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바로알기여수시민모임(대표 박성태. 아래 ‘시민모임’)에서 마련한 주철희 박사 초청 현대사 강의가 28일 5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현대사연구자 주철희 박사(전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여순연구센터장)는 지난 달 31일부터 9월 28일까지 한 달 간 매주 목요일(오후 7시~ 9시) 두 시간씩 여수시 중앙동 해안통갤러리(관장 이혜란)에서 5회의 현대사 강좌를 마쳤다.
‘여순사건 바로 알기’ 주제의 이번 현대사 강좌에서는 피아니스트 이혜란 관장의 여순사건 희생자 넋을 기리는 연주를 시작으로 매번 강의가 진행됐다.
이번 강좌는 여순사건 70주년 맞는 내년을 잘 준비하자는 뜻이 크다. 현대사에서 ‘여순사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의미있는 70주년 행사를 준비해 보자는 취지다. 강의를 맡은 주철희 박사는 ‘항쟁이냐 반란이냐’같은 명확한 성격규정에 중점을 두고 강의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이번 강좌를 계기로 지역민들이 ‘여순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자하는 정확한 역사의식 제고에 기여하고, 또한 지지부진한 특별법 제정 등 후속작업도 채근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주 박사는 제 1강 ‘역사를 보는 눈’에서부터 여수 시민들은 어떻게 이 사건을 바라보고 인식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성격규정을 할 것인가? 화두를 던지며, 농학농민항쟁이 불과 몇 십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난'으로 불렸던 점, 제주 4.3, 광주 5.18 또한 한때는 ‘사태’로 불리다 지금은 '항쟁'으로 부르고 있음을 언급했다.
주 박사는 역사의 ‘주인공’을 보면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1948년 10월 당시에 동포의 학살을 거부하고 봉기를 일으킨 14연대 군인이 한 축이고, 군인들의 움직임에 동조하고 합세한 여수와 순천의 시민들이 한 축이다. 1차 사료에 의한 정확한 시각으로 해석하게 되면 ‘여순항쟁’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군인들은 국가의 부당한 제주도 출병명령에 항거했고, 여기에 시민들이 동조했기 때문이다”
시민모임은 마지막 강의 이후 ‘여수사건 정명식’을 갖고, 이제는 전혀 성격규정이 되지 못한 애매모호한 명칭인 ‘여순사건’이 아니라 ‘여순항쟁’이라고 선언했다.
지금까지의 강의를 들어온 박동화씨는 “강의를 듣고 여순사건은 항쟁이라는 걸 인식하게 됐다”며 역사를 바로 찾아가자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매번 익산에서 열차를 타고 오면서 강의를 들어온 소설가 정숙인씨는 “고향이 여수이고, 여순사건을 배경으로 소설도 썼지만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싶어서 강의를 들었다. 우리 여수 현대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새롭게 알았다”고 말했다. 정숙인 소설가는 여순사건을 배경으로하는 <백팩>을 써서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바 있다.
컬쳐큐브 박치호 대표도 “화가로서 여순사건을 제대로 접근해 보려는 차원에서 지난해 주박사의 여순사건 68주년 강좌에 이어 이번까지 듣고, 그간 오해와 왜곡이 있어왔던 역사를 바로 알게 되었고, 여순행쟁의 모티브를 끄집어 내서 전시기획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70주년을 준비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강좌를 기획한 박성태 대표는 “9일 여순항쟁 현장 답사를 실시해 이번 강좌를 실질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70주년을 잘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히면서 “지역의 여러 단체와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70주년 행사를 알차게 준비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