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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인력 3배 비용, 사내하청노동자...시급 2천원 올려주지 못하겠다"

총파업 48일,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 여수시청 앞에 모여
19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여수시와 지역정치권 적극 나서길"

  • 입력 2023.04.19 14:09
  • 수정 2023.04.19 15:40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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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해결 촉구 기자회견  ⓒ곽준호
▲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해결 촉구 기자회견 ⓒ곽준호

총파업 48일을 맞은 여수국가산단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여수시청 앞에 모였다.

19일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해결을 촉구하는 여수지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노총 최관식 여수시지부장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으며 월 100시간이 넘는 잔업과 특근으로 생계를 유지해왔고 일회용 작업복도 충분히 지급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지역사회에 많은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이에 여수지역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도록 촉구하기로 하였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 최관식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 최관식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최관식 지부장에 따르면 원청노동자의 30~40%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아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두달 가까이 스스로 일손을 놓고 매일 출퇴근 선전전과 시민들에게 사정을 호소하며 108배와 3보1배를 이어가고 있다.

최 지부장은 “(총파업)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노동자들은 생존권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면서 “원청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고 여수시와 지역정치권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체인력에게 3배의 비용을 들일지언정 사내하청노동자들에게 시급 2천원을 올려주지 못하겠다는 악덕기업을 그냥 두어서는 안됩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회사 때려치우면 될 거 아니냐'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이 악물고 모질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어깨를 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살만한 여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최 지부장은 “한 달 100시간 잔업특근을 해서 받는 300만원이 어떤 이들에게는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가계를 꾸려나가는 모든 것이다. 노동자들은 시키는대로 일하고 주는대로 받기를 거부하고 나선 길이다”라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여수환경련 정한수 공동의장도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최저시급이 올라가니까 도리어 노동자를 죽여서 이익을 남기는 회사가 비를라카본코리아이다. 상여금 200%를 이유로 기본급을 삭감해서 연봉을 줄이는 회사, 다른 사내하청보다 최대 40% 가까이 임금이 적고 10년차 노동자가 최저시급, 일당이 7만원 말이 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여수환경련 정한수 공동의장이 비를라카본코리아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 여수환경련 정한수 공동의장이 비를라카본코리아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해결 촉구 기자회견  ⓒ곽준호
▲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 총파업 투쟁 해결 촉구 기자회견 ⓒ곽준호

“한달에 100시간 이상 특근과 연장근무를 해야하는 회사, 노동자가 한달 꼬박 일하고 잔업까지 해야 300만원 안팎의 봉급을 받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회사, 노후기계도 고치지 않아 노동자가 시커먼 분진을 뒤집어쓰는 환경에 놓이는 회사가 비를라카본코리아이다.

근무시간도 일정하지 않아서 출근하라 하면 출근하고 퇴근하라 하면 퇴근하고 다시 출근하라 하면 공장으로 향한다. 비를라카본코리아는 노동자에게 예측가능한 근무시간이 약속돼야 한다. 여수시민은 인간답게 살고 싶어하는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

또한 정한수 공동의장은 비를라카본코리아 원청이 일당 7만원을 8만7200원으로 인상하고 삭감한 상여금을 복구, 노후설비를 교체해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 용납해서 안돼

여수시민협 이은미 상임대표는 "야만적 차별과 불합리가 경제 순위 10위권에 속하는 대한민국의 여수 산단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까만 분진 가루를 뒤집어쓰며 하루 최대 16시간, 한 달 최대 10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를 해도 10년차 노동자의 일당이 7만원도 되지 않는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특근, 잔업, 심야노동을 해야만 생계가 빠듯하게 유지된다.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은 단지 그들만의 투쟁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부분인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들, 그 양극화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투쟁이다."

이날 대책위는 비를라카본코리아 원청기업과 여수시 유관기업에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과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이 사내하청노동자 근로시간 위반과 불법대체인력투입 의혹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갈 것, 여수시가 악덕외국자본에 착취당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비정상 공장가동에 따른 대기 및 수질 환경오염 여부 조사 등 모든 행정조치를 취할 것, 마지막으로 여수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총파업 문제 해결에 나설 것 4가지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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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현 2023-04-20 09:26:52
사장이 인도사람이라 우리나라 노동자를 자기나라 노동자처럼 비천하게 생각하는가 보네요.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인도의 카스트 제도가 생각하게 하는군요.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회사는 없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