허물어져서 물이 줄줄 새고 있는데 어떻게 할래’ 그때 국립공원으로 정해 국립공원 1호가 되고 문화재 관리 1호가 된 거다. 정부가 돈이 없어 관람료로 국회에서 다 통과 시켜 만든 법이다."

▲ 진옥스님은 "석천사는 절이고 충민사는 충민사당으로 표시해야 하나 여수시내 안내판 서너곳이 충민사 절로 잘못 표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 진옥스님은 "석천사는 절이고 충민사는 충민사당으로 표시해야 하나 여수시내 안내판 서너곳이 충민사 절로 잘못 표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 석천사와 충민사는 뭐가 다른가

"정확히 석천사는 절이고 충민사는 사당으로 표시해야 한다. 그런데 여수시에서 안내판 마다 절로 잘못 표시 했다. 충민사당은 충민공, 즉 이 장군 한 사람만 모신다. 시에서 따로 관리해 공무원들도 300년 이상 '절에서 관리를 했으니까 절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잘못 표기된 안내판 서너곳을 바꿔야 한다." 

- 스님이 볼때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나

"종교의 가장 주된 역할은 ‘죽음의 두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본다. 종교인이 자기 수행을 통해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기 스스로도 자유로워야 한다. 그건 애착을 떠나야만 가능한 얘기다. 기독교, 불교 할 것 없이 세속의 욕망에 빌붙어서 자기 복이나 빌어주는 엑소시즘 같은 거나, 샤머니즘 같은 것은 시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두 번째 역할은 적어도 종교인들은 자기 종교를 빙자해서 남을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마지막 종교인은 이타적인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

- 여수 정치의 가장 문제점이 무엇이라 보나

"내가 여수에 온 지 한 36년 됐다. 36년 동안 느끼는 게 정치하는 사람들도 수준이 높아지고 인재가 많아야 한다. 근데 인재를 키우지 않고 있다. 정치는 잘 타협하고 조정하고 하는 역할인데 오히려 정치인들이 더 고집을 부린다. 이를테면 여수청사를 짓는다는 사안이 올랐을 때 같이 토론하고 타협해 좋은 점을 찾아야 하지만 자기주장만 해버려 갈등만 일으킨다. 시의회 역시 정치의 역할이 굉장히 부재하다. 덧붙여 10~20년 후 여수의 먹거리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담론'이 없다. 맨날 길바닥이나 고치려 하고 시청이나 박물관을 짓냐 마냐에 갇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광케이블을 깔아 지금 어마어마한 빠른 속도로 인터넷 시대가 되었듯이 정치인들이 미래 이슈에 대한 상상력이나 정책이 전무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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