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조심 운전'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악몽 같은 교통사고가 준 교훈

  • 입력 2024.01.28 09:40
  • 수정 2024.01.28 09:41
  • 기자명 장수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웅천 CGV 영화관 앞 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자료사진)
웅천 CGV 영화관 앞 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 (자료사진)

한 평생 살다 보면 별별 일을 다 겪는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가벼운 상처만 입을 경우도 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있다.

상상하기도 싫은 사고를 실제로 경험한 사람은 한시라도 빨리 잊고 싶어 한다. 내게 다시는 이런 일이 다가오지 않기를 천지신명께 기도하기도 한다. 

어느 날 나는 지인이 운전하는 차 조수석에 동승했다가 악몽 같은 교통사고 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운전대를 잡은 지인이 후진하는 순간, 삐~소리와 함께 자동차가 공중으로 점프했다. 

내가 탄 차는 뒤쪽에 있는 차를 연쇄적으로 꽝꽝 들이박고 한 바퀴 돌아 멈췄다. 차에서 내려 현장을 보니 자동차 세 대가 험악하게 부서졌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아! 왜 이런일이.

사고가 일어난 시간은 초저녁이었다. 만약 그 시간에 차량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어찌됐을까? 만약 운전자가 사람을 쳤다면 어찌됐을까?를 상상하니 끔찍했다. 

'그동안 탈없이 잘 살아온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졌겠구나!' 생각하니 그때부터 말이 안 나오고 사시나무 떨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꽝! 소리를 들은 인근 주민들이 벼락 치는 굉음에 다 모여들었다.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렸다. 

“저 늙은 노인들이 왜 밤에 운전해서 이렇게 소란을 피울까? 새차인데 아깝겠다 어디 사는 여자야? 뭐하는 여자야?”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은 이럴 때를 뜻하는 걸까?

신기한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이 이리저리 살피는 주민들이 야속했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떨고있는 운전자가 있는 곳까지 와서 혀를 차며 히죽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밀려오는 창피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부끄럽기도 하고 왜 하필 길을 잘못 들어서 이런 상황까지 왔나 하는 자괴감에 몸둘 바를 몰랐다. 오만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보험회사를 불러야 하는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때 사고당한 자동차 주인이 전화기를 뺏더니 자동차 보험회사를 검색한 후  “이 보험회사가 맞냐?”고 물었다. 그 아저씨가 보험 담당자를 부르고 또 경찰을 불렀다.

“아줌마 어지간히 떨어요. 그러다간 죽겠소, 보험이 해결해주는데 왜 그렇게 떨어요”

그는 이렇게 말하며 집에 가서 안정을 취하든지 병원에 가 보라고 한다. 경찰은 음주 측정과 인적 사항을 체크한 후 “조심하지 그랬냐”고 뻔한 말을 하고 돌아갔다. 

누가 신고했는지 렉카차가 여러 대 와서 서로 먼저 왔다고 다투더니 가져갔다.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그날 저녁 '사람이 다쳤더라면 어찌 됐을까'를 상상하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세월이 좀 흐르긴 했어도 그 심리적 쇼크는 아직 남아 있다. 사고를 낸 지인은 아직도 자동차 운전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기 전까지는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 언젠가 운전대에서 손을 놓는 순간에나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자동차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쾌적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지만 아무도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조심 운전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 장수연 시민기자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