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생명이다. 나무 없이 물 있나. 나무 없이 맑은 공기 있나. 나무 없이 새 있나. 나무 없이 예쁜 꽃 있나. 나무 없이 나무 없이 사람 있나. 나무가 생명이다. 나무가 삶이다. 나무가 역사다. 나무가 문화다. 나무가 또 다시 생명이다. 나무가 사람이다. 나무는 나무는 목숨이다. 나무는 삶의 질이다 「나무는, 정한수作」
400년 된 나무가 베어졌다. 보름 전 여수넷통뉴스를 통해 한 시골마을의 400년 된 큰 나무가 베어져나갔다는 소식에 이어, 며칠 전 또 다시 페이스북에서 이 마을 큰 나무의 일부분(4분의 3)이 쥐도 새도 모르게 베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00년이나 된 큰 나무가 어떻게 마을사람도 모르게 베어져나가고, 이같은 큰 나무(보호수)를 베어낼 생각은 누가 했을까?
수령이 오래된 큰 나무는 마을의 상징
지금은 시골 어느 마을을 가나 입구에 마을 이름을 적어놓은 표지석이 있지만 옛날에는 그 자리에 장승(벅수) 아니면 큰 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우뚝 서 있는 우람한 나무를 보고 마을을 짐작했다.
어느 마을 입구에는 팽나무가, 어느 마을 입구에는 버드나무가, 어느 마을 입구에는 느티나무가, 어느 마을 입구에는 참나무가 서 있었다. 사람들은 나무를 보고 그 마을이 어떤 마을인가를 알 수 있었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나무는 그 마을의 상징이었다.
나무는 마을의 문화이기도 하다. 입구의 큰 나무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액운을 막아준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금줄을 쳐놓고 부정한 사람의 근접을 막았다. 일 년에 한 두 차례 그 나무 앞에 제사도 지내고 손도 비비고 여러 가지 종교행사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통이 사라진 지금, 큰 나무는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고 낮잠도 자고 회의도 하고 외부에서 온 손님에게 상을 내주는 등 크고 작은 일이 행해지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마을의 큰 나무가 마을을 지켜준다고 생각했고, 또 나쁜 액운을 쫓는다고도 생각했고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정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예로부터 큰 나무는 마을의 중심 역할을 해 왔다. 사람들이 즐겨 모였고, 사람을 또는 차를 기다리기도 하고 사랑을 속삭이기도 하고 슬픔과 괴로움을 달래기도 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이 나무 밑에 와서 중얼거리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말하면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숨을 고르기는 곳이고 땀 흘려 일하다가 막걸리 부침개로 새참을 먹던 곳이기도 했다. 마을의 큰 나무는 이렇게 그 마을 사람들의 생활의 한 중심이었다. 이 마을, 이 동네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주 같은 존재였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의료기술이 발달해도 사람의 목숨은 기껏해야 백 년이다. 이에 비해 나무의 수명은 짧게는 몇 백년 길게는 몇 천년이나 유지된다. 나무는 그 마을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알고 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뿐이다. 사람의 역사는 짧아도 나무의 역사는 유구하다. 그래서 큰 나무는, 오래된 나무는 그 마을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어느 집에 누가 태어났고 누가 객지로 나갔고, 누가 언제 시집을 왔으며 어떤 어르신이 언제 돌아가셨는가를 다 알고 있다. 사람은 잊어버려도 나무는 다 기억하고 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뿐이다. 잠잠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말없이,
그런데 이 마을의 중요한 의미인 이 나무가 베어져 나갔다니, 이는 문화의 일부가 사라져 없어진 것이고, 이 마을의 역사의 일부가 사라져 분실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마을의 오래된 큰 나무는, 그냥 나무 한 그루가 아니다. 이 마을의 큰 나무는 나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마을의 오래된 큰 나무가 잘려나갔다는 것은 이 마을의 정서와 이 마을의 터줏대감인 큰 어른이 실종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마을의 오래된 큰 나무를 함부로 손대는 것은 절대 안되는 일이다. 마을의 오래된 큰 나무는 그 마을의 제일 값진 자산이고 보물이고 유산이고 유적이다. 그 마을의 상징이다.
심어진 나무는 잘 키우고 관리해야
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탄소중립, 탄소제로를 외치고 있다. 그런 시기에 나무를 심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으며, 심어진 나무를 잘 가꾸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에 있는가? 나무를 심어도 더 많이 심고 심어도 부족할 때이다. 그리고 심어진 나무는 더 잘 크도록 정성껏 돌보고 잘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나무를 베어내다니! 그것도 400년이나 된, 오래된 큰 나무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했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마을 사람들도 모르게… 이런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 어디에 있는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전모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단단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필자는 지자체에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 대한 전수조사와 보호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한다. 최근 들어 시골마을마다 고목을 탐내는 외지인들이 많이 드나든다고 한다. 일부 마을에서는 이미 나무를 헐값에 사서 파 간 곳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일제강점기때 일본이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를 약탈해서 자기나라로 가져간 일과 비슷한 일이 지금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돈 몇 푼 받아 먹고 나무를 헐값에 팔아넘기는 일이 있어서 되겠는가. 이번 기회에 행정기관은 각 마을마다 오래된 큰 나무들이 얼마나 산재해 있는지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고, 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말이 나온 김에 도로의 오래된 가로수도 걸핏하면 밑둥이 잘려나가거나 나뭇가지가 사정없이 베어지는 흉측한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바뀌어야 한다. 관계 기관은 가로수 관리에 대한 문제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대안을 만들 것을 주문한다.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언제까지 손 놓고 방치하는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명심하자.

의심가는 놈이 있긴하는데
즉흥적이고, 생각없는 ㄴ
완장차니까 똥오줌못가리는 ㄴ
다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