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양중 학생들, 5.18국립묘지를 탐방하다

3단계 역사기행 프로그램
올바른 역사 알기에 앞장서

  • 입력 2023.10.14 10:40
  • 수정 2023.10.14 17:10
  • 기자명 김광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광주 518국립묘역 참배 (자료사진)
5월 광주 518국립묘역 참배 (자료사진)

여수 여양중학교는 화창한 가을날 5.18국립묘지로 역사기행을 떠났다.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막 끝냈기에 마음은 한결 가벼웠지만 망월동을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이미 학교에서 택시운전사, 화려한 휴가, 박하사탕 등 다양한 영화를 감상하며 5.18의 아픔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양중학교는 이달 13일 학생회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전교생이 망월동 5.18국립묘지 탐방하며 민주 영령들의 다양한 사연을 들었으며 감수성이 예민한 몇몇 학생은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여양중 학생자치회는 5.18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5.18국립묘지 탐방 후 ‘5.18역사신문창작대회’를 개최하여 5월 그날의 정신을 새롭게 해석하기로 하였으며 교내에서 창작역사신문 전시를 통해 정의, 인권,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기로 하였다.

잠시 황지우 시인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라는 시를 감상해 보며 역사의 단면을 엿보자.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낄낄대면서일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쭉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작가가 작품에 시대를 충실히 반영했을 때 독자는 스스로 현실을 되돌아보며 자각할 수 있다. 그리고 독자가 작품에 대하여 공감대를 이루면 실천 가능한 말과 행동으로 구체화되곤 한다.

시인 황지우는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라는 작품에서 70,80년대의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풍자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 여양중 학생자치회 5.18국립묘지 탐방
▲ 여양중 학생자치회 5.18국립묘지 탐방

이 작품은 민초들의 억압적인 군사정권으로부터 멀리 벗어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드러내고 있다. 즉 부자연스러운 삶과 암울한 현실을 떠나 새처럼 마음껏 자유롭게 날아가고픈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화자가 사는 세상은 애국가 노래 가사 속의 "삼천리 화려강산"과 거리가 멀다. 영화를 보기 전에 모두가 일제히 서서 애국가를 불러야 하며 노래가 끝나면 다 같이 자리에 앉아야 하는 획일적인 삶을 고발하고 있다. 시인은 얼마나 자유가 그리웠으면 새들을 부러워하며 새를 통해 현실을 풍자했을까?

노래 가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자리에 주저 않는다는 표현은 현실에 대한 화자의 강한 절망감을 짐작할 수 있다. 화자는 삼천리 화려강산을 떠나 줄지어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가는 극장 화면의 새떼들을 보며,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 서글픈 바람을 담고 있다.

새들은 다른 세상으로 날아가면서 화자가 사는 세상을 낄낄대며 비웃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독자 또한 민초들의 좌절감을 공감할 것이다.

▲ 여양중 학생자치회 5.18 국립묘지 탐방
▲ 여양중 학생자치회 5.18 국립묘지 탐방

5.18역사기행을 마친 김예성 학생회장은 “학생자치회는 영화감상, 국립묘지답사, 역사신문만들기 등 3단계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오늘 2단계까지 마무리 하였다. 학교에 돌아가면 3단계 창작역사신문 만들기는 실시하겠다. 친구 및 후배들이 어떤 창작역사신문을 만들지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번 역사기행을 뒷바라지했던 교사 노영아(학생생활지도부장)는“역사는 선인들의 발자취이다. 학생들은 하루 종일 교실에서만 지식 습득에 매몰되어 있다. 이들에게 교실 밖 역사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 창작역사신문만들기 및 전시회를 통해 5.18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학생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여양중학교는 뜻 깊은 5.18 역사기행을 마치고 학교에 무사히 도착했다.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주말에 쉬면서 창작역사신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구상을 하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민초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은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노래를 들어보도록 권장하였다.

추신 : 민주주의를 애타게 바라는 ‘타는 목마름으로’ 가사이다.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 내 발길도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 오직 한 가닥 타는 가슴속 목마름에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 살아오는 저 푸른 자유의 추억 / 되살아나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 떨리는 노여움에 / 서툰 백묵 글씨로 쓴다 /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 민주주의여 만세"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