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토요일, 전남 여수시가 주최하고 여수미술관이 주관한 '청정 섬 금오도, 환경과 예술을 잇다' 행사가 금오도 직포 해변에서 열렸다.
행사 당일 새벽, 비와 천둥이 쏟아지며 우려를 낳았으나 곧 하늘이 맑게 개며 예정대로 오전 9시 10분 백야도에서 배편을 이용해 금오도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여수미술관 서봉희 관장과 박근세 사진작가, 최병수 설치미술 작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여수지부 회원 등 30여 명이 함께했다.
첫 순서는 해변 정화 활동이었다. 참가자들은 약 한 시간 동안 해변 곳곳에 방치된 플라스틱, 비닐봉지, 낚싯바늘, 깨진 유리조각 등 다양한 쓰레기를 수거했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쓰레기들도 많아 그 양과 종류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이어 최병수 작가는 해변에 설치된 조형물 앞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활용한 정크아트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No Plastic(노 플라스틱)'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 퍼포먼스는 예술을 통해 환경보호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수거한 쓰레기 일부는 펼쳐진 채 다양한 환경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에 활용됐다.
현장에서 외쳐진 메시지들은 다음과 같다.
"바다는 쓰레기 장이 아닙니다.
지키자 우리바다.
내가 심은 나무 이웃과 나누는 맑은 공기
함께해요 2026 여수세계박람회.
버린만큼 환경오몀 보살핀만큼 환경보전!
그거 알아? 밥상으로 돌아온다. NO! 플라스틱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
COP목표와 정신으로 숨쉬는 지구를 만들자!
난방온도 2℃ 낮추고 냉방온도 2℃ 높이자!
중고제품 이용하고 안쓰는 제품 나눔하고
분리배출을 실천하겠습니다/.
2026 여수 세계박람회 성공적인 개최를 응원합니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세요.
지구는 COP의 약속이 필요합니다.
살만한 지구 후손에게 물려주자!"
참가자들은 환경 메시지를 들고 해변을 돌며 외치기도 하고,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와 함께 대한민국이 유치에 나선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의 여수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세 번째 순서로는 마을 500년 해송 앞에서 최향란 강사의 환경 강의가 진행됐다. 마지막 순서로는 해변에서 수거한 유리조각을 재활용해 목걸이를 만드는 '씨글라스 공예 체험'이 이어졌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해양 생태계 보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를 주최한 여수미술관 서봉희 관장은 "예술이 환경을 지키는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예술계가 환경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 위에서 바라본 섬과 푸른 바다, 맑게 갠 하늘은 이날의 땀방울에 대한 자연의 작은 보답처럼 느껴졌다. 나는 자연 앞에서 작은 보람과 위로를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