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화장동에는 선사시대의 신비를 품은 선사유적공원이 있다. 이곳 공원에는 여수 지역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원시 고대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17일 오후 한적하고 고즈넉한 공원에서 희귀한 여름 철새인 후투티가 목격되었다. 이 새는 '훗훗' 소리를 내면서 운다고 하여 후투티라 부른다.
“어머~ 어쩜 저리도 예쁠까, 참 예쁜 새네”
한 방문객의 감탄사 소리에 살펴보니 추장새라 불리는 '후투티'가 선사유적공원의 풀숲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곧게 세운 머리 깃털에 검정색과 흰색의 줄무늬가 참 아름답다.
초여름에 찾아간 선사유적공원은 진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예쁜 장미 꽃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초입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삐비꽃 무리를 만나게 된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이는 삐비꽃의 군무는 보는 이의 가슴을 출렁이게 한다.
삐비꽃 군락지는 공원 곳곳에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 공원 잔디를 다 깎아서 삐비꽃 군락지가 이곳 한곳을 제외하고는 다 사라졌다. 현재 남아있는 삐비꽃 군락지는 예전 핑크뮬리가 심어졌던 자리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바람에 살랑이는 삐비꽃의 군무를 보러왔는데 다 베어 버렸다“며 “행정편의주의적인 공원관리가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하얗고 기다란 삐비꽃은 여리여리한 몸매를 자랑한다. 온대 기후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봄부터 여름까지 우리나라 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초원이나 해안가에서 잘 자란다.
우측 호젓한 중국 단풍나무 사이 산책길에서는 장미원, 보리밭, 키 작은 코스모스 무리를 만나게 된다.
여수농업기술센터에서 조성한 도시농업공간의 검정찰보리는 이삭을 위로 내밀며 초여름 햇살에 영글어간다. 키 작은 코스모스는 하늘거리며 오가는 방문객을 일제히 반긴다.
이어 장미 터널과 빨강 노랑 장미가 가득한 장미정원이 펼쳐진다. 장미는 그 화려했던 모습을 뒤로 한 채 하나둘 스러지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생각지 않은 자연의 신비로움에 여행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여수시 화장동 선사유적공원의 유물은 순천대학교 박물관이 1996년 7월 1차 발굴 조사와 2000년 2차 발굴 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2차 발굴 조사에서 고인돌 53기, 석곽묘 6기, 청동기시대에서 삼국시대에 이르는 주거지 88기, 통일신라시대 와요지 2기, 구상 유구 2기, 수혈 유구 3기 등이 확인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