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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칼럼] 여행은 이색문화를 접하는 꿈틀이다

삶의 조각을 맞춰나가는 길,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어

  • 입력 2024.02.11 10:54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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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치를 잡는 사람들.
▲ 참치를 잡는 사람들.

'세상은 한권의 책과 같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마치, 책의 한 페이지만 읽어 본 것에 불과하다.'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세인트 어거스틴의 말이다.

여행은 삶의 한쪽이요 삶의 연속이며 삶의 자양분이다. 아직도 여행을 돈 자랑이나 위세를 부리는 행위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른바 고급호텔에서 잠자기, 진수성찬의 음식먹기, 유명명소 구경하기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왜 여행을 이렇게 편협하게 정의할까? 묻고 싶다. 여행이 삶이 아니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자의 말대로 여행을 고급호텔, 진수성찬, 명소 찾기로 단정한다면 삶은 무엇인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높을 빌딩을 지어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삶의 완성일까?

주변에는 여행을 일상의 연장으로 여기지 않고 큰 이벤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여행은 삶의 한 조각일 뿐이다. 삶 자체가 소풍이며 긴 여행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생활화할 수 있도록 삶을 안내하고 가르쳐야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가나 학교가 이런 삶을 외면하고 여전히 성공 타령만 목 놓아 부르짖고 있다. 기성세대 또한 좁은 교육만 받고 어른이 되었기에 그 틀과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저 배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 저 배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여행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좌충우돌할 때가 많다. 아무리 여행 경험이 많아도 똑같은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일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매듭을 푸는 것이 여행의 진수이다.

여행에서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다. 삶이 미완성이듯 여행은 삶의 조각을 맞춰나가는 길 어디쯤일 뿐이다. 여행은 삶에 대한 연수라고 말하고 싶은데 혹 동의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여행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코론에서 일출을 보기 위하여 산행을 하였다. 여행은 나에게 갑작스럽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먼저 어둠이 '행복하냐' 고 물었다. 단호하게 답했다.

"이 어둠을 벗 삼아 산을 오르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비록 어두워서 사방을 분별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은 세상이 하얗게 보인다. 밖은 정확히 볼 수 없지만 내 마음을 확연하게 보고 있다. 아! 자아의 편안함과 그 행복을 어둠, 그대는 아는가?"

길가의 돌멩이가 '아침 인사를 하면서 외롭지 않냐'고 두 번째 질문을 했다. 옆에는 임이 있지 않냐고. 그러면서 곁에는 없지만 가족과 친구를 떠올리며 한명 한명과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그도 공감을 했다. '이젠 고독하지 않다는 의미를 알겠다'며 총총히 사라졌다. 멀어져 가는 돌멩이에 말했다. '여행은 낯선 세상에서 고독하게 질문하며 답하는 것'이라고.

▲ 구름이 묻는다. 당신은 누구입니끼?
▲ 구름이 묻는다. 당신은 누구입니끼?

거친 숨을 토하며 정상에 다다를 즈음 산은 마지막 궁금증을 물었다. 왜 당신은 이렇게 힘든 산행을 새벽부터 하냐고. 찰나의 시간도 허락하지 않고 답했다.

"당신이 힘든 만큼 나도 힘들다. 그렇지만 임이 여명의 시간에 이름 모를 손님을 맞이하듯 나 또한 가파른 길을 걸으며 진정한 인생의 맛을 느낀다. 매 순간 고통을 씹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자아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도 고개를 끄덕였다.

세 가지 낯선 질문에 답하고 나니 마음이 평온했다. 용기를 내서 산에게 묻었다. 세상과 공존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또한 친절하게 답했다.

"오답이겠지만 그 수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나또한 다른 자아를 발견하고 있다. 그러니 당신 또한 그 길을 멈추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길이 다름 아닌 여행이기 때문이다."

해가 세상과 인사를 나눌 즈음 '일자리는 당신의 주머니를 채우지만 모험은 당신의 영혼을 살찌웁니다'라는 제임미 린 버터의 음성이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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