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를 보호합시다’ 를 주제로 열린 불가사리 대축제
매년 실시되는 정화활동에도 불가사리 개체 수는 줄지 않아
지난 2012년 여수시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모토로 국제적 행사인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며 깨끗한 해양환경을 약속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 해안가에는 여수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이 많다.
이를 보다 못한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가 지난 14일 오동도 앞바다에서 ‘제4회 여수불가사리 대축제’를 개최하며 해양쓰레기와의 전쟁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번 대축제는 해양쓰레기를 함께 청소하던 지난해와 달리 불가사리제거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비가 왔지만 15명의 잠수부들은 청소를 마치고 올라오면서 한목소리로 “오늘은 시야가 넓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물때가 좋기 때문에 잠수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박 대장 역시 비가 자주 오는 시기인만큼 이를 감안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벌써 4년째 개최하고 있는 불가사리 축제지만 잡히는 양은 매년 비슷비슷하다. 그마저 이들 봉사대와 시민들이 꾸준히 해양정화활동을 실천하지 않았다면 훨씬 심각해졌을 것이다. 퍼포먼스 문구가 완성된 후에도 잡힌 불가사리는 꾸준히 날라져 왔다.
박 대장은 “특히 오동도는 관광객도 많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통해 그들에게도 불가사리의 유해함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싶었다. 오늘 주제가 ‘상괭이를 보호합시다’ 인만큼 그림도 상괭이를 그려놓았다”고 설명했다.
잠수부들은 바닷속에서 수중장비로 수중정화활동을 동영상을 찍어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홍태경 잠수부는 “(동영상을 보며) 대원들과 앞으로의 해양정화활동방향을 구성할 예정”이라 말했다.
잠수부들은 물속에서 시야확보가 필수지만 갯벌이 많은 여수바다의 특성상 이는 쉽지 않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노하우가 쌓인 이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수원에서 온 최정선 씨는 불가사리 퍼포먼스를 보고 “내륙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다”며 흥미로움을 보였다. 그는 “벌써 네 번째 여수 방문인데 오늘 이렇게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장면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오동도 주변 바닷속에는 캔이나 타이어 폐어구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많다. 특히 바다에 놓인 데크의 다리에는 불가사리가 많이 달라붙어 있으므로 제때 제거해야 한다.
이번 불가사리 대축제에는 한국해양구조단 고흥구조대도 동참하여 힘을 보탰다. 고흥구조단 이유진 대원은 “같은 서남해안권에 속한 고흥과 여수는 큰 해양관련 행사에는 서로 참여한다. 바다는 다 연결되어 있어 서로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말했다.
한편 이날 해양쓰레기 정화활동에는 진성여중 봉사동아리 회원들 40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