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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룡옥수수찐빵, 24년 이어온 찐빵 가게...위기 극복하고자 투잡

비상계엄 후폭풍과 불경기에 장사 안돼 불안
사장님이 밤마다 오토바이를 탄 까닭은?

  • 입력 2025.03.26 07:33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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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전염병은 자영업자의 몰락을 가속화 했다. 매년 약 100만 명이 개업해서 80만 명이 폐업한다는 대한민국이다. 2018년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25.1%)은 OECD 평균(15.3%)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원인이다.

재래시장과 자영업자의 붕괴로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영업자를 만나봤다. ‘건물주가 아니면 자영업은 하지도 말라’는 현실 앞에서 그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기자 말

▲해룡옥수수찐빵 사장님(이명길)이 옥수수찐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해룡옥수수찐빵 사장님(이명길)이 옥수수찐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여수 문수동 해룡옥수수찐빵, 이곳 사장님(이명길)은 자신의 가게 영업이 끝나는 저녁 시간이면 오토바이를 타고 타 업소 배달에 나선다. 최근 24년을 이어온 찐빵 가게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를 극복하고자 투잡을 뛴다.

비상계엄 사태로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심리가 냉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소비심리는 2023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2025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에서 3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대비 1.8p 하락했다고 25일 밝혔다.

▲여수 문수동 해룡옥수수찐빵 가게 전경이다. ⓒ조찬현
▲여수 문수동 해룡옥수수찐빵 가게 전경이다. ⓒ조찬현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에는 무조건 버티기보다는 현재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고객 맞춤 서비스 등으로 위기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지난번 호떡집 진남시장 현정이네 찹쌀호떡, 순대국밥집 여수 꿀꿀진순대에 이어 이번에는 찐빵의 달인 해룡옥수수찐빵 사장님을 만나봤다. 다음은 24일 그와 일문일답.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옥수수찐빵

- 가게 이름이 혜룡인데 사장님 이름입니까?
“순천 해룡 사시는 분들이 가끔 여기 지나가다 들려서 해룡 분이냐고 물어보곤 해요. 실은 아들이 둘인데 큰아들 이름이에요.”

- 찐빵 가게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었어요.
“2001년 11월에 오픈 했으니까 24년째 됐어요. 큰 처남이 찐빵 장사를 강원도 횡성에서 했었어요. 그런데 회사 다니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고 와서 기술 한번 배워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찐빵 만드는 걸 숙달하기 위해서 한 1년 반을 함께 했어요.”

▲팥소가 가득한 해룡옥수수찐빵이다. ⓒ조찬현
▲팥소가 가득한 해룡옥수수찐빵이다. ⓒ조찬현
▲갓 쪄낸 해룡옥수수찐빵이다. ⓒ조찬현
▲갓 쪄낸 해룡옥수수찐빵이다. ⓒ조찬현

- 언뜻 보면 쉬울 것 같은데 찐빵 만드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네요.
“발효와 동시에 만드는 속도가 있잖아요. 반죽이 발효되어 부풀어 오르면 1시간 안에 찐빵 작업을 끝내야 하는데 2시간 3시간 걸리면 빵이 망가집니다.”

- 자영업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사장님 가게는?
“암울하긴 하죠. 저도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오후 7시에 가게 문 닫고 다른 가게에 가서 오토바이로 음식 배달을 해요. 투잡인데 처음에는 남들 장사하는 모습도 한번 보고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려고 시작했어요.”

- 해룡옥수수찐빵 자랑 좀 해 주세요.
”고급 밀가루 두 종류를 써서 차지고 맛있어요. 반죽을 한 1시간 정도 숙성하면 많이 부풀거든요. 부푸는 정도 가지고 빵을 만들어요. 그리고 찐빵 만들면서 계란 넣는 곳은 우리 빵집밖에 없을걸요. 다른 찐빵은 식으면 맛 없어요. 하지만 저희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식은 걸로 먹어도 괜찮아요.“

▲해룡옥수수찐빵과 흑미빵 가격표다. ⓒ조찬현
▲해룡옥수수찐빵과 흑미빵 가격표다. ⓒ조찬현

- 자영업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쟁력만 있으면 괜찮은데 제가 생각해도 너무 준비 없이 생각을 않고 달려드는 사람들(자영업자)이 많아요. 자기만의 특출한 제품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생각해요. 한 분야에서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있겠지요. 자기만의 특색이 있는 가게들은 살아남더라고요.“

- 앞으로 꿈이 있다면?
“가게가 잘 돼서 여수 순천 광양에 직영점을 내는 게 꿈이에요. 이게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다른 찐빵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근데 이 장사라는 게 만만치 않네요. 아버지께서 ‘남한테 피해 주는 일만 아니면은 뭔 짓을 해도 된다’라고 하셨거든요. 먹고 살려면 뭔 짓이든 해도 된다. 근데 남한테 피해 주지 않으면서요.“

찐빵 맛은 어떨까? 해룡옥수수찐빵 맛에 대한 끌림 때문일까. 이곳 가게 매장에서 만난 오영식씨는 ”한 번 맛봤던 그 빵 맛을 못 잊어서“ 화장동에서 문수동까지 먼 길 마다하지 않고 가끔 이곳 빵집을 찾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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