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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길과 달빛" 돌산 명소로 떠오른 승월마을

[지역탐방] 화장실과 주차장 호소하는 서덕리 승월마을
바다가 없는 유일한 곳 서덕리 아름다운 벚꽃길과 달빛축제 사연
17년전 주민들이 직접 벚꽃나무 심어 명품 벚꽃길 조성
끊어진 데크목과 저수지 산책로 다리 만들어 관광객 편의제공 숙원사업

  • 입력 2023.02.13 08:20
  • 수정 2023.02.13 08:26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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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산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마을인 서덕리 승월제 저수지의 아름다운 데크길 ⓒ심명남
▲ 돌산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마을인 서덕리 승월제 저수지의 아름다운 데크길 ⓒ심명남

 

서덕리쉼터는 마을 어르신과 관광객이 언제든지 와서 무인으로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차 한잔하고 쉬고 가는 곳이죠. 근데 맨날 적자예요(하하하)

전남 여수 돌산읍 승월마을 서덕리쉼터를 운영하는 서동리교회 변민애(55세)씨의 말이다. 맨날 적자나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안 남아도 좋다며 하하하 웃음을 자아냈다 

아직 마르지 않는 훈훈한 시골 인심

▲ 서덕리쉼터인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인심좋은 변민애씨의 모습 ⓒ심명남
▲ 서덕리쉼터인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인심좋은 변민애씨의 모습 ⓒ심명남

약간 시골스럽고 허술하지만 4년 전 처음 시작된 컨테이너형 무인카페는 어르신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좋은 공간으로 자리했다. 찻집이 없는 탓에 이곳을 찾는 이들의 따뜻한 쉼터 역할을 한다. 행사철에는 하루 100~300여 명이 온단다. 한쪽 귀퉁이에 따뜻한 차와 냉커피, 음료가 놓여있고 동전함이 비치되어 있다. 그 흔한 CCTV조차 없다. 차를 마시면 돈을 놓고 가도 그만, 안 놓고 가도 그만이지만 여긴 자신의 양심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앞으로 한 달 뒤,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벚꽃이 절정을 이룬다. 벚꽃을 볼날도 얼마남지 않았다. 남도에는 이미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곳 벚꽃길은 17년 전 주민들이 직접 조성했다.

당시 마을 이장이었던 최기운(73세) 이장은 동네 돈 하나도 안들이고 250그루의 꽃길을 조성한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벚꽃을 심어놓고 3년을 애지중지 사비를 털어 비료를 주며 벚나무를 키웠던 이야기를 꺼냈다.

벚꽃을 심은지 17년이 흘렀네요. 동백꽃을 심을지 벚꽃을 심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순천법원을 옮기면서 공교롭게도 우리 마을에서 그곳에 조경일을 다니는 분이 있었는데 땅이 매각되었으니 나무를 파가도 된다는 정보를 알려줬죠. 바로 우리 마을 남자들이 화물차 6대를 타고 250그루를 파오는 사이에 여자들은 구덕을 팠어요. 처음에는 벚나무 사이가 드문드문하더니 지금은 나무가 너무커서 배게 느껴져 가지치기를 하고 있어요.

대동강물 판 봉이 김선달... 달빛파는 승월마을(?)

▲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돌산읍 서덕리 승월마을 벚꽃길 ⓒ심명남
▲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돌산읍 서덕리 승월마을 벚꽃길 ⓒ심명남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11일 서덕리 승월마을을 찾았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았다면 마을에 대대로 내려오는 달빛으로 관광객이 넘쳐나는 마을이 있다. 이름하여 오를 승(昇) 달월(月)자를 쓰는 이곳은 작년 7월 달빛축제로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밤하늘 달빛 명소로 알려졌다. 작년은 코로나로 홍보도 안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달빛축제에 2000~3000명이 다녀갔다. 달빛축제는 전국에서 처음인 셈이다.

올해는 벚꽃축제 기간과 연계해 돌산의 대표브랜드인 돌산갓으로 ‘갓꽃’축제도 함께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은 지난 가을 동네 마을어귀에 1헥타의 갓을 심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작년 기록적인 가뭄으로 발아가 잘되지 않았다. 갓꽃은 유채꽃보다 꽃은 좀 작지만 가짓수도 많고 꽃이 오래간다. 유채꽃이 일주일 이상 간다면 갓꽃은 보름이상 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주변 7개 마을에 함께 갓꽃 축제를 같이 하자고 15~16년을 설득했지만 호응이 없어 올해부터 승월마을이 시범차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이날 만난 승월마을 최기운 전 이장님은 “작년에 처음으로 7월에 달빛축제로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는데 가을이 여름보다 달빛이 더 밝고 커다랗고 둥글지만 이곳은 여름에도 아름다운 달빛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승월마을”이라고 말했다.

서덕리마을은 승월, 덕곡, 서기 3개 마을이 모여 서덕리라 부른다. 이곳은 생태마을이라 여름에는 반딧불이 엄청 많아 장관이다. 장수하늘소도 또다른 볼거리다. 돌산읍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마을이 서덕리다. 하지만 벚꽃축제에 이어 갓꽃축제, 달빛축제의 명소로 떠오른 승월마을은 축제기간 주차난으로 마을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 이장님의 말이다.

