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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밤바다 보다 황홀한 '여수가막만' 요트투어

[여름특집⓵] 여수해양레저의 모든 것... 페가소스 요트투어
387명 난민 구조한 페가소스호 조명선 선장
여수가막만, 바다의 호수 '여수라군'으로 개명해야
해양관광 도시 여수, 마리나 발전을 위한 조언 털어놔

  • 입력 2022.06.19 13:50
  • 수정 2022.06.21 10:57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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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2년간 맘편히 여행한번 제대로 못했던 사람들이 서서히 일상을 회복했다.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 여름철을 맞아 여행객들의 발길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코로나 이전 매년 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해양관광도시 여수는 요즘 연일 밀려드는 여행객들로 분주하다. <여수넷통뉴스>는 여름특집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여수의 해양관광을 시리즈로 보낸다 -편집자주-

▲ 페가소스호 요트에서 즐기는 가막만의 노을 풍경ⓒ조명선 선장 제공
▲ 페가소스호 요트에서 즐기는 가막만의 노을 풍경ⓒ조명선 선장 제공

전남 여수 웅천 이순신마리나는 천혜의 포구를 자랑한다. 임진왜란을 예견한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선소에서 거북선을 건조해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곳은 나비모양을 띤 지리적 위치때문에 사계절내내 잔잔해 마치 바다의 호수같다.

페가소스호 조명선 선장은 해양레저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37피트 요트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그가 가진 요트 제원은 길이 12m, 마스트 높이 16m다. 혼자 관리하고 몰고 다니기에 멕시멈(maximum) 사이즈다. 그는 이 요트를 미국에서 구입해 태평양을 건너서 이곳 여수에 정착했다.

여수의 핫플레이스 '가막만 요트투어'

여수요트투어 페가소스호 조명선 선장

조선장은 생명을 걸고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을 보면서 요트로 세계일주를 꿈꿔왔다. 이후 지금까지 적어놨던 꿈을 이루기 위해 50대 중반에 버킷리스트를 과감히 실천했다. 바다에서 세계 곳곳을 누비던 선장직을 그만두고 2년간 세계일주 여행에 나섰다. 난민을 구조했지만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던 사연은 뒤에 언급하겠다. 

미국 캐리비안 버진아일랜드에서 요트를 구입한 그는 5개월간 여행을 하고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남태평양 이섬 저섬을 돌아다녔다. 이후 요트를 타고 한국에 들어왔다.

여행중 태풍을 맞지 않았느냐고 묻자 “맞아야죠. 요트는 태풍을 버티도록 만든 배라서 배중에서 가장 안전한 배가 요트”라면서 “대형상선은 파도가 치면 파도를 저항하는데, 요트는 파도를 타게 만든 배라서 절대 뒤집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트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길에 큰 폭풍을 만났다. 조선장은 폭풍을 피하기 위해 높은 파도가 오면 배를 뒤로 돌려 2~3일간 도망 다닌 항해를 이렇게 표현했다.

산만한 집채 파도를 타는 그 기분 죽입니다. 지금껏 상선에서 느끼지 못한 최고의 스릴이었어요.

요트가 뒤집히지 않는 이유는 배 하부 중앙에 설치된 킬(keel) 때문이다. 킬은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만들어졌다. 배 전체 무게의 35%가 킬 무게다. 페가소스호의 중량이 7.1톤이니 킬 무게만 약 2.5톤을 차지하는 셈이다.

▲ 짚세일을 편 페가소스 요트투어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조명선 제공
▲ 짚세일을 편 페가소스 요트투어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조명선 제공

돛단배 요트는 돛을 펴야 제 기능을 하는 법이다. 지난 6월 중순 취재를 위해 직접 요트에 탑승했다. 이순신마리나를 출발한 요트가 선착장을 빠져나왔다. 요트는 짚세일과 메인세일 2개로 나뉜다. 조선장이 줄을 풀더니 짚세일 돛이 펴졌다. 반면 메인세일은 위로 줄을 잡아당기면 펴지는데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혼자서 돛을 펴고 내린 능수능란한 그의 손놀림을 보니 감탄사가 연발했다.  

짚세일 펴고 떠나는 바다호수 '여수라군' 요트투어

▲ 여수여행의 핫플레이스인 조명선 선장이 운영하는 페가소스호가 요트투어에 나서는 모습
▲ 여수여행의 핫플레이스인 조명선 선장이 운영하는 페가소스호가 요트투어에 나서는 모습

페가소스호 투어 시간은 약 1시간가량 소요된다. 사진 찍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요즘같은 시즌엔 예약이 밀려 시간이 없어 못 받을 정도다. 요트투어는 3가지 패키기 상품이 있다. 예약은 네이버 여수요트투어 페가소스에서 실시간 예약이 가능하다. 마리나를 출발해 물 위를 스르르 빠져나가니 가막만이 한눈에 펼쳐졌다. 답답했던 가슴이 확트인다. 이곳 가막만에 대해 조선장은 이렇게 말했다.

