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해양쓰레기 제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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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해양쓰레기 제로화'
  • 전시은, 박근호
  • 승인 2020.03.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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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화태도 정화활동 실시
사비를 들여 해안가를 청소해도 "쌓아둔 쓰레기를 회수해가라"는 주민 불평만 돌아와
구조대원들 "여수가 '해양관광 휴양도시'로 불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화태도 해변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해양쓰레기

이달 12일 전남도가 도서·연안에 밀려든 해양쓰레기 '제로화'에 571억원을 투입해 5개 분야 22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아직도 여수 해안 곳곳은 바닷물에 밀려든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화태도 해안가에는 수거하지 않은 마대자루와 스티로폼, 그리고 미처 줍지 못한 플라스틱통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박근호 대장은 “12일 화태도 청소 후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두고 담당부서에 알려 곧바로 치워주라고 요청했다. 이후 25일 다시 이곳을 방문했지만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있어 다시 연락했지만 아직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해양쓰레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플라스틱 일회용품에 생활용품, 폐어구 등은 파도나 햇볕에 분해되어 눈에 보이지 않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뀌면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태도 일부 지역에는 쓰레기 매립흔적까지 남아 있다. 해양쓰레기가 많아 즉각적인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쉽게 눈에 띄는 곳에 그대로 매립한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여수구조대 봉사자들은  청소를 마치고 즉시 행정당국 담당부서에  연락하여 최대한 빨리 수거해 줄것을 요구하지만 그 요구가 제때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다. 오히려 며칠 후 봉사자들이 다시 현장에 들러보면 모아둔 쓰레기가 여기저기로 흩어져서 미관을 해치는 판국이다.

이곳 해양쓰레기는 어선이 바다에 버리고 간 폐스티로폼 부표가 대부분이다. 부서진 스티로폼 부표는 수거하기도 어렵다
이곳 해양쓰레기는 어선이 바다에 버리고 간 폐스티로폼 부표가 대부분이다. 부서진 스티로폼 부표는 수거하기도 어렵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는 모아둔 쓰레기를 해변을 방문한 누구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에 놓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여기저기 찾아다닐 수고를 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이조차 쉽지가 않다. 박 대장은 "오히려 청소를 한답시고 눈에 보이는 곳에 쓰레기를 모아둬 미관을 해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방문객과 시민들에게) 더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지난해처럼 많은 인원을 동원해서 도심권 해변을 청소하고도 쌓인 쓰레기를 치워가라는 시민들의 불평만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청소를 마친 구조대원들은 "과연 이곳이 진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맞는지 묻고 싶다"며 "넘쳐나는 쓰레기를 방치하는 이곳에 '해양관광 휴양도시'라는 별칭이 가당키나 한지 의심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해양구조대 봉사자들이 청소를 마치고 쌓아둔 쓰레기포대. 여수시가 수거해가지 않으면 그 비난은 고스란히 봉사자들에게 돌아온다
해양구조대 봉사자들이 청소를 마치고 쌓아둔 쓰레기포대. 여수시가 수거해가지 않으면 그 비난은 고스란히 봉사자들에게 돌아온다

이날 박 대장은 "현재 세계 어느 해안가나 밀려드는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대로 관심을 가진다면 해결될 일이지만 말 그대로 '뭣이 중한지' 모르는 공무원들의 태도에 한숨만 나온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해안가 쓰레기 매립 현장을 확인한 그는 하루빨리 이곳을 매립 이전 상태로 원상복귀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해 10월 국비 112억 원 투입해 해양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 부표로 교체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도내 '바다환경지킴이'를 12개 시·군 198명으로 증원해 투기행위를 감시하겠다고 알렸으나 아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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