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여수 시내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만난 66세 택시기사. 40년간 여수의 길을 누빈 그는 "집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금방 폐인이 된다"며 여전히 핸들을 잡고 있지만, 그의 하루는 생존 그 자체였다.
사납금 15만 8천 원, 하루 수입 8만 원
현재 여수 택시기사들이 부담하는 하루 사납금은 약 15만 8천 원. 이날 그는 오전 9시부터 12시간 가까이 운행했지만, 손에 쥔 돈은 8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주중에는 사납금 맞추기가 거의 안 됩니다. 열심히 해도 하루 일당으로 따지면 4만 원 조금 넘어요. 40년을 했어도 요즘은 사납금 못 맞추는 날이 일주일에 서너 번은 됩니다.“
한 달에 14~15일 정도 일해 월급으로 손에 쥐는 돈은 60만 원 남짓. 사납금을 못 채우면 개인 돈을 보태야 하고, 그만큼 월급에서 다시 빠진다. 결국 '일을 할수록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다.
"빈 택시가 버글버글… 손님이 없다“
요즘 여수 시내는 빈 택시가 유독 많다. 예전에는 호출 앱 없이는 택시를 잡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차가 버글버글해요. 2~3대씩 몰려 다니죠. 그만큼 손님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밤 11시~12시면 운행을 접는다. 더 이상 기다려봐야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한 번 오고 다시 안 오겠다는 말, 자주 듣습니다“
그는 여수 관광에 대해서도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관광객 많이 줄었습니다. 시나 지자체 차원의 홍보나 콘텐츠가 많이 부족해요. 손님들한테 가장 자주 듣는 말이 '한 번 와봤으니 다시는 안 오겠다'는 거예요.“
이유를 묻자 그는 '불친절'과 '기대 이하의 경험'을 꼽았다.
"와보면 비싸고, 불친절하다고들 해요. 젊은 사람들, 외지 사람들은 다 비교를 하거든요.“
여수 관광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낭만포차에 대해서도 그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생각을 밝혔다.
"초창기 때 호기심에 몇 번 가봤죠. 그 뒤로는 안 갑니다. 현지인들은 여수 음식 맛을 잘 알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고, 관광객들은 여행 분위기 속에서 '맛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간극이 결국 실망으로 돌아오는 거죠.“
"여수시, 각성이 필요합니다“
택시 안에서 그는 손님들에게 늘 같은 말을 건넨다고 했다.
"여수 좋죠? 가서 홍보 많이 좀 해 주시고, 또 오세요.“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는 안 온다"는 말을 듣는 일이 잦아졌다. 여름 휴가철 불편했던 기억들이 입소문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옆에서 계속 듣다 보니까, 이건 좀 각성을 해야겠구나 싶어요. 기왕이면 손님들이 여수 욕하면서 가지 않게 해야죠. 그래야 다시 오잖아요.“
40년간 여수의 길 위를 달려온 택시기사의 증언은 단순한 개인의 하소연이 아니다. 관광도시 여수의 현실, 그리고 지역경제의 체온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다.
그의 말처럼, 여수가 다시 "한 번 오면 또 오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 개선, 가격 합리화, 재방문을 유도할 콘텐츠 개발 등 구조적인 변화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