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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산 이광택씨 “여기(여수)서 다시 새로운 삶을”

[신년특별기획] ④ 서울 마포에서 여수 중앙선어시장으로
위기극복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입력 2024.01.25 07:25
  • 수정 2024.01.25 07:38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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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자영업과 재래시장의 심박동이 이상하다. 이러다 다 문 닫는 건 아닐까, 자영업자와 재래시장 사람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안은 없는 것일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시장 상인들을 통해 그 해법을 알아본다. - 기자 말

▲한강수산 이광택 대표가 직접 손질한 삼치회다. ⓒ조찬현
▲한강수산 이광택 대표가 직접 손질한 삼치회다. ⓒ조찬현

22일 여수시 중앙동 중앙선어시장. 사람들은 이곳저곳 가게 좌판에 진열된 선어 구경을 하며 무심히 지나친다. 강풍주의보 발효로 인해 배가 들어오지 않아서인지 오늘따라 시장은 한산하다 못해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코로나 팬데믹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가게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 이어 경기침체와 겨울 한파로 인해 상인들은 다들 힘들다고 한다. 한 상인은 온종일 가게를 지키고 있어도 사람 구경하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혀를 끌끌 찬다.

횟감, 생선 손질해주고 택배 서비스까지

이순신광장 근처에 있는 이곳 중앙선어시장은 주로 선어를 취급한다. 대부분 상자로 거래하지만, 더러 낱개도 판매한다. 고객이 구입한 생선을 손질도 해주고 택배 서비스도 해준다. 한강수산(62.이광택) 에서는 즉석에서 선어회도 떠준다.

겨울철 한강수산에서 회를 떠주는 생선들은 삼치와 방어가 주를 이룬다. 가끔 들어오는 홍어와 다금바리 회도 맛볼 수 있다. 아침 시간에는 선박에서 바로 잡은 자연산 활어도 들어온다. 다음은 한강수산 이광택 대표와 일문일답.

▲한강수산은 주로 선어를 취급한다. ⓒ조찬현
▲한강수산은 주로 선어를 취급한다. ⓒ조찬현

- 여수지역인데 상호가 한강수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고향은 여수인데 서울에서 한 30년 넘게 살다 내려왔어요. 서울집이 마포 한강 옆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강으로 한 겁니다.

- 올해로 몇 년째지요.
”여기서 한 지가 7년 됐습니다. 서울에서는 사우나(목욕업) 쪽 일을 했어요. 동생이 이곳에서 전복 도매업을 했었는데 몸이 안 좋다 보니까 내려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내려왔는데 또 고향이다 보니까 올라가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결정을 한 거죠. ‘여기서 한번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 그래서 회 써는 것도 배우게 되고, 눌러앉게 되었습니다.“

- 회 써는 솜씨가 7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해 보여요.
”좀 열심히 했어요, 이 일이 재미도 있었고요. 이왕 하는 거 좀 잘해보자 싶어서, 처음에 정성 들여서 배우고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숙달이 돼서 빨리빨리 잘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 처음에 어떤 분한테 배웠어요?
”인터넷 유튜브 보고 배웠어요. 주변에 지인분들에게도 좀 배우고요.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세월이 흐르니까 되더라고요. 다른 건 없더라고요. 꾸준하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또 손님이 하나씩 늘어나고 재밌어요.“

- 직원분들 분위기가 참 좋네요.
”우리 아들하고 사위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아들이 도와준다고 내려왔거든요. 여기 일 자체가 장시간에다 새벽에 일어나야 하고 쉬는 날이 없으니까 직원들 쓰는 게 힘들더라고요.“

대물, ”이런 큰 고기를 주로 많이 취급해요“

▲대물 민어와 방어다.  ⓒ조찬현
▲대물 민어와 방어다. ⓒ조찬현

- 주로 취급하시는 게 어떤 어종이에요?
”요즘에는 자연산 광어도 많이 나오고, 삼치도 많이 나오고, 가끔 다금바리도 있거든요. 이건 다금바리 25kg짜리입니다. 대물, 이런 큰 고기를 주로 많이 취급해요. 철 따라 생선 나오는 대로 다 해요.“

- 생선을 직접 판매하니까 생선과 횟감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선어집에서도 많이 사가기 때문에 고기를 비싸게는 못 팔죠. 마진 조금 더 붙여서 팔고, 그다음에 작업비 이런 부분들이지요.“

- 회 맛이 가게마다 다르던데, 왜 그렇게 차이가 나는 거죠?
”그 집 손맛도 있고, 또 양념 맛이 다 다르잖아요. 활어는 제철 걸 먹어야 맛있어요. 그때그때 나오는 제철 생선이 제일 좋아요. 선어는 숙성이 좀 잘 돼 있는 게 좋아요. 피를 잘 빼고 신선도 유지 등 관리가 중요해요. 회 써는 부분이야 다들 잘 써니까, 선도와 숙성이 관건이지요.“

- 다른 업종에서 180도 전환 새로운 일을 한다는 건 쉽지 않거든요.
”그런 걸 무서워하지는 않아요. 뭔가를 새롭게 한다는 데서 무서워하지는 않아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하다 보니까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

▲한강수산 이광택 대표가 삼치회를 뜨고 있다. ⓒ조찬현
▲한강수산 이광택 대표가 삼치회를 뜨고 있다. ⓒ조찬현

”긍정적인 부분 별로 없어요... 재래시장이 힘들어요“

- 앞으로 여기 어시장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앞으로 긍정적인 부분은 별로 없어요. 왜냐면 핵가족 시대가 되다 보니까 요즘은 조금씩 사 먹기에 재래시장이 힘들어요. 사람들이 다 1차 가공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직접 요리해 먹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힘들어요. 점점 손님들이 예전 같지 않게 많이 떨어져요.“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로는 어때요?
”처음에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타격이 심했는데 약간 일본에 반감이 있다가 다시 또 그게 세월이 가면서 점차 잊혀 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수산물 먹어도 되냐고 지금도 물어봐요.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손님이 많이 떨어졌어요. 먹는 부분도 조심도 많이 하고 그전에 묻지 않고 샀는데 물어본다는 자체가 조금 두려워한다는 거죠.“

- 그럼 최근 3년 동안 비교를 해봤을 때 경기가 어떻습니까?
” 이게 딱 나뉜 게 코로나 전과 후거든요. 전에는 많이 바빴는데, 딱 코로나 터지고 난 다음부터 손님이 반은 줄었다고 봐야죠, 외식문화가 바뀌어버린 거지요 이제. 회식도 많이 없어져 버렸어요.“

▲아버지와 아들, 사위가 함께 일하고 있다.  ⓒ조찬현
▲아버지와 아들, 사위가 함께 일하고 있다. ⓒ조찬현
▲여수시 중앙동 중앙선어시장. ⓒ조찬현
▲여수시 중앙동 중앙선어시장. ⓒ조찬현

- 처음 일 배울 때 에피소드 있으면 한 말씀 해주세요.
”글쎄요. 손님이 두려웠죠. 처음에는 뒤돌아서 일하고 진짜 등 쪽에 땀이 쭉쭉 흘렀어요. 일도 늦고 그러다 보니 손님들이 기다리다 지쳐 그냥 가버리는 일도 있었어요. 손도 매일 다치는데, 정말 많이 다쳤고요. 어려움이 많았지요.“

-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재래시장의 여건들을 보면 아무래도 위생적이지는 않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서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손님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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