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단체가 광주 5.18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18일 오후 1시 웅천 친수공원에서는 광주항쟁 사진전과 5월 주먹밥만들기, 통일연날리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돼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서희종 사무국장은 “5.18민중항쟁은 한국사회에서 이후 지속 전개된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되었고 87년 6월 항쟁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했다.
“5.18민중항쟁은 1995년 5.18특별법으로 제정되었고 전직 대통령을 전두환, 노태우 등 92명이 내란 및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처벌받기까지 전 국민의 염원이 모여 5.18 정신계승으로 이어졌다 5.18민중항쟁부터 1987년 6월항쟁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보인 저항과 참여, 연대의식은 오늘날 세계 곳곳에 중요한 민주화운동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1년 5월 민중항쟁 자료들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국 민주주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는 면에서 광주와 대한민국 민중은 5.18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그 정신을 민주.인권.평화.통일 등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과제로 확장시키고 있다.”
1980년 5월, 유인물 부치다 연행돼... 1년 넘게 감옥살이
5.18부상자회 여수지회 정종옥 지회장도 웅천을 방문했다. 그는 1960년생으로 80년 당시 스물 한 살이었다.
광주광역시 산수오거리에서 시위를 하다 여수로 도망쳐내려왔다는 그는 “그때만 해도 광주에서 시외버스가 오갈 수 있었다. 여수로 내려와 우체국에서 유인물을 부치다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에 연행됐다”고 회상했다.
“그때는 계엄 하였기 때문에 경찰에 연행되어 보호실에서 43일을 보냈다. 나 외에도 구속된 사람이 많아서 조서를 작성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5년 구형을 받았으나 최종적으로 10개월형을 받았고 형기에 포함되지 않은 기간까지 총 1년19일을 감옥살이 하였다. 이후에도 여수경찰이 미행을 했고 간신히 직장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모습을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난다. 더 늦기 전에 5.18 유공자를 국가유공자로 대우해야 한다. 그 당시 민주화운동을 했던 많은 분들이 전과기록이 남고 몸이 다쳐 후에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못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신월동에서 온 50대 김 씨는 “1980년 당시에는 경기도에 살고 있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사진전을 보니 당시 현실이 리얼하게 담겨 있는 것 같다. 5.18항쟁은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의 시초다”라고 말했다.
신월초등학교 5학년 박은샘 양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광주 시민들이 공정한 선거를 요구했는데 무자비하게 학살한 일”이라고 답했다. 함께 온 김하윤, 임예린 양은 “학교 수업시간에 5.18을 배운 적은 없고 영상을 본 적 있다”고 덧붙였다.
너무 당연해서 그 의미를 잊은 '민주주의'...의미 있는 자리 마련돼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정하영 씨는 주말을 맞아 고향 여수로 내려왔다. 정 씨는 “5.18 기념식은 광주에서 한정적으로 열린다고 생각했는데 여수에서도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1980년 당시 광주에 계셨기 때문에 불에 탄 방송사라든가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지금 젊은 세대는 민주주의를 너무 당연하게 여겨 그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 올바른 역사교육으로 앞으로 국가가 성장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부영여자고등학교 1학년 전영서, 왕빈 양은 “예전에 광주 망월동묘역에도 다녀온 적 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신군부에 대항하다 죽음을 맞은 사람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2학기부터 학교에서 현대사 수업을 듣는데 더 관심을 갖고 배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여수시민협 이은미 상임대표는 고 김남주 시인의 시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를 낭송했다.
“오월은 바람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오지도 않았고/ 오월은 풀잎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눕지도 않았다/ 오월은 일어섰다 파괴된 인간이 내지르는 최후의 절규와 함께/ 그것은 총칼의 숲에 뛰어든 자유의 육탄이었다/ 서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자격도 없다/ 적어도 적어도 1980년 오월의 거리에는”
이날 행사를 준비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서희종 사무처장은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주셔서 뿌듯하다”며 “지금 한국 민주주의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과거에 그래왔듯이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