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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으로 정정해서 역사를 바로 잡아야

주철희 박사 ‘현대사 바로 알기’ 강좌서 주장

  • 입력 2017.09.01 14:50
  • 수정 2017.09.23 05:54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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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여수 해안통 갤러리에서  현대사 바로알기 강좌에 나선 주철희 박사

1945년 해방 후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정점을 남긴 여·순 사건을 제대로 바라보고자 마련된 현대사 첫 번째 강좌가 지난달 31일 여수 해안통 갤러리(관장 이혜란)서 열렸다.

이날 강좌는 전 순천대학교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여순연구센터장을 역임한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가 강사로 나섰다. 

지금도 꺼내기 힘든 상처와 아픔, 여전한 구조적인 사회 인식 때문에 진실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이 더딘 여·순 사건을 더듬어 보면서 왜? 라는 질문을 던져 역사를 꿰뚫어 보는 자리로 만들어 졌다.

20 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이날 강좌에는 주철현 여수시장의 부인 김미리 여사와 권세도 조선대학교 법대 초빙교수, 여수 출신으로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에서 소설 ‘백팩’ 으로 등단한 정숙인 작가, 여수에서 시인으로 활동하는 정수미 시인, 업싸이클링 작가 찰리, 여수 예술인 촌장 박동화, 미술작가 박치호, 사진작가 박성태를 비롯한 지역의 언론인들이 함께 했다.

이날 첫 강좌의 무대는 피아니스트로도 알려진 해안통 갤러리 이혜란 관장이 여순사건 희생자 넋을 기리고자 베토벤의 ‘비창'을 연주 하면서 시작됐다.

강사로 나선 주철희 박사는 이번 강좌에서 자신의 주요 저서인 ‘불량 국민들 - 여순사건 왜곡된 19가지 시선’과 최근 출간을 앞둔 ‘동포의 학살을 거부 한다’를 주교재로 삼았다.

주 박사는 "역사는 해석이지 팩트가 아니다" 고 주장 하면서 농학농민항쟁과 1862년에 일어났던 임술 농민 봉기 또한 불과 몇 십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난'으로 불렸던 점을 예로 들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제주 4.3, 광주 5.18 또한 한때는 사태로 불리다 지금은 '항쟁'으로 부르고 있음을 언급했다.

1948년 10월 19일에 일어난 여·순은 왜 70 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란'으로 취급받고 지역민들은 '반란자들의 후손'이라는 멍에를 씌어 놓은 현실을 지적 한 것.

주철희 박사는 이러한 현실은 역사를 소수 권력자들의 정통성을 확보 하고자 임의대로 판단해 기록 해 온 결과 다고 규정했다.

또 여·순 사건은 발단일은 기록 돼 있지만 언제 종결 됐는지 기록조차 남겨져 있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반면 제주 4.3 항쟁은 1947년 3월 1일 발단해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禁足)지역이 전면 개방 되면서 종결 됐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고 강조 했다.

결국 그 기록이 1980년대 이후 4·3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각계의 노력으로 이어져 2000년 1월에 「4·3특별법」(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이 공포되고, 이에 따라 8월 28일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설치되어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 됐고, 그 결과 2003년 10월 정부의 진상보고서(『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되고,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있었다고 강조 했다.

이에 반해 여·순 사건의 경우 1948년 10월 19일 발단일 만 있을 뿐 종결 됐다는 기록이 없다는 점을 들면서 "지리산과 백운산의 입산 금지가 해제된 1955년 4월 1일이 사실상 여·순 사건의 종결점으로 봐야 할 것이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처럼 정확한 기록의 토대로 제주는 반란 지역이라는 굴레를 벗으면서 제주 4.3 항쟁으로 남아 봉기를 일으켰던 제주 민중들의 명예를 회복 할 수 있었지만 여·순은 여전히 반란의 지역으로 치부되고 있다 면서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 했다.

한편 주철희 박사의 두 번 째 강좌는 오는 7일 오후 7시 해안통갤러리에서 '항쟁과 반란의 시각' 이라는 주제로 시민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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