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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는 정신여행, 그 위대함에 경탄

진신사리탑-아쇼카왕의 석주-다비장과 열반장 순례

  • 입력 2016.08.26 10:42
  • 수정 2016.09.02 05:48
  • 기자명 정금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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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소개글

  글쓴이

동여수복지관 정금칠 관장(사진)이 지난 21일 인도순례를 나섰다. 힌두교와 불교 성지를 둘러보고,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는 15일간의 여정이다.  정 관장은 순례길에 나서면서 ‘인도의 속살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틈으로 인도 여행중 현지에서 직접 보내주는 따끈따끈한 사진과  글로  ‘정금칠의 인도여행기’를 싣고자 한다.  그는 “인도인들의 일상을 ‘긍정’과 ‘행복 찾기’의 관점에서 찾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India(인도) 성지에서 한 순례자가 묻는 ‘행복의 길!’  어디쯤일까? 인도에서의 4일째 여행기를 보내왔다.

 

사리터   ⓒ 정금칠

India에서 행복의 길을 묻다 (5)

아침 6시 바이샬리 숙소를 나선 순례단은 첫 방문지를 부처님 진신사리 탑지로 정했다. 한걸음 먼저 도착한 스리랑카 순례단과 염불 합창은 부처님의 설법을 통해 중생의 고통을 이겨내는데 간절함이 담겨 떠오르는 태양에 투영되었다. 탑지에는 진신사리는 없고 현재는 빠타야 박물관에 보관중이다. 잦은 홍수로 탑지가 유실되어 박물관으로 옮겨놓았다.

이곳 사람들은 부처님의 사리를 유골의 일부라는 순수함과 존귀함외에 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사리를 신비의 대상으로 삼고 이를 상술과 연계시키거나 이벤트성 의미를 두어 스승의 존엄함을 해하고 있는 우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번 순례는 마음여행! 정신여행이다.
사실을 통해 나를 바꾸기 위한 대안을 찾는 여정이다. 행, 불행이 형성되는 모든 조건은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에 ‘마음을 다잡는 수행’이기도 하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을 무렵 바이샬리는 상업이 활발한 도시었다. 예의범절이 지켜지고 이웃과 나눔이 일상이었으며, 평등과 평화가 공존하는 공화정제가 적용되어 불만이 없었다. 그야말로 살고 싶은 곳이었다. 신문화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기에 부처님의 뜻을 펴기에는 더욱 적합한 곳이었다.

아쇼카왕 석주   ⓒ 박연식

바이샬리에는 아쇼카 왕을 추앙하는 석주 중 가장 큰 석주가 있다.높이 14.5m, 직경 1.5m, 석주 맨끝에는 용맹스런 사자가 북쪽을 향해 앉아 있다. 사자가 북쪽을 향한 것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기 위해 열반여행을 북쪽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야쇼카 왕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형 원형 탑 무덤은 부처님과 단둘이서 열반여행을 동행한 아란존자 탑이 위엄으로 서있다.

순례단은 유마거사가 아팠음에도 모두가 문병을 가지 않으려 하자 부처님은 이를 통해 안밖의 구분, 속세와의 구분을 짓는 현상에 대한 참뜻을 설하신 내용을 중심으로 인솔 안내를 맡으신 진옥스님으로 부터 귀한 법문을 들었다.

“선과 악은 한 뿌리다”
“악도 사라지고 선도사라지는 것, 지극한 선이다”
“둘을 구분해 최고의 선 만을 주장하거나 자신만이 선함을 내세우려 것은 '병 나은사람이 약을 계속먹는 것'과 다름 아니다. 선과 악은 상대적으로 생긴 것이기에 이를 구분하는 것은 허구다”

아쇼카 왕의 석주 앞에서 기도를 마친 순례팀은 인근 대림정사, 비구니스님들이 있는 사찰의 향기를 맡으며 부처님의 출가지로 향했다.

