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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 충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관련 첫 유해발굴 실시

73년 전 희생자 50여 유해 매장 추정 … 희생자들 대부분 20~30대 농민

  • 입력 2023.04.11 14:05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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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발굴 현장
▲ 유해발굴 현장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가 ‘충주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대해 73년 만에 첫 유해발굴에 나선다.

이를 위한 첫 시작으로 1950년 7월경 충북 충주시 호암동 일대에서 사망한 민간인 희생자들 영령을 위로하고 유해발굴 사업의 안전을 기원하는 ‘충주 국민보도연맹 사건 유해발굴 개토제’를 11일 오후 2시 충주시 호암동 749-4번지(싸리재 2지점)에서 개최한다.

이 지역은 충주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돼 있던 예비검속자들로서 트럭에 실려 싸리고개로 이송, 사살된 곳으로서 추정유해는 50여 구이다. 전쟁 당시에는 계곡이었던 이곳에 보도연맹원들을 몰아넣고 사살한 곳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약 4천만원 예산으로 4월 내에 유해발굴을 완료할 계획으로 유해발굴은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이 진행한다.

이날 개토제에는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이후, 유해발굴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해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실효성 있는 유해발굴과 위원회 종료 이후, 유해발굴 사업이 지속되도록 법적・제도적 여건 마련을 위해 지난해 7월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근거로 전국 6개 지역 7개소를 선정해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충북 국민보도연맹 사건’(2009)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충주 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자들은 1950년 7월 4일부터 5일까지 6사단 7연대 헌병, 충주경찰서 소속 경찰에게 연행되거나 소집돼 충주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돼 있었고 이들은 1950년 7월 5일 충주군 호암동 ‘싸리고개’에서 사살됐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2008년 3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진실규명 대상자 1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관련 기관 자료와 언론 보도자료, 학계ㆍ시민사회단체 발간 참고 문헌, 한국전쟁 관련 문헌 등 여타의 공식, 비공식 기록물들을 중심으로 한 문헌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사건 신청인 조사와 생존 국민보도연맹원, 국민보도연맹 가입 관련 목격자, 가해 관련 주요 참고인 등 다방면의 조사를 진행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충주 국민보도연맹원 예비검속과 사살은 1950년 7월 3일~5일 사이 6사단 7연대 헌병에 의해 진행됐으며, 1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 당시 충주경찰서 사찰계 경찰이었던 참고인에 따르면, 전쟁 직후 헌병 10여 명이 후퇴하며 충주경찰서에 들어와 “보도연맹원들을 소집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당시 충주시 호암동 ‘싸리고개’ 앞 마을에서 나고 자란 당시 14세였던 참고인은 전쟁 직후 어느 날 오전에 트럭에서 50~60여 명 사람들이 내려 산으로 올라가는 광경을 집 마당에서 목격했는데, 트럭에서 내린 사람들은 포승줄로 묶여 있지 않았고, 일상복 차림이었으며, 이후 여러 명이 한 발씩 쏘는 총으로 난사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해 당시 조사에서 희생 장소를 확인시켜 줬다.

또한 당시 16세였던 또 다른 참고인은 진술에서 면사무소에서 국민보도연맹 가입자들에게 쌀 2되를 가지고 면사무소 앞으로 모이라고 했고, 다음 날 이들을 트럭에 태워 용산이라 불리는 곳(현 건국대 충주캠퍼스 근처)의 사과밭으로 끌고 가 사살했다고 증언했다.

희생자들의 유족과 많은 목격자들도 이번 유해발굴 현장에 미수습된 유해가 다수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인근의 건국대학교 충주캠퍼스 실습농장 건축 시 유해가 드러나 싸리고개 2지점에 매장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이번 유해발굴 지역은 충주지역 일대의 예비검속된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라며 “이번 유해발굴을 통해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국가가 국민희생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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