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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띠잇기 참가기] DMZ에 태양을 안은 무지개가 뜨다

4월 27일 상서로운 징조.. 참가자 모두 '통일' 외치다

  • 입력 2019.04.29 11:53
  • 수정 2019.05.01 20:43
  • 기자명 심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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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통일이다" 27일 무지개가 태양주변에 뜨자 환호성이 울렸다.

이는 필시 상서로운 징조이다.

4.27 오후, 연천 하늘에 태양의 둘레로
원을 그리면서 무지개가 떳다.

어린 시절 비갠 후 언덕 너머 개울이나 강가에
무지개가 뜨면 나는 친구들과 함께
그 끝자락을 잡으러 들판을 달렸다.
그 황홀한 모습이 우리들을 달리게 하였으며
또 이를 붙잡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잡을 수도 있어 보였다.
무지개는 잡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으나 무지개가 뜨면
달리고 싶었고, 간절히 잡고 싶었다.

평화인간띠잇기 현장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고서는
무지개를 별로 보지 못했다.
무지개는 여전히 뜨고 지나 내가 바빠서,
아니면 별 관심이 없어서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면 세상이 변했기
때문일까? 암튼 알 수 없는 이유로 어린 시절만큼
잘 안 뜨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4.27 연천 학곡리 돌무지 무덤 앞에서
DMZ 평화인간띠잇기 행사의 카운트 다운이
있고 나서 한 시간쯤 지난 후 행사에 참여한
수 백 명이 아직 운집한 상태에서 연천 하늘에
태양을 안은 무지개가 떳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온다.
"통일이다!"

여수 참가단 기념촬영

이는 필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민족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 하늘이 계시를 내린 것이다.
그런 무지개를 나는 처음 보았으며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처음 본다고 했다.

우리 여수참가단 50명은 새벽에 일어나
6.30 여수시청 로타리에서 대절버스 두 대에
나누어 타고 먼 길을 달리고 임진강을 지나
DMZ 평화인간띠잇기 행사장 중 하나인 연천으로 갔다. 오후 2.27 몇 초 전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전광판에 0이란 숫자가 뜨자 손에 손을 잡고
열지어 늘어선 1000여 명과 함께 지휘자의
구호에 따라 양 팔을 들어 평화, 통일, 만세를
외치었다.

연천에서 무두 손에 손을 잡은 평화인간띠잇기 현장

본 행사를 마친 후, 이 행사를 위하여
오전부터 공연을 하고 있던 극단으로부터
시간을 안배 받아 우리가 준비해간 공연
플래시몹 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중
그런 무지개가 뜬 것이다.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평화와 통일 관련 주제를 가지고 퀴즈&토크를 하면서 그 중 하나로
"우리나라는 언제 통일이 될까요?"라는 질문을
한 바 있었다. 이에 관하여 이런 저런 나름대로의
견해로, 짧으면 1년에서 길게는 100년까지
여러 답이 나왔다. 다만 통일이 안될 것이라는
답은 없엤고 이구동성, 시간 문제일 뿐이며
결국은 우리민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일이라고 하였다.

임진각 무대의 평화인간띠잇기 행사 현장

문제를 낸 나로서도 어찌 정답을 알까
다만 "오늘 새벽 일어나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천지신명께 우리나라가 언제 통일이 될까요?
라고 물었으나 대답이 없더이다"라는 말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 때문이었을까?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우리가 당도한 연천 하늘에
거짓말같이 태양을 안은 무지개가 뜬 것이다.
"곧 통일이다!"

우리 여수참가단은 플래시몹 공연을 마치고
하행 길에 임진강 주상절리 단애 위에 선 호로고루성을 찾았다.
호로고루성은 남한에 몇 개 안되는 고구려성으로서
고구려의 남쪽 국경을 지키었던 성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남북화해를 위하여 제작해서 보내주었다고 하는 광개토대왕비 앞에서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구려의 혼은 우리민족의 DNA에 깉이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고구려가 그립다.

고구려의 기상과 슬픔을 노래한 김운호 시인의 시를 옮겨본다.

       호로고루

이 절벽에 성을 쌓고
천리 강을 바라다 보면
네가 보일까
나라 잃은 설움 안고
황포 배들이 머문 포구
당에서 말갈에서
기병들이 몰려오는데
깃발을 올리고 북을 치면
네가 보일까
머물 곳 없는 슬픔이 현무암을 쌓고
스스로 문을 닫으니
백만대군이 와도 열 수 없으리
임진강이 마르고
좌상바위가 평지가 된다 해도
내 마음은 무너지지 않으니
그대여 어서 돌아와
회군의 나팔을 불어주게
호로고루 호로고루
연천 벌을 지나서 고구려까지
푸른 바람이 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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