출가지  ⓒ 박연식

1시간 30분을 달려 순례단은 부처께서 출가 전, 삭발하신 케샤리아 대탑을 만났다. 홍수로 퇴적이 반복, 현재는 2/3만 관리되고 나머지는 지하에 묻혀있다. 우기때 홍수는 완전 발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탑은 넓이와 크기 면에서 가장 큰 탑으로 규모를 자랑한다. 드론에 잡힌 탑의 위용이 웅장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낮 12시가 넘어설 무렵, 순례단은 부처님의 다비장 터에 도착, 마음을 다잡고 꽃 공양을 올리며 기도했다.

80년 동안 유연자, 무연자 가릴 것 없이 법으로 고통에서 구제하시는 가르침을 주시다 열반에 들어 다비를 한 장소이다. 탑 둘레가 정상인 보통 걸음 130여보 이니 가히 100m를 훌쩍 넘기는 규모이다.

다비장  ⓒ 박연식

지근거리에 위치한 열반장소는 부처님이 29살에 출가해 35세에 번뇌로 부터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러 모든 중생을 고통으로 부터 구하시다 열반에 이른 곳이다.

300제곱미터 남짓 크기 공간에 5층 높이 통 건물에 부처님은 열반에 들어 고요히 측면으로 누워계셨다.

열반지  ⓒ 박연식

열반장 내부에는 세계 각국 순례단이 찾아들어 열기를 녹이려는 선풍기가 힘겹게 만 느껴졌다. 폭염의 더위에 푸르름이 더하는 잔디밭 사이로 사라쌍수가 의젓하게 자리하고 그 사이로 부처님 열반을 지켜보는 아난존자의 모습이 선했다.

 

도로여건 개선, 갠지스 정화,성지순례를 통한 역사정체성 확립 인도가 꿈틀거린다.

인도여행에 있어서 이동은 8할을 차지한다.
2할이 방문, 순례, 참배, 관람이라면 나머지 8할은 이동이다.
그래서 무슨 교통수단을 이용하느냐는 여행이나 순례의 만족도를 결정한다. 교통수단에 버금가는 또 다른 중요 변수는 도로사정이다.

1946. 8.15일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난 인도는 도로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년간 10키로 미터 남짓 밖에 포장하지 못했다. 2000년 들어 인도는 성지순례 등 외국인 방문이 급격하게 늘자 한해 110키로 미터의 도로 여건을 개선하며 낙후의 늪에서 탈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시간이동은 인도 시골을 온몸으로 접하게 한다.
드넓은 농경지, 김매는 농부, 소달구지는 한국의 농촌과 흡사하다.
특이한 것은 인도 시골에는 화장실이 없다는 점이다. 모든 배설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최근 인도수상은 결혼 시 화장실 유무를 조건으로 내세워 ‘화장실이 없을 경우 시집보내지 않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인도변화의 새 물결이다.

학교와 교육에서도 인도의 변화는 활발하다. 실재 학생들의 수업이 성지 순례, 체험학습이다.

자국의 역사를 바로알고 성지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조상들의 위대한 업적을 기려고 인도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식민으로 부터 벗어난 인도에는 학교가 부족했다. 그래서 초기 60여년간 학교를 많이 신축했으나 정작 학교를 세우니 이번에는 학생이 없다. 인도정부는 이를 해결코자 중고등학교 과정을 무료로 전환하고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성지에서나 순례길에서 교복입은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자국의 역사를 바로알고 성지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조상들의 위대한 업적을 기려고 인도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는  현지 학생들의 수학여행단   ⓒ 정금칠

인도의 꿈틀거림은 갠지스강의 정화 정책에서도 엿보인다.

인도는 한강의 기적 등 세계 각국의 강물 정화 우수사례를 밴치마킹해 갠지스를 오염의 불명예로 부터 벗어나게 하려는 야심찬 시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수상이 직접 빗자루 들고 청소하며 쓰레기로 부터 해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원 1명이 3명의 친구를 맺어 쓰레기 버리지 않기 운동을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수백년 일상에 굳혀진 생활습관이 하루아침에 바꿔지기는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모든 중생을 구제하려는 부처님의 법문에 따라 차근차근 실행에 옮긴다면 비록 더딘 변화일지라도 지속가능한 변화, 모든이들에게 득이 되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땀의 기도를 마친 순례단은 순례 5일째의 대미, 네팔 국경을 넘의려 룸비니로 향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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