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전남미래국제고’가 개교를 앞두고 외국인 유학생 전원이 비자 심사에서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에 교육계 내부에서는 준비 부족과 전시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이하 전교조 전남지부)는 2일 성명을 내고 “전남미래국제고 개교를 앞두고 유학생 45명 전원이 법무부 비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정책 철학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실패”라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예고된 비자 거부, “경고 무시한 무리한 추진”
전교조 전남지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사증 발급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왔으며, 10월에는 공식적으로 발급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교육청이 위험을 인지하고도 제도적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개교 직전까지 선발을 강행했다”며 “이로 인해 해당 학교는 단 6명의 학생으로 개교해야 하는 파행을 겪게 됐다. 모든 책임은 외부 변수가 아닌 전남교육청에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인구소멸 대응 명분, 현실성 없는 장밋빛 환상”
도교육청이 내세운 ‘교육-취업-정주’ 모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법무부가 무상 교육을 통한 외국인 유치 방식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체류 자격이나 산업 수요 등 구체적인 기반 없이 ‘정주’를 약속한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소수의 외국인 유학생을 무상 교육한다고 해서 지역 인구소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며 “이는 교육 행정이 아니라 성과 중심의 정치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예산 우선순위 논란… “안에 있는 학생부터 챙겨야”
특히 예산 투입의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전남교육은 대규모 예산 감액으로 인해 기초학력 지원, 난독증 및 정서 지원 등 필수 교육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전교조는 “상당한 예산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쏟아붓는 것이 과연 우선순위에 맞느냐”고 반문하며, “지금 우리 학교에 이미 다니고 있는 수많은 이주배경학생(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언어 지원과 상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보여주기식 사업 중단하고 교육 본연으로 돌아가야”
전교조 전남지부는 이번 사태를 ‘전남교육의 방향 상실’로 규정하고 다음의 두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 전남미래국제고 및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사업 전면 재검토
** 도내 이주배경학생 지원 예산 및 전담 인력의 우선 확대
끝으로 전교조는 “학교 밖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정책은 아이들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며 “정책의 중심에 홍보가 아닌 학생을 두어야 하며, 이번 파행의 피해는 결국 지역 학생과 학교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