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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하고 연대해야 할 이유

13일 오후 1시, 이순신광장에서 추모행사
조계원 당선인 "진실규명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 입력 2024.04.13 19:12
  • 수정 2024.04.13 21:12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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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행사에서 한 소년이 비눗방을을 불고 있다.
▲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행사에서 한 소년이 비눗방을을 불고 있다.

전 국민을 슬픔에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가 어느덧 10주기를 맞았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행사 여수추진위원회(이하 여수추진위)는 13일 오후 1시 이순신광장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밝혀지지 않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여수추진위는 참사 이듬해인 201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사회를 맡은 여수YMCA 강형규 간사는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기 마련인 참사를 기억하고 시민과 함께 애도하자는 의미에서 추모행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 진성여고 3학년 최요나, 부영여고3학년 김하은 양이 묵상집을 낭독하고 있다.
▲ 진성여고 3학년 최요나, 부영여고3학년 김하은 양이 묵상집을 낭독하고 있다.

우도 풍물굿의 식전공연이 끝나고 부영여고 3학년 김하은 양과 진성여고 3학년 최요나 양은 묵상집을 낭독했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희생자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차갑고 험난한 바닷속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변함 없는 관심이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김하은 양은 ‘여문문화의 집’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하은 양은 “당시 9살이었는데, 출근하시는 아빠에게 인사를 하려고 일어났다가 세월호 참사 사고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친구들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와 가까운 사람 역시 참사 당사자가 될 뻔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참사가 더 안타깝게 다가왔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잊지 않는 것 뿐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무언가 숨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세월호 참사, 우리 사회가 직면했던 가장 미약한 순간

▲함꼐 온 아이에게 세월호참사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함꼐 온 아이에게 세월호참사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대학YWCA 소속 노아령 씨는 추모사를 낭독했다. 전남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노 씨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직면했던 가장 압도적이고 미약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환경은 국가의 기본 요건이다. 우리는 참사를 통해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 책임을 불러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깨달았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로부터 얻은 교훈을 토대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여문청소년문화의 집 소속 청년들은 판넬을 제작해 시민의 의견을 모았다. 판넬을 제작한 21살 이동훈 씨는 현재 전남대 사범대학교를 휴학 중이다.

▲ 세월호 진상규명 시민의견수렴
▲ 세월호 진상규명 시민의견수렴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이 씨는 “학교에서 보여준 세월호참사 속보 뉴스를 기억한다. 그 뉴스가 오보였다는 것은 중학생이 된 뒤에야 알았다. 세월호 참사는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가 얽혀있어 쉽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유가족에게 침묵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세월호 추모식은 안전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교사를 꿈꾸는 사범대생으로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희망한다.”

경남 창원에서 온 40대 유연희 씨는 9살 자녀를 키우고 있다. 유 씨는 “아이들이 자라날 사회가 걱정”이라며 “(추모제가)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어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권이 두 차례 바뀌었지만 아직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왜 진실을 덮고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세월호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이태원 참사까지 발생했고 나쁜 선례로 남게 됐다.

지금 세 자녀를 키우는데 이 아이들이 자라날 사회가 걱정이다. 국민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고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욕심을 내려놓고 희생자와 유족의 응어리를 풀어주길 바란다. 누군가는 세월호 유족이 보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침묵하라고 말하는데, 자식을 잃은 슬픔은 억만 금을 주어도 달랠 수 없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비극

▲추모식에 마련된 부스를 지킨 진보당 여찬  국회의원 출마자
▲추모식에 마련된 부스를 지킨 진보당 여찬  국회의원 출마자

지난 4.10 총선에서 여수을 지역구에 출마했던 진보당 여찬 후보도 추모식에 마련된 부스를 지켰다. 여찬 후보는 “대한민국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간 참사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비극”이라고 말했다.

“당시 참사 보도에서 시시각각 희생자의 수가 바뀌면서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박근혜 정부의 잃어버린 7시간을 밝혀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도 진실을 파악하는 데 소홀했다.

2022년 사회적참사특별위원회가 3년반 동안 조사한 종합보고서를 발표했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지 못하면서 8년 뒤 이태원참사라는 또다른 비극이 발생했다. 안전제도를 구축하고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 조계원 당선인이 세월호 추모시 낭독을 듣고 있다.
▲ 조계원 당선인이 세월호 추모시 낭독을 듣고 있다.

조계원 여수 을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인도 추모식을 방문했다. 조 당선인은 “세월호참사를 통해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졌는지 되돌아보면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민주당에서 진실규명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추모식에 마련된 4.16책갈피와 팔찌 만들기, 세월호 배 완성, 노랑바람개비만들기 등 체험부스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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