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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12시간 일해도 8만 원… 여수 택시가 멈춰 서고 있다

40년 경력 택시기사가 전하는 여수 관광과 지역경제의 현주소

  • 입력 2026.01.12 06:30
  • 수정 2026.01.12 07:28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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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경력 택시기사 ⓒ조찬현
▲ 40년 경력 택시기사 ⓒ조찬현

7일 밤, 여수 시내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만난 66세 택시기사. 40년간 여수의 길을 누빈 그는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금방 폐인이 된다"며 여전히 핸들을 잡고 있지만, 그의 하루는 생존 그 자체였다.

사납금 15만 8천 원, 하루 수입 8만 원

현재 여수 택시기사들이 부담하는 하루 사납금은 약 15만 8천 원. 이날 그는 오전 9시부터 12시간 가까이 운행했지만, 손에 쥔 돈은 8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주중에는 사납금 맞추기가 거의 안 됩니다. 열심히 해도 하루 일당으로 따지면 4만 원 조금 넘어요. 40년을 했어도 요즘은 사납금 못 맞추는 날이 일주일에 서너 번은 됩니다.“

한 달에 14~15일 정도 일해 월급으로 손에 쥐는 돈은 60만 원 남짓. 사납금을 못 채우면 개인 돈을 보태야 하고, 그만큼 월급에서 다시 빠진다. 결국 '일을 할수록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다.

"빈 택시가 버글버글… 손님이 없다“

요즘 여수 시내는 빈 택시가 유독 많다. 예전에는 호출 앱 없이는 택시를 잡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차가 버글버글해요. 2~3대씩 몰려 다니죠. 그만큼 손님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밤 11시~12시면 운행을 접는다. 더 이상 기다려봐야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한 번 오고 다시 안 오겠다는 말, 자주 듣습니다“

그는 여수 관광에 대해서도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관광객 많이 줄었습니다. 시나 지자체 차원의 홍보나 콘텐츠가 많이 부족해요. 손님들한테 가장 자주 듣는 말이 '한 번 와봤으니 다시는 안 오겠다'는 거예요.“

이유를 묻자 그는 '불친절'과 '기대 이하의 경험'을 꼽았다.

"와보면 비싸고, 불친절하다고들 해요. 젊은 사람들, 외지 사람들은 다 비교를 하거든요.“

여수 관광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낭만포차에 대해서도 그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생각을 밝혔다.

"초창기 때 호기심에 몇 번 가봤죠. 그 뒤로는 안 갑니다. 현지인들은 여수 음식 맛을 잘 알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고, 관광객들은 여행 분위기 속에서 '맛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간극이 결국 실망으로 돌아오는 거죠.“

"여수시, 각성이 필요합니다“

택시 안에서 그는 손님들에게 늘 같은 말을 건넨다고 했다.

"여수 좋죠? 가서 홍보 많이 좀 해 주시고, 또 오세요.“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는 안 온다"는 말을 듣는 일이 잦아졌다. 여름 휴가철 불편했던 기억들이 입소문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옆에서 계속 듣다 보니까, 이건 좀 각성을 해야겠구나 싶어요. 기왕이면 손님들이 여수 욕하면서 가지 않게 해야죠. 그래야 다시 오잖아요.“

40년간 여수의 길 위를 달려온 택시기사의 증언은 단순한 개인의 하소연이 아니다. 관광도시 여수의 현실, 그리고 지역경제의 체온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다.

그의 말처럼, 여수가 다시 "한 번 오면 또 오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 개선, 가격 합리화, 재방문을 유도할 콘텐츠 개발 등 구조적인 변화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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