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발목이 아파서 1주일 입원 치료를 했다. 작년에는 무릎 인대 손상으로 입원 치료를 했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마다 참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했다. 간호사가 “환자분! 1층 매점에 가서 주사 마개 좀 사오세요!”
“아니 그걸 왜 매점에 가서 사요?”
“선생님들께서 처방해서 쓰시고 환자들한테 청구하면 서로 편하죠”라고 내가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러니까요. 그러면 좋은데 저희도 너무 불편하네요.” 그러면서 간호사가 한마디 더 했다. “환자분들께서 불편하다고 건의를 좀 하시면 좋죠”라고.
아무리 의료 상식이 없지만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주사 마개는 간호사들이 일할 때 꼭 필요한 도구인데 그걸 환자가 직접 매점에 가서 구입하게 하다니.
퇴원할 때마다 병원에 비치된 ‘고객의 소리함’에 불편 사항을 적어 넣어두고 퇴원했다.
며칠 전 간단한 수술로 입원했었다. 입원하면 링거를 맞게 되고 혈관 찾기가 힘드니 붓기 전에는 주사 마개로 막아 두고 며칠은 주사를 더 맞는다.
혹시 붓게 되면 다른 혈관을 찾아 옮겨서 링거를 맞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간호사가 똑같은 말을 했다. 듣기가 거북한 나는 간호사와 대화를 나눴다.
“1층 매점 가서 주사 마개 좀 사오세요”
“아니, 지금도 주사 마개 환자가 매점 가서 직접 사나요?”
“그러니까요, 저희도 불편한데 환자분들께서 건의 좀 해주세요”
부아가 터진 내 가슴속에서 뭔가가 올라왔다. '고객의 소리함 운영을 하지 말던가 아직 형식적이구만.’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나는 약자인 환자다. 그런데 하필 주사 마개 사다 놓는다는 것을 깜박했다. 간호사가 “혹시 천원짜리 있으면 주세요. 옆 병실에 사다 놓은 거 있으면 사올게요.” 하면서 내게서 천원을 받아갔다.
옆 환자분께도 간호사는 똑같은 말을 했고 나는 걷는 데 지장이 없어 내가 사다 주었다. 옆 환자는 다리 수술을 해서 걷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간호사에게 “고객의 소리함은 형식적인가 봐요? 다른 환자분들도 불편하다 할건데요.”라고 하자, “네, 저희도 불편해요. 환자분들도 저희들한테 화를 내시고요”라고 하신다.
링거를 다 맞고 바늘을 빼러 간호사실에 갔을 때다.
“선생님, 몇호 ㅇㅇ환자분께 카드 받으셨다면서요?
”네, 현금이 없으시다고 저한테 카드를 주시면서 대신 주사 마개를 부탁하네요.“ .
두 간호사들의 대화 내용을 듣고 있는 나는 화가 났다.
”환자가 봉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