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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분단.. 2021년 현재의 우리

2021여수국제미술제 온라인 지면 전시⑤
관람객 동선을 고려하며 대형 작품과 정크아트, 조각작품 설치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의지 표현과 마스크가 일상소품이 된 현실을 안타까워 하며 구상한 작품도 볼 수 있어

  • 입력 2021.09.26 17:04
  • 수정 2021.09.26 17:05
  • 기자명 오병종,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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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소개글
2021여수국제미술제가 ‘흐르는 것은 멈추길 거부한다’를 주제로 지난 3일 개막했다. 전시는 여수엑스포장 D관 4곳에서 실시되는 실내전시와 야외전시 등 총 5개 장소에서 이뤄진다.

팬데믹 시대에 전시관을 많이 찾을 수 없는 시민들을 대신해 여수넷통뉴스는 각 전시장을 한 곳씩 5회에 걸쳐 온라인 지면전시를 한다. 올해 미술제에는 주제전과 야외조각전, 여수 지역미술가 초대전, 그리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가 참여한 코로나19 위기의 미술 이렇게 네 곳으로 나뉘어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마지막글에서는 10명의 작가가 참여한 야외조각전을 소개한다.

▲여수국제미술제 서봉희 추진위원장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병종
▲여수국제미술제 서봉희 추진위원장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병종

2021여수국제미술제는 실내전시관이 전부가 아니다. 엑스포장 너른 잔디밭을 적극 활용한 야외전시도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여수국제미술제의 야외전시는 올해가 최초다. 10명의 작가는 각자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차주만 작가의 작품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는 관객이 다니는 길 한가운데를 막아 통로를 차단한다.

▲차주만 작가,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 ⓒ오병종
▲차주만 작가, ‘믿음만 있다면 건널 수 있다’ ⓒ오병종

그러나 잔디 사이로 난 길을 가로지르는 철책선은 관객의 이동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치지 않게 조심히 다가갈 필요도 없다. 철사로 보이는 이 작품의 재료는 다름아닌 고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길은 이동, 연결, 소통을 의미한다. 관객들은 돌아서지 말고 철책을 빙 둘러 지나가면 된다. 멀리서 보면 위험해보이지만 고무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나면 관객들은 마음을 놓고 다가온다. 서봉희 추진위원장은 “서로 믿음만 있으면 건널 수 있는데, 용기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비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무로 표현한 철책    ⓒ오병종
▲고무로 표현한 철책    ⓒ오병종

마스크를 씌운 작은 돌덩이 500개가 잔디밭에 늘어서있다. 이현정 작가의 ‘마스크를 쓴’ 이다. 마치 마스크를 쓰고 모인 군중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 같다. 이현정 작가는 직접 공수한 돌덩이를 여수로 싣고 와 뜨거운 8월 햇볕 아래서 직접 배치했다.

작품설명에 따르면 돌멩이는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생명체와 모든 존재를 상징하며, 마스크 쓴 돌은 지금 우리의 불편한 모습이다. 작가는 “인류가 마스크를 벗고 살 수 있는 날이 과연 올수 있을지” 자조적 질문을 던지지만 이 질문에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이현정, 마스크를 쓴  ⓒ오병종
▲이현정, 마스크를 쓴  ⓒ오병종

이현정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명체와 모든 존재들이 미처 듣지 못한 경고를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한다.

양은냄비를 재료로 만든 작품도 있다. 정의지 작가의 ‘당신의 안식을 위하여’이다. 작가는 냄비를 일일이 두드려 펴고 이를 이어서 거대한 조형물을 완성했다.

▲정의지, 당신의 안식을 위하여  ⓒ오병종
▲정의지, 당신의 안식을 위하여  ⓒ오병종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한다. 정찬우 작가는 숟가락과 포크를 활용해 거대한 동물모형을 완성해냈다.

정찬우는 인생의 불확실성과 불평등이라는 주제로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것들을 장르를 넘나들면서 표현하는 작가다.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대기업의 횡포를 보고, 이것은 먹고 살기위한 동물과 다름없다” 고 생각했다는 그는 그 이후, 숟가락과 포크를 재료로 동물조각을 만들고 있다.

▲정찬우, 먹고 살기 위한 독수리  ⓒ오병종
▲정찬우, 먹고 살기 위한 독수리  ⓒ오병종

잔디밭 한가운데 웬 돌덩이냐고 놀랄 필요 없다. 박재연 작가가 시멘트로 만든 조각작품 ‘낯선 유기적 덩어리’이다.

박재연 작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통해 바라본 내면의 움직임, 컴플렉스라는 어두운 자화상을 육중한 매스로 표현했다. 안과 밖을 넘나들며 드러나면서 감추어지는 역동적 움직임, 그 경계의 모호함이 주는 혼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작품마다 전하려는 주제와 그 재료도 천차만별이지만 우리가 사는 지금 이 현실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10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야외 설치작은 올해 여수국제미술제의 놓칠 수 없는 백미다.

▲박재연, 낯선 유기적 덩어리  ⓒ오병종
▲박재연, 낯선 유기적 덩어리  ⓒ오병종
▲안치홍, 꿈꾸는 말  ⓒ오병종
▲안치홍, 꿈꾸는 말  ⓒ오병종
▲정찬우, 먹고 살기 위한 사슴 ⓒ오병종
▲정찬우, 먹고 살기 위한 사슴 ⓒ오병종
▲조영철, 네 발 짐승  ⓒ오병종
▲조영철, 네 발 짐승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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