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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미식기행] 굴 굽는 마을, 돌산 평사리 안굴전에 가다

직접 키운 굴로 한상차림... 서민갑부 여수 정우굴구이

  • 입력 2023.11.15 07:27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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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굴이 바다를 머금은 채 함초롬한 자태를 뽐낸다. ⓒ조찬현
▲알굴이 바다를 머금은 채 함초롬한 자태를 뽐낸다. ⓒ조찬현

여수 사람들은 굴구이가 생각날 때면 돌산 섬마을 안굴전의 굴 굽는 마을로 간다. 물이 드러난 쪽빛 바다에는 굴 종패장이 한 폭의 그림인 듯 곱다.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굴구이는 지금이 제철이다.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는데 겨울이 깊어갈수록 굴 알이 튼실해지고 맛 또한 깊어진다. 찾아간 날은 지난 14일이다.

▲각굴 수조 너머의 굴 종패장이 한 폭의 그림인 듯 곱다.  ⓒ조찬현
▲각굴 수조 너머의 굴 종패장이 한 폭의 그림인 듯 곱다. ⓒ조찬현

굴구이, 뽀얀 속살에서 짭조름한 향과 풍미 진하게 느껴져

어느새 굴찜을 한가운데 두고 식탁에 모여 앉은 우리 일행들, 찜기에서 익어가는 굴구이처럼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무르익는다.

여수 굴구이는 직화구이와 솥단지에서 간접방식으로 가열한 굴찜으로 낸다. 직화 굴구이는 가스나 장작불에 직접 구워 먹는다. 이와 반면 특수제작한 찜기에 넣어 열을 가해 쪄내는 게 굴찜이다.

▲안굴전 정우굴구이 기본 상차림이다. ⓒ조찬현
▲안굴전 정우굴구이 기본 상차림이다. ⓒ조찬현

왼손엔 목장갑, 오른손에는 굴까는 칼을 들고 굴찜 주위에 모여 전투준비를 한다. 굴 껍데기를 칼끝으로 밀어젖히자 알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머금은 채 함초롬한 자태를 뽐낸다. 청정자연을 사계절 두 해나 품어서일까, 뽀얀 속살에서 짭조름한 향과 풍미가 진하게 느껴진다.

알굴은 초고추장을 살짝 가미하면 그 맛이 더해진다. 여기에 참기름에 달달 볶았다는 돌산갓 묵은지 볶음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돌산갓 묵은지는 봄에 담근 돌산갓김치를 씻어서 사용한다. 돌산갓장아찌 역시 한몫 제대로 한다.

카사노바, 나폴레옹, 클레오파트라, 즐겨 먹은 ‘사랑의 묘약’

서양에서 사랑의 묘약으로 불리는 굴은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프랑스인의 황제 나폴레옹도,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역시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여수에는 생선회와 구이, 서대회, 해물 삼합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있지만, 굴구이는 겨울철 여수 대표 먹거리다. 겨울철에 여수를 찾는다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굴구이다.

특히 안굴전 마을 굴구이는 특화되어 있다. 굴구이와 굴찜 외에도 새콤달콤한 알굴초무침, 바삭하고 촉촉한 식감의 굴전 등 다채로운 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굴죽과 굴라면 맛도 가히 일품이다.

▲굴죽을 쑨다. 알이 여문 굴을 특별히 선별해서 사용하는 게 이 집 굴죽 맛의 비결이다.  ⓒ조찬현
▲굴죽을 쑨다. 알이 여문 굴을 특별히 선별해서 사용하는 게 이 집 굴죽 맛의 비결이다. ⓒ조찬현

굴죽은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잘게 썬 당근과 양파 등 채소를 볶는다. 이어 물에 불린 멥쌀과 찹쌀도 함께 볶다가 물을 붓고 은근한 불로 뭉근하게 끓여낸다. 이게 바로 전복죽도 울고 간다는 천하일미 여수 굴죽이다. 알이 여문 굴을 특별히 선별해서 사용하는 게 굴죽 맛의 비결이다.

자연에서 온 천연 스테미너 음식이 굴이다. 미식가들은 겨울철 바닷가 산지에서 먹는 굴을 으뜸으로 친다. 영양 만점에 미네랄이 풍부한 굴은 겨울철에 먹어야 최고로 맛이 좋기 때문이다.

▲여수 돌산 안굴전마을 서민갑부 정우굴구이다. ⓒ조찬현
▲여수 돌산 안굴전마을 서민갑부 정우굴구이다.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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