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수 봉두마을에서 15년째 갑이농장을 운영 중인 안순옥(67) 대표를 만났다. 안 대표는 소를 많이 키우다 보니 식당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때 소 500두를 사육하기도 했다.

농장 운영 45년... 한우 250두 사육

현재 소 사육두수는 250두다. 여수 신풍 애양원 근처와 소라면 마산마을 그리고 고흥 두 곳에서 한우 암소를 사육하고 있다. 농장 운영 45년째다.

자녀는 딸 넷, 아들 하나, 4녀 1남이다. 딸들의 이름이 하나같이 끝자가 숙이다. 하여 2호점을 숙이정육점·식당이라 이름 지었다.

지난 3월 15일 여수공항 근처 신풍초등학교 건너편에 숙이정육점·식당이라는 상호로 가게 문을 열었다. 3개월여 남짓 되었다. 알리지도 않았는데 어찌 알았는지 하나둘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숙이정육점·식당은 봉두 갑이농장의 옛 명성을 오롯이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봉두 갑이농장은 정육점만 직영하고 이른바 상차림비를 받고 운영하는 식당은 세를 내놓았다.

아무튼, 이곳 정육점에서 먹고픈 한우 부위를 선택해서 식당으로 이동한다. 참고로 이곳 정육점의 소고기는 50개월 미만의 한우다. 최근 잡은(도축) 소는 약 30개월짜리다. 소고기 육질이 정말 연한 품질 좋은 한우다.

이곳 숙이정육점 어머니가 운영하는 봉두의 갑이네 정육점에서 품질 좋은 한우를 가져오기 때문에 착한 값에 맛볼 수 있다.

여기서 파는 소고기는 다 맛있다고?

한우 맛있게 먹는 방법을 묻자 ”여기서 파는 소고기는 다 맛있다“고 한다. 이곳의 장점은 정육점 가격으로 소고기를 사서 먹는다는 것 그리고 한우 차돌박이를 한 접시 덤으로 더 준다는 것이다.

여수공항 근처인 신풍의 숙이정육점·식당 대표는 갑이농장을 운영 중인 남순옥씨의 딸 최선숙씨다.

소고기값을 살펴봤다. 한우 등심 한 근(600g)에 5만 원, 갈비살 600g 7만 원, 살치살 600g 9만 원. 놀라운 가격이다. 여기에 상차림비 1인 4천 원이면 우리 소 한우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

소를 키우는 것부터 유통까지 직접 챙기다 보니 소비자에게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여수에서 제일 저렴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한우 원뿔, 투 뿔, 등급과 무관하게 가격이 동일하다. 실은 이 집에서 판매하는 소고기는 50개월 미만의 한우이다 보니 등급 관계없이 다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게 특징이다. 최 대표는 ”투뿔 보다 어린 소가 맛있다“고 말한다.

진열하지 않고 손님이 보는 앞에서 소고기를 바로바로 썰어주는 시스템이다. 소 특수부위와 육회는 물론 돼지고기 삼겹살 등도 구입 이곳 식당에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여수 신풍초등학교 건너편에 자리 잡은 신풍 숙이정육점·식당은 소고기를 좋아하는 한우 소고기 마니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최근 자영업의 상황은 한 마디로 '신보릿고개‘다. 일반음식점이 5천여 개가 넘을 정도로 여수의 자영업 숫자는 증가 추세지만 그에 따른 경쟁력은 묘수가 없어 보인다. 또한, 원가의 급격한 상승과 경기 침체국면에서 소비심리마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희망을 주고 자생력 제고로 활로를 열어주는 특단의 시정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여수 봉두 갑이농장 어머니와 신풍 숙이식당 큰딸의 꿈은 우리 자영업자들에게 효율적인 영업방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