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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귀환어부, “북한 얘기는...절대 말을 안 해, 죽을 때까지 안 하드만”

29일 여수 히든베이 호텔에서 피해자들 아픔 위로해
치유 프로그램 “어부의 상처에 치유의 닻을 내리다” 진행

  • 입력 2024.10.30 07:34
  • 수정 2024.10.30 10:59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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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철 소장(공익법률지원센터 파이팅챈스)이 납북귀환어부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변상철 소장(공익법률지원센터 파이팅챈스)이 납북귀환어부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간담회가 29일 여수 히든베이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1950년에서 1980년 당시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 중 납북되었다 귀환한 어부와 피해자 유족들의 아픔과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 전라남도가 마련하였다.

이날 간담회는 김종기 전라남도 자치행정국장과 주종섭 전남도의원이 행사에 참여한 50여 명의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와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지원 방안 마련에 앞장서며 조례를 대표발의한 주종섭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심명남
▲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지원 방안 마련에 앞장서며 조례를 대표발의한 주종섭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심명남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피해자등의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발의해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지원 방안 마련에 앞장선 주종섭 의원의 말이다.

"오늘 납북어부 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 기억있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자리인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를 탔다가 뜻하지 않게 납북되어 귀환해 간첩죄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여러고통을 당했다.

당사자는 고문등의 폭력에 시달렸고 가족들은 연좌죄로 따돌림과 배제 차별을 당했지만 용기를 내주신 탁성호, 동림호 멀리 강원도에서 오신 승운호 가족들이 함께했다.

오늘 만큼은 따뜻한 희망이 되는 날이라 생각된다. 민주주의 최후보루인 전남이 인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광역자치단체인 만큼 행사를 마련해준 김영록 도지사를 비롯 여러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변상철 소장(공익법률지원센터 파이팅챈스)은 납북귀환어부 사건 전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1971년 5월 ‘동림호’ 선장으로 조업 중 북으로 납치됐던 신평옥 씨다.  ⓒ조찬현
▲1971년 5월 ‘동림호’ 선장으로 조업 중 북으로 납치됐던 신평옥 씨다. ⓒ조찬현

이어 ‘동림호’와 ‘탁성호’ 피해자와 유족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졌다.

1971년 5월 ‘동림호’ 선장으로 조업 중 북으로 납치됐던 당사자인 신평옥 씨는 1년 만에 귀환했다. 이후 반공법, 국가보안법,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신 씨는 본인 때문에 “힘들었을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전하며 “50년 동안 꺼내지 못했던 말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납북귀환어부 탁성호 유가족인 심명남 씨가 증언하고 있다.  ⓒ조찬현
▲납북귀환어부 탁성호 유가족인 심명남 씨가 증언하고 있다. ⓒ조찬현

탁성호 유가족인 심명남 씨는 증언에서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사건은 한국전쟁 이후 1980년대까지 조업 중 강제 납북됐다가 귀환 후 국가보안법, 반공법, 수산업법 등으로 처벌받은 사건”이라며 “납북된 어선은 모두 459척으로 피해자는 3,6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31명이 승선한 탁성호 사건은 정확히 납북이 아닌 북한 함정에 '납치된 사건'이다. 현재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가족이 5명이고 나머지 두 명은 무죄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향후 더 많은 유가족이 재심에 돌입할 것으로 사료 된다”고 전했다.

심 씨가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느그 아부지가 원주시청에서 조사받을 때 참 많이 맞았어. 얼마나 두들겨 맞았으면 다리가 퉁퉁 부어 용가리 팬티를 잘라서 옷을 벗었어. 정보부 직원들이 북한에서 무슨 지령을 받았냐고 빨갱이로 몰았거든. 다들 정보부 직원들에게 안 죽을 만큼 맞고 전기고문도 당했어. 그런 일 있고 나서 느그 아부지는 몸서리난다며 북한 얘기는 말술이 돼도 절대 말을 안 해, 죽을 때까지 안 하드만. 오죽했으면 북쪽을 보고는 오줌도 안 싼다고 그랬것냐?"는 가슴 절절한 이야기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숙연케 했다.

▲29일 여수 히든베이 호텔에서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 함께했다. ⓒ조찬현
▲29일 여수 히든베이 호텔에서 납북귀환어부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 함께했다. ⓒ조찬현

이날 오후에는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와 연계해 피해자와 유족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트라우마 치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앞으로 지속해서 치유 프로그램을 받도록 현장 접수도 함께 했다.

김종기 자치행정국장은 “간담회를 통해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그동안 겪은 고통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길 바란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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