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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의 유작에서 느낀 감동을 음악으로 표현하다

러시아 음악가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절친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전을 보고 느낀 감동을 음악으로 표현
박승유 지휘와 이문석 편곡으로 재탄생한 앙상블 여수만의 '전람회의 그림' 기대
앙상블 여수, 내달 14일 오후 3시 예울마루 대극장서 공연

  • 입력 2020.10.23 16:02
  • 수정 2020.11.24 17:08
  • 기자명 박이남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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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여수 ‘전람회의 그림’ 포스터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10개의 회화 작품을 10곡의 음악으로 그려낸 묘사적 성격이 짙은 작품이다.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 중 한 사람인 무소르크스키는 슬라브 민족의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19세기 러시아 작곡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작품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르크스키의 절친한 친구이자 건축가 겸 화가였던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전을 보고 느낀 감동을 피아노로 표현한 조곡이다.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음반 표지. 모리스 라벨의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한 음반이다. 현재는 이 풍부한 색채의 라벨의 명편곡 때문에 일반에게는 오히려 관현악곡으로 친해지고 있다. 연주회에 가기 전 들어보시길 바란다.

'전람회의 그림'은 10개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으로 작품과 작품 사이에 5개의 프롬나드(promenadeㆍ산책이라는 뜻으로 그림 사이를 천천히 거니는 모습을 형상화)를 배열하여 감상자가 감흥을 느끼며 전시실을 이동하는 모습을 표현한 음악이다.

무소르크스키는 빅토르 하르트만의 작품을 감상한 후 음악 속에 빅토르의 작품 사이를 산책하듯이 걷는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프롬나드는 곡 사이사이를 연결해주는 간주곡 정도라고 여기면 될 것 같다. '전람회의 그림'에는 프롬나드가 총 5번 나오는데 모두 조금씩 변주하여 다른 느낌을 준다.

일리야 레핀의 작품 ‘무소르크스키 초상’. 무소르크스키가 모든 걸 다 잃고 알코올 중독에 빠져 군부대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 친구였던 레핀은 이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그의 마지막 모습을 나흘 동안 그렸고, 작업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무소르크스키는 사망한다.

이 작품은 생전에 별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다 그의 사후 6년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악보를 출판함으로써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재밌는 것은 작품의 성과를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무소르크스키의 피아노 원작이 아니라 모리스 라벨의 관현악 편곡 버전이라는 점이다. 오늘날 연주회장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은 대부분 라벨의 이 편곡 버전으로 ‘프롬나드’ 역시 원곡보다 1개 줄어들었다.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에 영감을 준 하르트만의 작품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에 대한 정석범 미술사학 박사의 설명을 인용한다.

“트럼펫 솔로로 시작되는 첫 번째 ‘프롬나드’에는 친구의 전시를 보러온 즐거움과 함께 먼저 떠난 친구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감정이 압축적으로 표현돼 있다.

이 주제는 작품 내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곡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마치 스케치하듯 묘사한 이 작품은 드뷔시를 비롯한 후대의 작곡가들에게 현대음악을 향한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

앙상블 여수가 연주할 이문석의 ‘프롬나드’ 편곡본. 음악 구도 중 특이한 것은 곡의 사이에 간주의 성격을 띠는 ‘프롬나드’를 배치한 점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젊은 지휘자 박승유 지휘와 앙상블 여수(Ensemble Yeosu) 젊은 연주자들이 들려줄 ‘전람회의 그림’은 또 어떤 색채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11월 14일 오후 3시 예울마루 대극장

앙상블 여수 '전람회의 그림' 연주자들

 

박이남 음악감독은 여수공업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 중이다. 음악칼럼니스트로 다수의 글을 발표했다.

현재 여수영재교육원 음악감독과 앙상블여수 음악감독, 여수마칭페스티벌 추진위원장, 사단법인 한국음악교육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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