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장군도에 이어 상증도 역시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인해 똥섬이 되었다. 지난달 27일 풍경이다.
함박눈이라도 내린 듯 섬 전체가 온통 하얗다. 한 무리 새떼가 바다 위에서 선회비행을 하다 섬으로 날아든다. 최근 텃새화로 개체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민물가마우지 무리다.
민물가마우지 배설물... 소나무 온통 새똥으로 뒤덮여
상증도 소나무는 새들에게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날마다 날아드는 민물가마우지의 배설물로 인해 모든 소나무가 온통 새똥으로 뒤덮인 것이다.
박근세 사진작가는 가마우지가 집단 서식하면서 섬에 자생하는 소나무가 다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2~3년 전부터 가마우지가 집단 서식하면서 소나무가 저렇게 다 죽어버렸어요.”
드론을 띄워 촬영을 하던 박 작가는 “상증도, 이거 똥밭이에요, 안타까우면서도 좀 희귀한 장면이네요”라고 말한다.
상증도는 돌산읍 군내리 산242에 위치한 섬으로 무인도다. 그 너머 저 멀리에 보이는 섬은 백야도다.
상증도 소나무,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말라 죽어가고 있어
박 작가는 “나무들이 다 지금 죽고 있잖아요. 나무가 죽어버린 섬은 섬이라고 얘기할 수 없잖아요”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열릴 시점에 여수의 아름다운 섬 상증도 소나무가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말라 죽어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60일간 여수 돌산 진모지구와 여수세계박람회장, 그리고 개도, 금오도 등에서 열린다. 세계 30개국 200만 명의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겨울 철새 민물가마우지로 인해 여수시는 지난해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수 장군도와 여수국가산단 주변 해안가도 이들 무리가 한때 점령했다.
여수항 장군도에 민물가마우지 떼가 집단번식하면서 섬은 온통 새들의 배설물로 인해 하얗게 변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발생하는 가마우지 피해를 줄이고자 여수시가 올 1월 말경 발 벗고 나섰다. 가마우지 서식지 장군도에 그물로 덮개를 설치했다.
그러나, 장군도에 비해 훨씬 더 피해가 심각한 이곳 상증도는 아직 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텃새가 된 가마우지 개체 수가 급증해 그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여수시는 드론 방제작업과 고압 물 세척 등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지난 1월 말경 밝힌 바 있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28개 지자체의 피해 건의를 받아들여 국제자연보호연맹의 보호종 가마우지를 2023년 12월 야생동물로 지정해 2024년 3월 15일부터 포획할 수 있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