▲ 승월마을 최기운 전 이장님은 승월마을을 지키는 마을지킴이다 ⓒ심명남
▲ 승월마을 최기운 전 이장님은 승월마을을 지키는 마을지킴이다 ⓒ심명남

 

서동리마을에는 관광객이 발 디딜 틈없이 오는데 주차장과 화장실이 없어요. 관광객과 시민들도 여기를 찾는 이유가 애들 데리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인데 주차장이 없어 대부분 도로에 차를 세워요. 그분들이 오면 그냥 갑니까? 싸고 가야지.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에다 건의했지만 잘 안 돼요. 올해도 축제를 신청해 놨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벚꽃축제를 앞두고 마을에 모인 주민들(좌측부터 박성미 의원, 최기운 전 이장님, 승월마을 방범대장과 전두리 부녀회장 ⓒ심명남
▲ 벚꽃축제를 앞두고 마을에 모인 주민들(좌측부터 박성미 의원, 최기운 전 이장님, 승월마을 방범대장과 전두리 부녀회장 ⓒ심명남

주민들은 벚꽃과 달빛을 보려는 인파로 축제기간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승월마을 부녀회장 전두리(60세)씨는 “지난해 벚꽃축제 할 때 시에서 이동식 화장실만 달랑 갖다 놓고 가서 나머지는 부녀회에서 관리하다 보니 돈도없는 동네에 마을 재산을 탈탈 털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에서 화장실과 주차장을 해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단다. 이같은 대안이 있냐고 묻자 최기운 전 이장님은 마을 입구 벚꽃길에 304평의 교육청 땅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축제기간 도로변에 차를 대니 주민들이 오도 가도도 못해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여기 있는 땅이 원래 옛날에 학교 선생님들 농사짓던 땅입니다. 교육청에서 산 것도 아니고 우리 마을에서 사서 준거예요. 근데 어느날 자기들 앞으로 해버렸어요. 지금은 폐답이 되어 있으니까 우리를 도와줄 수도 있잖아요? 하도 불편해서 304평을 주차장과 화장실을 지어 써보려고 교육청에 매입해보겠다고 알아보니까 현재 시세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달라고 해서 엄두가 안 나요. 땅이 낮아 이대로는 못하고 돋아야 하는데 그럼 땅값보다 더 듭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는 돌산 서덕리 볼거리

▲ 승월마을은 벚꽃축제에 이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달빛축제와 향후 갓꽃축제로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심명남
▲ 승월마을은 벚꽃축제에 이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달빛축제와 향후 갓꽃축제로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심명남
▲ 풍부한 먹이사슬로 승월제 저수지에는 해마다 가마우지와 물닭, 청둥오리가 찾고 있다 ⓒ심명남
▲ 풍부한 먹이사슬로 승월제 저수지에는 해마다 가마우지와 물닭, 청둥오리가 찾고 있다 ⓒ심명남

이곳의 명소인 승월제 저수지 데크길은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행정구역상으로 농어촌공사 소관이다보니 손을 못 대고 있는데 향후 저수지 주변에 끊긴 데크길 조성과 저수지를 빙 한바퀴 돌수 있는 산책용 다리를 만들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저수지에는 토종 붕어 서식지로 알려져 조사들에게 인기다. 먹이사슬을 파괴하는 외래종 붕어가 없는 이유는 최기훈 이장님의 억척스런 관리 때문이다. 매년 사월 초파일이면 방죽포 암자와 전국에서 붕어와 미꾸라지 방생행사를 해오고 있는데 “만약에 외래 종 하나만 있어도 절에 불을 질러버릴테니 그리 알라"라고 엄포를 놨다. 이렇게 23년을 관리를 하다보니 아직도 외래종은 잡히지 않고 있다. 풍부한 먹이사슬 때문에 해마다 오리와 가마우지, 물닭은 또다른 볼거리다.

▲ 승월마을에서 시작되는 덕개천을 따라 방죽포까지 걷는 산책로가 놓이면 돌산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힐링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명남
▲ 승월마을에서 시작되는 덕개천을 따라 방죽포까지 걷는 산책로가 놓이면 돌산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힐링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명남

돌아오는길에 승월마을 덕개천을 걸었다. 1급수에만 사는 다슬기가 널린 덕개천은 아직 미완의 둘레길로 남아있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박성미 시의원은 "덕개천 녹색나눔숲 하천을 따라 죽포- 두문포- 방죽포와 봉림마을까지 연결되면 담양의 프로방스처럼 힐링산책로로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둘레길을 잘 정비해 주말마다 곡성 기찻길 ‘뚝방’ 프리마켓처럼 지역의 특산품을 프리마켓과 로컬푸드 주말장터를 만들면 매력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무술목과 군내리와 이곳을 연계해 새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만들면 주민들의 소득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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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채 2023-03-27 15:49:20
내고향 승월~
웃동네 초가집에서 살던 때가 그리버요 ~~~
이정은 2023-02-13 14:03:54
멋진곳이예요 아이들데리고 한번 구경가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