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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아시아를 향한 창’,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바로알기 ①

  • 입력 2019.03.11 22:39
  • 수정 2019.03.11 22:51
  • 기자명 박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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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는 부루오션 지역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득 매우는 한국 젊은이들

남북한 등거리 외교 펼치는 러시아 제대로 봐야

편집자 소개글

북미정상회담이 ‘하노이선언’없이 빈손회담으로 끝났다. 이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살피는 시야를 더 넓힐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 중 러시아는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중국보다 더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문재인 정부 ‘신북방정책’의 주요 대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점에 여수출신 박종수(서강대 겸임교수) 전 주러시아 공사가 특별 기고문을 보내왔다.  본지는 앞으로 몇 차례 '러시아 바로알기'를 연재로 실어 북한-러시아, 남한-러시아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조망해 보면서 독자들의 시야를 넓히는 자료로  활용코자 한다.

 

필자 박종수 서강대 겸임교수, 전 주러 공사

러시아 극동항구 블라디보스토크는 최근 ‘블라도(道)’라는 별명을 얻었다. 행정상으로 강원도 북쪽에 새로 추가된 한국의 광역자치단체를 의미한다.

올 겨울에 공항 이용객의 80%가 한국인이고, 그 중에 80%는 20-30대 청년층이다. 시내 중심부 아르바트 거리는 밤늦게 까지 한국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서울의 명동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블라디보스토크의 겨울밤은 한국인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가게마다 레스토랑마다 한글 메뉴판이 비치되어 있다.

 

심지어는 상품 구입시에 ‘1+1=2개 아니라 3개’라는 세일광고도 나붙어 있다. 5년 전만해도 러시아 신흥재벌이나 고위관료들이 이용했던 고급 레스토랑이 한국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지난 3월 3일 필자가 점심식사를 했던 루스키섬의 ‘노비크’ 컨트리클럽은 한국 손님이 95%를 차지했다. 한 팀만 현지인이었다. 도시 외곽에 있어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는 곳인데도 말이다.

루스키섬의 ‘노비크’ 컨트리클럽

최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20-30대 청년들에게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러시아항공편을 이용하면 2시간, 우리 항공편으로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우리 항공기는 북한영공을 통과하는 최단항로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왕복 20만 원 수준의 저가 항공권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는 태극기도 러시아국기와 함께 게양돼 있다.

두 번째는 푸틴 행정부의 동방정책에 따라 블라디보스토크 일대가 대대적인 개발에 착수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발레극장 분관이 들어섰고 서커스공연장도 1년 전 개관됐다. 모스크바의 트레챠코프 미술관 분관도 가까운 장래에 개관된다고 한다. 유럽에 가지 않더라도 유럽풍의 거리를 산책할 수 있고 유럽식 문화시설을 애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한러 양국간 체결된 비자 면제협정의 영향도 적지 않다. 비자발급 비용도 절약되고 복잡한 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다. 항공권만 있으면 갈 수 있다. 공항의 입출국 절차도 간소화되었다.

블라디 시내야경

일행 중 1명이 호텔 거주 등록증을 분실했는데, 출국 때 국경수비요원이 ‘분실했소?’ 한마디 던지면서 자신이 직접 작성해 주었다. 몇 년 전만해도 출국이 보류되거나 고액의 벌금을 지불해야 했다. (거주등록증 : 러시아 여행을 할 때는 ‘거주등록’이 필요하다. 보통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거주등록을 해준다)

이렇듯 블라디보스토크는 이미 한국의 ‘블라도(道)’로 자리매김했고, 한국인의 ‘러시아를 바라보는 창’으로 바뀌었다. 이 도시의 상권도 서서히 한국인에게 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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