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장어의 계절 여름이다. 장어 중 가장 담백하고 깔끔한 맛은 아마도 갯장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수에서 하모 또는 참장어로 불리는 갯장어는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고 맛이 좋아 여수를 찾는 미식가들로부터 인기다.
19일 찾아간 곳은 여수 국동항 근처의 갯장어 전문점 금비늘이다. 최근 이사 후 가게를 새롭게 단장해 오션뷰에 실내가 쾌적한 게 장점이다.
정약전 자산어보, 보신탕 개와 바다 갯장어를 동일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입은 돼지같이 길고 이빨은 개(犬)처럼 고르지 못하다'며 갯장어를 '견아려'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이는 육지에 사는 보신탕 개와 바다의 갯장어를 동일시하는 데서 연유했다고 한다.
지난 2월 '개 식용 금지법'의 공포로 인해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거나 도살, 유통, 판매하는 행위 등이 모두 금지됐다. 2027년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요즘 인기 절정인 흑염소와 더불어 갯장어 역시 보신 음식으로 몸값이 치솟지 않을까 싶다.
먼저 바다의 순수한 맛을 머금은 갯장어 회다. 촘촘히 칼집을 넣어 적절하게 수분을 제거한 갯장어 회는 식감이 부드럽고 순수해 회를 처음 접한 이들도 거부감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갯장어 회는 양파에 쌈하면 양파의 상큼하고 아삭한 맛이 더해져 최고의 별미가 된다. 취향에 따라 청양초와 마늘을 얹어 고추냉이에 먹으면 맛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술맛이 절로 나는 최고의 안줏감이다.
갯장어 데침회, 뜨거운 육수에서 3초간 살랑살랑
갯장어 데침회도 좋다. 일명 샤브샤브라 불리는 데침회는 뜨거운 육수에서 3초간 살랑살랑 흔들어 데쳐 먹는다. 이때 팽이버섯과 부추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갯장어 데침회는 뜨거운 육수에 팽이버섯과 부추를 넣고 그 위에 손질된 갯장어 회를 살짝 얹는다. 이때 갯장어의 껍질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하면 뜨거운 열기에 오므라들면서 팽이버섯과 부추를 살포시 감싼다.
갯장어 데침회의 맛있는 포인트는 일반적으로 갯장어를 3~5초간 데치는데 갯장어가 약간 붉은 빛을 띠고 있을 때가 가장 식감이 좋다.
갯장어 회와 데침회는 여름철에 빼놓을 수 없는 여수의 별미 중 별미다. 여수에서 올여름에 꼭 한 번쯤 맛볼 일이다. 여수 밤바다 구경도 하고 맛있는 여수의 제철 먹거리도 즐겨보자. 여수에서 보낸 올여름이 여행자의 머릿속에 맛있는 추억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