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꿈은 살던 집에서 아프지 않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다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가 어디 내 맘대로 되는가? 내 맘대로 안 된다면 남한테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여수시 돌산읍 상하동길 136에 있는 ‘늘품요양원’은 어르신들에게 내 집과 같은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곳이다. ‘늘품요양원’은 여수 돌산대교에서 5.5km떨어져 있어 승용차로 7분만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청솔아파트를 지나 삼거리신호등에서 좌회전해 2~3분 달리면 도로 중앙에 높이 27m, 둘레 4.5m, 수령 200년 된 두 그루의 소나무가 ‘상하동’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우뚝 서있다. 요양원은 두 그루의 소나무에서 100m쯤 떨어진 오른쪽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에 58병상을 갖춘 ‘늘품요양원’은 대지 700평, 연건평 530평으로 2024년 12월 4일에 개원했다. 새 건물이기도 하지만 실내공기 자동순환시스템이 설치되어 쾌적하다. 실내공기 자동순환시스템을 설치한 이유는 호흡기 질환 환자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거니와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늘품요양원에서 고개를 들어 보면 저멀리 푸른 바다 건너편에 ‘남해섬’이 보이고 뒤편에는 소나무가 빼곡한 산과 대나무로 둘러싸여 풍광이 아름답다. 꼭 옛날 고향집에 온 것 같은 아늑함에 빠져든다.
아이들을 품었던 심정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김연희 원장이 고향집 뒤편에 부모님을 품은 심정으로 요양원을 차린 이유가 있었다.
“저는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삼촌 남매 대가족이 한 집에 모여 살았습니다. 그리고 마을 전체가 친인척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조부모님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자 부모님께서 오랜 시간 병간호하시느라 힘들어하는 걸 보았습니다. 아버지마저 갑자기 쓰러지면서 요양병원에 누워만 계셨습니다. 병간호하느라 집안은 온통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해서 ‘어르신들이 내 집처럼 편안한 노후를 보낼 요양병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퇴직한 남편과 함께 전국의 유명한 요양병원을 견학한 후 고향집 뒤편에 요양원을 세우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연희 원장이 설계단계부터 중점을 둔 것은 쾌적하고 안전한 시설이었다. 그 결과 각 호실에는 실내공기자동순환시스템, 자동 승강기 피난시스템, 전자동 침대가 설치되어 있고 신체기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 입소대상자는 아래와 같다.
- 노인성 질환 (치매, 중풍 등)으로 요양보호가 필요한 어르신
- 외상 또는 기타 질환으로 요양보호가 필요한 어르신
-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한 장기요양등급판정(1~5등급)을 받으신 어르신
- 기초생활수급권자 어르신
늘품요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래와 같다.
생활서비스
신선한 재료로 자체 조리. 목욕, 배변관리, 세안, 구강, 이미용
의복, 침구관리, 손발톱정리, 세탁 청소 등
복지프로그램 서비스
재활운동 - 근력운동, 소화기운동, 기능체조, 실버체조
작업치료 – 그림그리기, 종이접기
기능회복치료 – 미술, 음악, 놀이 등
간호서비스
피부관리 –욕창, 상처관리
투약관리 – 투약보조, 당체크, 저혈당관리
활력징후 – 개인관찰 및 일일 건강관리, 응급처치
가정간호 – 건강상태 체크(혈압, 맥박, 체온, 산소포화도)
의료 서비스
촉탁의 방문 –정기적인 검진 진료
협력병원 – 24시간 대응, 연계치료, 후송체계
어르신들을 위해 제공되는 식재료는 친환경 농작물과 생선, 해조류 등이 제공되고 있다. 김연희 원장이 특별히 자랑하는 게 있었다.
“주방 조리사가 음식을 너무 잘하십니다. 아침 식사는 죽으로 제공되는 데 메뉴가 매일 매일 달라집니다. 시내 요양병원에 누워만 계시던 어르신들이 건강해져서 앉아 활동하시는 이유도 영양 보충을 잘하고 계시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날 시내 요양병원에서 누워만 계시던 101세 어르신을 아들이 모시고 오셨다. 그분은 최근 의자에 앉아 다양한 활동을 소화하고 계신다. 인지능력에 문제가 없는 그 어르신이 말씀하셨다.
“내가 시내요양병원에서 누워만 있다가 여기 와서 노래도 부르고 움직일 수 있어 고마워요”
작년 12월 중순에 입원한 K모(78세) 어르신은 골반뼈를 다쳐 누워만 있었는데 늘품요양원에 입소 후 워커를 잡고 화장실도 다닌다.
직장을 퇴직한 김연희 원장의 남편은 부인을 이해하고 돕기 위해 한영대학교에 입학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3개월 동안 늘품요양원을 경영해본 김연희 원장이 지난 3개월을 회상했다.
“누워만 계시던 어르신들이 조금씩 좋아지는 걸 보면서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양원은 산으로 둘러싸여 마을을 품고 있었다. 어린이를 넉넉한 품으로 품은 것처럼 어르신도 넉넉한 품으로 늘 품기를 기도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