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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내딛는 발걸음

2021여수국제미술제 온라인 지면 전시 ②
솟아나는 긍정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갈망 표현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 씻어낼 감수성 풍부한 작품 전시

  • 입력 2021.09.19 09:30
  • 수정 2021.09.20 14:54
  • 기자명 오병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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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소개글
2021여수국제미술제가 ‘흐르는 것은 멈추길 거부한다’를 주제로 지난 3일 개막했다. 전시는 여수엑스포장  D관 4곳에서 실시되는 실내전시와 야외전시 등 총 5개 장소에서 이뤄진다.  팬데믹 시대에 전시관을 많이 찾을 수 없는 시민들을 대신해 여수넷통뉴스는 각 전시장을 한 곳씩 5회에 걸쳐 온라인 지면전시를 한다. 올해 미술제에는 주제전과 야외조각전, 여수 지역미술가 초대전, 그리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가 참여한 코로나19 위기의 미술 이렇게 네 곳으로 나뉘어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 9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뒤숭숭한 요즈음 용감하게 문을 연 국제미술제를 찾았다.

두 번째 소개 장소인 D1관에서는 아시아 작가 13명의 작품이 전시중이다.

 

▲여수국제미술제 D-1 전시실 입구  ⓒ오병종
▲여수국제미술제 D-1 전시실 입구 ⓒ오병종

지난 글에서 아시아의 어두운 과거를 담은 작품을 소개했으니 이제는 희망을 보여줄 차례다.

오늘 소개하는 D1 전시관의 분위기는 이전에 말한 D2 전시관과 정반대다. ‘생명, 희망, 서정성을 담은 작품을 전시했다’는 팸플릿의 설명처럼 참여 작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역동적인 생명력을 작품에 담아냈다.

무엇보다 이곳을 방문하면 1960년대 비디오아트 장르를 이끌어간 백남준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1973년 발표된 백남준의 작품 '글로벌그루브'  ⓒ오병종
▲1973년 발표된 백남준의 작품 '글로벌그루브'  ⓒ오병종

D1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경쾌한 음악과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로 백남준의 <글로벌 그루브>다.

작품은 ‘앞으로 맨해튼 전화번호부만큼 TV가이드가 두꺼워질 것’이라는 예언적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오늘날의 유튜브를 예견한 듯한 그의 비전을 보여주는 <글로벌 그루브>는 1970년대 WNET 방송국을 통해 방송됐다. 여기서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았던 시절에 ‘소통의 매개체’였던 비디오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전세계의 다양한 춤과 노래를 콜라주한 <글로벌 그루브>는 비언어적 소통 매체인음악을 통해 백인과 흑인, 동양과 서양,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를 이어 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백남준은 위성방송시스템, 인터넷 소통방식 이전에 비디오가 서로의 문화에 대한 쌍방향의 이해를 매개하는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예견했던 것이다.

▲헤리 도노, ‘The lost magician’  ⓒ오병종
▲헤리 도노, ‘The lost magician’  ⓒ오병종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3인 중 한명인 헤리 도노의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과 냉소적 시선이 돋보인다. 그의 영상작품 ‘The lost magician’은 지난 1989년 파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것으로 인도네시아 전통 색상과 캐릭터가 어우러져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침없는 상상력을 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를 향한 냉소적인 일침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파리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회에는 1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모였다. 절반 정도는 서구에서, 절반은 다른 곳에서 온 이들은 서양 미술 시스템의 급진적인 변화에 기여했다. 헤리 도노의 행위예술인 <잃어버린 마술사>는 아시아의 예술이 국제적인 예술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전시회에 대한 그의 대답이다.

헤리 도노는 이 퍼포먼스를 2021년 여수국제미술제 출품을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다.

▲마닛 스리와니, 'Pink Man' ⓒ오병종
▲마닛 스리와니, 'Pink Man' ⓒ오병종

태국에서 활동하는 마닛 스리와니 작가의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특이하게도 사진가·작가·미술가·사회운동가라는 여러 직함을 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Pink Man 시리즈>를 출품했는데 핑크 실크 턱시도를 입은남자의 사진과 세계 여러 곳에서 촬영한 핑크색 쇼핑 카트로 구성한 사진작품이다.

눈에 띄는 옷을 입고 여자들에 둘러싸인 채 무표정으로 우두커니 서 있는 그의 모습은 그 어떤 작품보다 강렬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이 핑크맨은 1997년에 도시를 삼켜 버리기 시작한 폭발적인 소비 지역인 방콕의 쇼핑지역에 카트를 밀면서 처음 나타났다. 여기서 핑크색은 성매매의 네온빛과 도시를 희화화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형식적인 우아함과 아이러니한 유머를 결합한 마닛 스리와니의 작품은 집요한 사회정치적 비판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박경식, 나무도 나도 ⓒ오병종
▲박경식, 나무도 나도 ⓒ오병종
▲ 박경식 作 나무도 나도 (부분) ⓒ오병종
▲ 박경식 作 나무도 나도 (부분) ⓒ오병종
▲ 박경식 作 나무도 나도 (부분) ⓒ오병종
▲ 박경식 作 나무도 나도 (부분) ⓒ오병종
▲ 박경식 作 나무도 나도 (부분) ⓒ오병종
▲ 박경식 作 나무도 나도 (부분) ⓒ오병종

문리 감독은 이 전시관을 들른 관람객들이 가슴에 새로운 희망을 담아가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희망은 맹목적인 판타지가 아니라고 덧붙인다.

문 감독은 “D2전시관을 나선 관람객은 ‘이 통로가 끝나면 이다음 나의 발걸음은 어디로 옮겨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한번쯤 자신에게 던져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녹나우, Crazy Monkey   ⓒ오병종
▲녹나우, Crazy Monkey   ⓒ오병종
▲박인현, 비가  ⓒ오병종
▲박인현, 비가 ⓒ오병종
▲ 박인현 作 우산 - 폭포 ⓒ오병종
▲ 박인현 作 우산 - 폭포 ⓒ오병종

 

 

▲ 이호철 作   프라이 . 계란 프라이를 그대로 작품화 했다 ⓒ 오병종
▲ 이호철 作 프라이 . 계란 프라이를 그대로 작품화 했다 ⓒ 오병종
▲ 이호철 作   프라이 . 계란 프라이를 그대로 작품화 했다 ⓒ 오병종
▲ 이호철 作 프라이 . 계란 프라이를 그대로 작품화 했다 ⓒ 오병종

 

▲나시룬(Nasirun) 作,  팬데믹   ⓒ오병종
▲나시룬(Nasirun) 作, 팬데믹   ⓒ오병종

 

▲박철호, 옴파로스 증후군 ⓒ오병종
▲박철호, 옴파로스 증후군 ⓒ오병종
▲김성수, 갱스터 플로리스트  ⓒ오병종
▲김성수, 갱스터 플로리스트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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