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다. “이제는 뭐가 나올까, 어떤 음식이 선보일까?” 기대와 조바심으로 이어진 한 시간 30분, 여수 단군신화 한우 오마카세 디너스페셜(DINNER SPECIAL) 코스요리는 한마디로 황홀했다. 지난 16일이다.
이 음식을 우리 한정식처럼 한꺼번에 내놓는다면 아마도 상다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싶다. 하긴 여수에서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음식이다.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 하나하나에 어느새 매료되고 만다.
세계 최고의 진미...캐비어, 트러플, 안키모
식탁 너머로 펼쳐지는 여수 소호 바다 오션뷰 야경은 그냥 덤이다. 함께한 지인은 “이곳이 진정 여수 오션뷰 야경 맛집”이라고 말했다.
은은한 향으로 다가오는 오설록티 한잔이 심신의 안정을 찾아준다.
오징어먹물을 이용한 리조또 연어타르트, 최고의 진미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맛을 지녔다는 철갑상어 알 캐비어와 트러플(송로버섯)에 프랑스산 표고버섯으로 장식한 채끝등심산도, 이곳 세프가 직접 개발한 소스를 활용한 아보카도 새우살사 등의 음식은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포르치니 머쉬룸 앙쿠르트 스프는 프랑스산 그물버섯으로 만든 크림 수프다. 안에 한우를 다져 넣은 게 특징이다.
육회는 전라도식이다. 삼각살을 최대한 얇게 썰어서 식감을 살렸고 고추장소스를 활용해 우리 입맛에 아주 딱이다.
단군신화의 시그니처 오리엔탈 타코다. 멕시코 전통음식 타코에 제비추리 육사시미에 일본 김, 바리바리 김과 감태, 아귀 간으로 요리한 안키모, 보스턴 우니를 올렸다. 은근한 감태 향에 조화로운 맛이다.
안창살과 프랑스산 곰보버섯에 가리비 관자가 한데 어우러진 삼합도 선보인다. 특히 키조개 관자와 달리 가리비 관자는 여성분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다. 앞으로 여수 소고기 삼합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겠다.
처음 맛보는 새로운 요리, 새롭고 신비롭다
요리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이쯤에서 접고 일단 맛을 즐겨야겠다. 새롭고 신비롭다. 가끔 처음 맛보는 요리가 그저 경이롭다.
율란 갓떡갈비는 꿀과 계피를 넣어 반죽했다는데 접시를 비우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크를 놓지 못했다. 떡갈비에 삼채와 세발나물을 곁들였다.
프랑스식 비프스테이크 샤토브리앙, 소고기 새우살 등심, 갈비살을 이용한 양념갈비의 풍부한 맛은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 올려준다. “여기 오길 잘했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요리를 즐긴 후 이제 후식이다. 식사 이전에 한라봉으로 만든 프랑스식 소르베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화한다. 셔벗과 달리 유제품이 안 들어가 산뜻함의 극치를 이룬다,
쟁반에 소담스럽게 담아낸 식사는 전복송이밥에 고창 풍천장어와 맑은 소고깃국이다. 반찬은 갓물김치, 고들빼기김치, 소고기 장조림을 곁들였다.
이어지는 디저트는 연두부로 만든 쇼콜라와 크림치즈, 베이컨크림치즈를 채운 대추야자, 오키나와 흑당을 뿌린 멜론으로 마무리했다. 여수 단군신화 한우 오마카세 디너스페셜 코스요리에 내 마음은 어느새 행복이 가득하다.
여수 단군신화 윤진욱(44)세프의 고향은 부산이다. 부친이 여수와 가까운 고흥 출신으로 남도 음식에 대한 이해가 깊다.
학창시절 한때 유도선수 생활을 했으나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인해 20세 요리에 입문해 34살 되던 해 부산에서 최연소 조리기능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프랑스 파리 세계 최고의 요리 학교 ‘르 꼬르동 블루’의 그랑 디플로마 (Grand Diplôme) 과정을 이수했다. 유명 요리사인 어머니와 국가대표 제과장인 형의 뒤를 이어 요리사의 길을 걷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