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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수역사달력 '오늘여수' 펴낸 한창진씨

여수자료 망라해 날짜별로 여수역사 기록

  • 입력 2017.12.26 06:28
  • 수정 2017.12.26 11:57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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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하루하루 여수의 역사를 달력에 적어

‘여수여천발전사’ 등 지역 자료집, 연표 등 망라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

1971년도에 여수에서도 ‘세월호’ 사건 발생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생각하며 편집

해마다 업그레이드... 또 다른 여수 역사

한창진씨 달력 발간 100부 재능기부

달력출간 기념 이벤트에서 판매기금 모금

인문학도 청년 일자리 마중물로 사용할 예정

여수역사달력은 12개월 매일 날짜 아래 과거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적어두었다.
365일의 여수역사가 표기된 2018년 달력이 나왔다. 똑소리닷컴 한창진씨가 여수역사자료를 망라해 달력 [오늘여수]를 펴낸 것. 특히 달력발행 기념식을 특별하게 기획하고 있다. 이색 달력을 펴낸 데 이어 이색 출간 기념식을 준비중인 한창진씨를 오병종 편집국장이 시민감동연구소에서 만났다.
2018년 여수역사달력 겉장. '오늘여수' 제목이 보인다.

- 1년 365일 날짜마다 여수의 1일 역사를 달력에 기록했다. 어떤 자료를 주로 봤나?

“고인이 되신 김계유 선생님이 쓰신 ‘여수여천발전사’는 과거의 여수 연표를 정리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1980년대 이전의 여수 역사가 잘 정리된 내용이어서 참조를 했고, 그간 여수를 다룬 책자와 신문, 뉴스 검색을 통해 찾아냈다. 학교와 관련된 것은 ‘여수학교연혁총람’, 여수산단 환경 안전 사고는 여수시 발행 ‘여수산단사고 사례집’, ‘사진으로 본 여수발전사’라는 사진 자료집도 참고했다”

- 망라하면 기록들이 넘칠텐데, 정리하면서 어떤 점을 염두에 뒀나?

“취사선택하다 보면 다분히 편찬자의 주관적 입장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지역에서 보면 뻔뻔스럽게도 어떤 일을 저질러 놓고도 마치 없었던 것처럼 행세하는 경우를 본다. 망각 때문이다. 과거를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것은 기록을 중시하지 않은 탓도 있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라 하지 않나? 매일매일 해당날짜에 적힌 역사달력을 보게 됨으로써 과거에 일어난 일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또 역사는 반복되기도 한다. 다시는 안 좋은 일들을 반복되지 않게 하는 예방적인 의미도 있을 것이다."

- 역사 달력 작성하면서 느끼신 게 많았으리라고 본다. 안타까운 기록도 있었을텐데 어떤 일을 들 수 있나?

“ 1971년 1월 7일 개도 - 여수 간을 운행하던 ‘질자호’가 장군도 앞에서 침몰한 사건이다. 그 때 32명이 사망했다. 당시 여수 ‘세월호’였다고 본다. 중앙동 부두에서 뻔히 보이는데도 그 많은 사람들이 익사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은 사건이다. 세월호 사고에서 보았듯이 사람이 빠지는 것을 보면서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을 해양도시는 오래 기억해야 할 것이고, 그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안전’이 강조되었으면 한다.

 2018년 12월 여수역사달력

- 또 후손으로서 자랑스런 역사도 있었을텐데?

“지금도 여수에서 신문을 발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1945년 10월 20일 <대중보>를 창간하였고, 이를 다시 1948년 1월 1일 <여수일보>로 제호를 바꿔 발행했다. 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이고 어수선한 시기인데도 우리 지역에서는 언론사를 세워서 시민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이런 전통을 이어 지금과 같은 시대에 언론다운 언론이 바로 서서 우리 지역을 바로 세우는 데 기여하고, 시민 여론을 제대로 전달해주는 언론사의 존재를 바라게 만든다.

- 발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오래 전부터 기획해 둔 거여서 자료는 차근차근 모아 왔었다. 올 하반기에 자료 정리를 집중하면서 눈에 핏줄이 서고 깨알같이 작은 자료를 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보기는 쉬워도 날짜 하나하나 찾아서 넣기가 힘들었다.

- 어려움 뒤에는 굵직한 매듭을 지은 보람도 있었으리라고 본다.

“ 작성하면서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생각했다. 이순신 장군이 오늘날 존경받는 역사인물로 우뚝 선 데는 ‘난중일기’ 몫도 컸다고 본다. 우리 지역에서도 기록을 잘 해두면 보배가 되고, 늘 ‘누군가가 우리의 역사를, 오늘 일들을 기록하고 있구나!’ 이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앞으로 해마다 업그레이드 될 것 같나?

“그렇다. 1년 동안 역사달력을 활용하고, 또 시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아서 보완하고 수정하여 2019년에 발행하면 더 나아질 것이다. 앞으로 매년 진화된다. 특히 역사달력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참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 가능하다면 매년 새로운 스타일의 여수연감을 ‘시민감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기록이 여수의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12월 27일 여수역사달력에 적힌 내용. 호남화력 화재가 난 기록이 적혀 있다.

- 달력 출간기념식을 특이하게 준비한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에서 봤다. 어떤 내용인가?

“출판 기념회라고 해야 하나? ‘여수역사달력’ 발행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27일(수) 오후 6시 예울마루 7층 전시장에서 갖는다. 이번 달력은 100부만 발간할 예정이다. 저는 재능기부를 하고 발간기념식에 오신 100분에게 나눠 드릴거다. 달력을 받으신 분들이 저마다 십시일반 달력 값을 성의껏 내면 이 기금을 마중물로 인문학 관련 전공자들의 청년 일자리 제공에 사용할 예정이다. 여수는 이공계 대학 취업기회는 어느 정도 주어지지만, 인문학 계열 출신자들의 일자리는 막연하다. 그래서 인문학도 청년 일자리 마중물로 쓸 계획이다.

- 인문학 일자리?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 우리 여수는 여수산단, 섬, 관광, 해양 환경, 이충무공 유적지, 의승수군 등 소재가 무궁무진한 인문학적 토대가 있다. 젊은이들을 각기 원하는 분야에 배치하면 르뽀 작가 형태로 현장을 취재해서 여수의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내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여수의 스토리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사진하는 친구들도 협업을 이루고 함께 하면 뭔가 나오지 않겠나? 이런 걸 지원하는데 그 기금을 사용하려고 한다. ‘인문학 청년 일자리’라고나 할까? 우리 지역의 새로운 콘텐츠를 추구할 거다. 인문학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 추구는 청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리라 본다.

이 일의 가능성을 작게나마 제시하려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 여수시나 전남도에서, 또 중앙정부에서도 그런 기획에 나서리라고 본다.

또 여수역사달력 발간 기념식장에서는 여수에서 성공한 청년 사업가가 직접 나와서 ‘여수에서는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의 주제로 의견을 제안하는 자리도 갖는다. 우리 지역에서 인문학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 추구, 그리고 청년 동기부여, 이런 게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창진씨가 2018년도 여수역사달력 [오늘여수]를 펼쳐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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