여수 가막만은 만이라기보다는 '라군(lagoon)'입니다. 다른 나라는 만이라 부르지 않고 라군이라 부르죠. 라군이란 바다 호수를 의미해요. 가막만은 입구가 섬들로 둘러싸여 있어 태풍이 불어도 밖에서 파도가 안 들어옵니다. 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어도 밖에서 들어오는 너울이 없기 때문에 요트투어를 위한 환상적인 장소입니다.

조선장은 "코로나 여파로 2년간 관광이 묶였지만 요트투어는 바람이 확트여 다른 업종에 비해 타격이 작았다"면서 "기존에 했던 사람은 매출이 감소하였다는데 저는 만 3년 정도인데 매출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 요트에서 바라본 가막만 노을은 넋을 잃게한다
▲ 요트에서 바라본 가막만 노을은 넋을 잃게한다

요트 이름이 왜 '페가소스호'냐고 묻자 조선장은 가슴에 묻어둔 사연을 털어놨다. 젊은 시절 부산에서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후 주로 탔던 배가 길이 300m, 18만톤 철광석선 선장을 했다. 배를 타고 세계 곳곳 안 가본 곳이 없는 베스트 캡틴으로 통했다. 

그런데 복병을 만났다. 선장 시절 지중해에서 난민들을 구한 일은 그를 선장직에서 물러나게 한 결정적인 악연으로 다가왔다.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그가 탄 철광석 선은 이집트에서 출발해 사우스 아프리카를 향하는 길이었다. 야간항해를 하는데 갑자기 어둠을 밝히는 다급한 불빛을 발견했다. 그는 구조신호임을 직감했다.

대통령 표창에 유엔 '의인상' 후보에 오른 조선장의 조언

▲ 페가소스호 요트에 걸린 박근혜 대표령 표창장 모습. 조명선 선장은 387명 난민을 구조해 대통령 표창과 유엔 의인상 후보에 올랐다
▲ 페가소스호 요트에 걸린 박근혜 대표령 표창장 모습. 조명선 선장은 387명 난민을 구조해 대통령 표창과 유엔 의인상 후보에 올랐다

당시 업계에선 난민을 만나면 모른 채 지나치는게 선장들 사이의 불문율이었다. 조선장은 곧바로 그 생각이 떠올랐지만, 망망대해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이들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즉시 선사측에 연락을 취한뒤 구조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날 하루에 난민 2팀을 구했다. 먼저 상선에서 보트를 내려 바다에 떠 있는 두 사람을 건져 올렸다. 생존 난민들에 따르면 606명이 출발했는데 브로커가 배를 부숴 바다에 통째로 수장시켜 버려 그중 두명만 살았다고 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한 또 다른 팀은 브로커들이 난민들을 폐목선에 싣고 나와 배만 놔두고 그대로 도망가버렸다. 바다에서 보름간 표류중인 난민 385명을 추가로 구조해 총 387명을 이탈리아 항구로 인계했다. 조선장은 이 일로 박근혜 대통령 시절 표창장을 받았다. 당시 유엔 의인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그가 탔던 배 이름이 페가소스호였다. 요트 이름을 똑같이 지은 이유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조선장은 회사에서 해고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바다에 표류중인 난민을 만나면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반드시 구해야 하지만 만약 난민을 구한 뒤 처리하지 못하면 선사 측에게서 고스란히 덤탱이를 쓸 수밖에 없다 보니 선장들이 난민을 회피하는 이유였다. 이상과 현실의 벽은 이렇게 높았다. 이 일로 인해 조선장은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 이순신마리나에서 페가소스호 요트투어를 운영중인 조명선 선장의 모습
▲ 이순신마리나에서 페가소스호 요트투어를 운영중인 조명선 선장의 모습

고향이 순천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바다가 좋아 도시락을 싸와서 도시락을 까먹고 순천으로 가곤 했단다. 지금도 집보다 요트가 좋아 주로 요트에서 생활한다는 조선장은 "여기 오신 분들이 요트여행후 행복을 느끼고 가는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여수해양 레저 발전을 위한 조언도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마리나는 외국의 요트들이 오면 꼭 배를 올려 따개비도 따고 기름이나 물도 받고, 다음 기항지로 가기 위한 모든 것을 세팅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배를 올려 수리하면 주민들이 지나다니는 데 걸린다고 배 올리지 마라, 수리하지 말라며 마리나의 기능을 죽여버리고 있어요. 마리나 관리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바뀌면 세계적인 해양레저로 발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가막만입니다.

다른 나라에 가면 마리나가 요트하는 사람들의 서비스업인데 여수는 요트 타는 사람들의 편의시설이 아닌 갑과 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요. 마리나를 활성화시켜 여수를 세계적인 해양레저의 메카는 아닐지라도 한 부분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홍정운 군이 당한 사고는 요트를 육지에 못 올리게 하니 따개비를 벗기기 위해 다이빙 장비를 차고 물속으로 들어가 사고가 났다”면서 “요트를 마리나에 올려 정비를 했으면 그런 일이 안 일어났을텐데 그것을 못하게 하니 물속에서 따개비를 따다가 사고가 난 거다"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개선된 것이 있냐는 물음에 "개선하겠다는 플랜은 나왔는데 아직 개선된 것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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