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국동항 파제제 내 불법 적치물들이 장기간 방치로 인해 뼈대만 남은 흉물이 되어 위험스럽게 바다에 떠 있다.
21일 파제제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거대한 기중기가 치우고 있는 가운데 불법 적치물인 바지선 위에 쌓아놓은 생활 쓰레기들이 가라앉아 해양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어민들은 바다에서 고기잡이와 양식업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일부 어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바다 환경은 아랑곳없다.
국동항 항로와 파제제 주변에 불법으로 들어선 뗏목과 바지선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이를 지탱하는 구조물이 파도에 출렁일 때면 썩은 목재와 스티로폼 부표는 미세먼지를 흩뿌리며 흉물처럼 둥둥 떠다닌다.
버려진 300톤에 달하는 거대한 폐여객선과 파제제 사이에 갇혀 죽은 어류들의 널브러진 사체에서는 악취가 진동한다.
그 주변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무허가 시설인 바지선과 뗏목 수십 척도 쓰레기로 뒤덮여있다.
어민들과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다.
남이 보지 않는다고 멋대로 버린 이들의 비양심적인 행태도 문제지만, 그동안 모르쇠로 방치한 여수시의 관리 소홀 또한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방파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가 썩어가고 있다. 바다 생태계에 치명적인 폐그물과 폐어구 기름통 등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정한수 공동의장은 “방파제(파제제) 옆 안쪽에 있는 바지선들이 거의 노후 돼서 주저앉아 있습니다.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이건 대단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방파제 위에 있는 쓰레기 폐기물도 문제지만 안쪽에 있는 바지선 폐기물도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특히 여기에 고기가 걸려서 배를 드러내고 죽어있는데 불법 적치물을 시급하게 치워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A씨 역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지선이 썩어 내려앉아서 바다를 오염시키고 숭어 떼도 거기에 걸려서 죽어 악취도 나고 이런 게 미항 여수인 국동항을 완전히 황폐화시키는 요인”이라며 “하루빨리 여수시에서 바지선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자신을 ‘바다사자’라 밝힌 한 네티즌은 “파제제 앞 해상에 불법 설치된 바지와 시설물은 선박통행에 위험”하다며 “여수시 수산당국은 조속히 철거해주세요”라는 댓글을 <여수넷통뉴스> 홈페이지에 남겼다.
이와 관련 여수시는 “장기방치 선박 및 파제제 불법 적치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6월 초에 완료, 장기 접안 추정 선박 97척․ 어선등록증 미부착 선박 87척 등 총 514척의 선박 및 불법 적치물은 60여 점, 약 100톤을 파악”했다며 이어 “침몰위험 선박에 대해서는 제거 공고를 통해 오는 8월 중으로 처리하고, 미처리된 선박은 2024년 본예산에 사업비를 확보해 순차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