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특근, 연장 ... 밤낮없이 일해야 생계를 유지하는 그들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이야기②
특근, 잔업, 심야노동 해야만 생계유지... 주 52시간 노동은 그림의 떡
블랙카본 분진이 가득한 포장대에서 일회용 작업복으로 일주일 버텨

  • 입력 2023.03.07 07:50
  • 수정 2023.03.07 07:59
  • 기자명 최관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노동자 노동현장
▲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노동자 노동현장

여수산단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 오늘(7일)로 5일차입니다.

10년차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특근 잔업 없이는 생계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자기생활 챙길 겨를도 없이 또다시 포장라인에 설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았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굳은 다짐으로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이야기, 두 번째 주제는 근로시간입니다.

법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 40시간 연장근로 포함 최대 주 52시간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법정근로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기본급여만으로는 가정경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잔업과 특근을 할 수밖에 없고, 회사는 이러한 점을 악용해 자신들이 필요한 곳에 아무 때나 하청노동자들을 투입해 왔습니다. 노동자들은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몸은 온갖 직업성 질환으로 병들어가지만, 또다시 퇴근할 즈음에 떨어지는 연장근무 지시를 거부할 수 없고, 퇴근했다가도 다시 출근해야 했고, 하루 16시간 곱빼기 근무도 마다할 수 없는 악순환의 반복이었습니다.

▲ 밤낮 없이 회사에서 일한 그들은 참다못해 거리로 나왔다.
▲ 밤낮 없이 회사에서 일한 그들은 참다못해 거리로 나왔다.

8년차 남성 포장공 A씨의 기본급은 최저시급 9,160원, 월 191만4,440원입니다. 상여금 250%를 월할로 39만8,842원을 매달 받습니다. 여기에 회식비 1만원을 더하여 232만3,282원이 통상월급입니다. A씨는 2022년 10월에 기본근무 외에 특근 68시간, 특근 연장 20시간, 잔업 25.5시간, 심야 4시간을 일했습니다. 토일요일 없이 일했습니다.

다음 달인 11월 A씨는 특근 92시간, 특근 연장 28시간, 잔업 64시간, 심야 114시간 일하고 전 달에 비해 100만원 남짓한 급여를 더 받았습니다. 집에서 잠만 자고 나와서 밤낮없이 회사에서 일한 댓가입니다.

 

여성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 어디야? 또 회사야?"라는 자녀의 말에 마음이 아픈 여성 포장공 B씨도 최저시급입니다.

B씨는 2022년 12월에 특근 80시간, 특근 연장 24시간, 잔업 32시간, 심야 103시간을 일했습니다. 특근 48시간에 잔업 16시간, 심야 75시간을 일했던 10월에 비해 쉬지 않고 일한 대가로 월급은 140만원 정도 더 받았습니다.

▲ 노동자들은 외친다. "우리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
▲ 노동자들은 외친다. "우리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

또 다른 여성 포장공 C씨도 최저시급을 받고, 2022년 11월에 특근 76시간, 특근 연장 20시간, 잔업 65.5시간, 심야 96시간을 일하는 등 중노동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특근, 잔업, 심야노동을 해야만 생계가 빠듯하게 유지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연장포함 주 52시간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입니다.

비를라카본코리아(주)에서 사내하청노동자들이 맡고 있는 주요 업무는 포장 출하입니다. 미세 블랙카본 분진이 가득한 포장대에서 1회용 작업복 한 개로 일주일을 버티며 최저시급으로 밤낮없이 일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 지난 21일 시청 앞에서 노동자들은 비를라카본코리아에 임금인상과 근로조건개선을 요구했다.
▲ 지난 21일 시청 앞에서 노동자들은 비를라카본코리아에 임금인상과 근로조건개선을 요구했다.

지금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일손을 놓은 그 자리에는 그들보다 두 배는 임금이 높은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정규직 직원들과 원청이 고용한 대체인력들이 사내하청 노동자들보다 두 배는 높은 임금을 받고 제품 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생산량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일할 때보다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비를라카본코리아(주)는 이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비를라카본코리아(주)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외칩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근로조건 개선하라!"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2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최신순 추천순  욕설, 타인비방 등의 게시물은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비릴라 2023-03-08 11:02:27
저렇게 하청노동자 등꼴 빼 먹고 노동력 착취 임금 착취하니까.
여수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홍보하지.
ㅉㅉ 모르긴 몰라도 여수시하고 고용노동부가 뒤를 바주니까 대놓고 저런짓 하는걸꺼다.
비를라카본코리아 하청노동자 임금 착취한돈으로
여수시와 고용노동부는 소고기 묵긋네 좋긋다. 좋긋어
섬아줌마 2023-03-07 12:37:37
사내화청도 사람인데 원청하고 똑같이 대우 해주세요 ㅋ킅까지 투쟁해서 승리 하세요 ."투쟁"
망고 2023-03-07 12:30:49
아직도 70-80년대 수준으로 일하고 있는곳이 있군요..여수산단에도 탄광이 있나요? 정말 너무하네요..고생이 많으십니다 ..여수시민들도 함께하겠습니다.
꼭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왕언니 2023-03-07 12:26:52
이런 더러운 회사 같으니
김동지 2023-03-07 12:22:37
인도 사장님 지금이라도 우리 근로자들
제대로 일한만큼 급여 챙겨주시고
노예처럼 부리지 마세요
여기 인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