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역사왜곡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와 여순사건 여수유족회가 4일 오전 11시 여서동에 위치한 박정숙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일 방송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여수시 갑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박정숙 후보는 여순사건 명칭을 14연대 반란으로 바꿔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박 후보는 “14연대가 북에서 지령을 받아 반란을 일으켰다”며 “여순사건을 14연대 반란사건이라고 바꿔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에 주철현 후보는 “여야 합의로 통과된 여순10.19특별법에 명시된 정의와 국민적 합의에 상반된다”며 발언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이후 여순사건 역사왜곡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성명서를 발표해 “희생자와 유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원혼마저 분노하게 할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결국 박 후보는 논란 하루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지역사회의 분노는 가라않지 않고 있다.
여야 합의로 통과한 실정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언
기자회견에서 여순사건 여수유족회 서장수 회장은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고 집은 소실되어 마당에서 태어나 이웃과 조심스레 살아왔다”며 그간의 한맺힌 삶을 회상했다.
“부친은 애기섬 부분 깊은 바닷속에서 뜯기어 실체조차 찾을 수 없다. 아버지라 불러 보지도 못했다. 오랜 세월 금기시되고 서로가 반목으로 힘든 과정에서 여순사건 발생 73년만인 2021년 6월29일 21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여순사건특별법이 통과되어 유족과 시민이 함께 환호했다.
그런데 박정숙 후보의 ‘반란’ 발언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실정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언이다. 박정숙 후보는 유족과 시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사과하라.”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발언에 나선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박종길 소장은 “지역민의 대표로 일해보겠다는 국회의원 후보가 토론회 자리에서 했다는 발언으로는 더욱 믿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여순사건진상규명위원회 2기 위원과 보고서 작성 기획단 선정 과정에서 여순사건 전문가를 단 한 사람도 선정하지 않고 수구적 역사왜곡을 자행한 보수 뉴라이트 학자와 우편향 인사로 가득 채웠다.
발언 당사자인 후보의 사과성명이 있었지만 큰 상처를 입은 유족의 입장에서는 부족하고 형식적인 사과였다. 박정숙 후보자는 여순사건 유족회사무실을 직접 찾아와 사과하고 상처받은 여수시민 모두에게 진심어린 사죄도 함께 바란다.”
현 정부가 여순10.19사건을 향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건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미경 상임대표는 “수많은 노력으로 어렵게 특별법이 제정되었는데 여수지역 국민의힘 박정숙 후보가 공영방송토론회에서 놀라운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는 것은 현 정부가 여순10.19사건을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분명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수지역의 잔다르크가 되어 일하시겠다면 어느 누구보다 지역의 아픔을 챙겨야 한다. 방송토론회 답변을 준비하며 여순사건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유족을 만나보았는가. 박정숙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장 만성리 굴 앞으로 달려가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사죄하라.”
여순사건역사왜곡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 서희종 집행위원장은 “박정숙 후보는 논란 후 발표한 사과문에서 ‘이번 토론회에서 14연대 반란사건으로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14연대 반란이라는 명칭을 공공연하게 거론했다. 역사의식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박 후보는 위령비 앞에서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여순사건역사왜곡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여순사건 역사왜곡 시도에 심각성을 깨닫고 전국의 범시민사회단체와 역사연구단체, 전국의 YMCA가 적극 참여해 지난 3월 26일 전남도청 동부청사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현재 이들은 22대 국회에서 여순특별법 개정과 진상조사보고서작성기획단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