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여인 앤노르(40) 대표는 여수 중앙동에서 인도네시아 식당을 운영한다. 한국 사람이 좋아 한국으로 시집와 딸아이와 함께 알콩달콩 17년째 살아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이다.
9일 그녀가 운영하는 여수 중앙동의 가게 나시고랭을 찾아가 봤다.
인도네시아어(마인어)로 나시는 ‘밥’이며 고랭은 ‘볶아 만든’의 뜻이다. 나시고랭에는 반숙으로 익힌 계란프라이에 새우칩 '쿠루푹'으로 장식을 하거나 파인애플 등을 밥과 함께 볶아내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요리인 나시고랭은 그 식재료에 따라 일반 나시고랭, 나시고랭 씨푸드, 나시고랭 홍콩, 나시고랭 스페셜 등 다양하다. 그중 이곳 음식은 기본인 일반에 속한다. 주로 채소를 다져 넣어 간단하게 볶아냈다.
인도네시아 식당은 비교적 낯설다. 태국과 베트남 등의 음식점에 비해 인도네시아 식당은 여수에서 이 집이 유일하다. 다음은 이곳 식당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시게 됐나요?
“한국 사람(신랑)이랑 인도네시아에서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 후 한국에 왔어요.”
- 여수에서 사는 게 맘에 드나요?
”네. 여수는 조용하고 살기 좋은 도시예요.“
- 식당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주 고객은?
“한 7~8년 됐어요, 신랑 아는 분들과 신랑 직장에 계신 분들도 오고 그래요. 주 고객은 인도네시아인이에요. 요즘은 조금 한가해요. 여수 거주하는 인도네시아 애들(선원)이 3개월간(4~6월) 휴가예요. 멸치 금어기가 끝나면 바빠요.”
- 인도네시아도 음식을 손으로 먹나요?
“인도네시아는 숟가락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숟가락으로 먹고 그렇지 않은 음식은 손으로 먹어요.”
- 원래 요리를 하셨나요?
“고향에서 먹었던 맛을 떠올리며 유튜브 보고 공부했어요. 주말 신랑 친구들이 가끔 우리 집에서 모이면 음식이 맛있다며 ‘식당 한번 해볼래’ 그래서 시작했어요.”
-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1년 장사하면 다른 어디 직장 다닌 것보다 훨씬 낫죠. 딸하고 셋이서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는 돼요.”
- 식당 하면서 좋은 점은.
“인도네시아 식당이라서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예요. 그분들이 어려운 점이 있거나 도움 요청 시 도와주곤 해요. 제가 경찰서나 노동부 가서 통역도 하고 그런 행정 업무를 다 도와줘요.”
- 여수에서 사는 인도네시아 분들이 또 있나요.
“인도네시아 선원은 5백여 명 되는데 결혼 이민자들은 별로 없어요. 옛날에는 저 하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 두 명(가족)이 들어왔어요. 이제는 세 가족이에요.”
- 앞으로 꿈이 있다면?
“저는 그 쉼터 같은 거 만들고 싶어요. 선원 근로자들이라든지 지역에 오신 인도네시아 분들의 쉼터를. 한글 가르쳐 주고, 선원들이 한글을 너무 몰라요.”
- 그 꿈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언제 이루어질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여수에서 계속 살았으면 좋겠어요. 애들하고 행복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