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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아 물렀거라!" 잊혀져 가는 정월대보름

여수 용수마을 청년회, 정월대보름 앞두고 다채로운 전통 민속놀이 행사 열어

  • 입력 2019.02.18 16:27
  • 수정 2019.02.19 08:17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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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은 협화여! 아, 협화없이 그게 되간디. 그래서 굿은 그저 농군 마음처럼 넉넉하고 푸진것이제”

'협화'는 서로 잘 어울려 화합한다는 의미로 영어로 하모니를 뜻한다. ‘쥔쥔문여소’ 합창소리와 함께 마을굿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정월대보름에만 들을  수 있는 우리의 옛소리가 정겹다.

놀이패 벅수골 풍악패의 ‘쥔쥔문여소’ 행사 모습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점점 잊혀가는 마을 굿찾기 대보름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후 전남 여수 둔덕동 용수마을 앞 들판에서 '제23회 놀이패 벅수골 대보름굿인 용수마을 정월대보름 전통 민속놀이' 행사가 열렸다. 이번이 10회째다.

"액운아 물렀거라!"....마당굿 명맥 이어가는 용수마을

달집에 다양한 저마다의 소원이 적혔다
액운을 날려버리는 달집태우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에서 액운을 날려버리는 달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에서 국운의 융성과 마을의 안영을 기원하는 달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여수시가 주최하고 놀이패 벅수골과 용수마을 청년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지신밟기인 마을샘굿을 비롯 연날리기, 쥐불놀이, 제기차기, 새해소원문쓰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 행사가 열렸다.

특히 2부 행사에서 농악과 함께 풍등날리기에 이어 달집태우기가 절정을 이뤘다. 이날 2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전통놀이에 푹 빠졌다.

용수마을굿은 마을사람들이 모여 뜻과 힘을 모으는 마을 전체의 화합놀이다. 이곳은 지금까지 농사를 지으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굿은 마을 전체의 화합을 이뤄내는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당산제와 마당 밟기, 대보름판굿은 온갖 잡신과 액운을 몰아내고 마을의 풍요와 화합을 일구어내는 마을축제다.

점점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놀이 정월대보름 행사인 마당굿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격이다.
 

놀이패 벅수골과 용수마을 청년회가 주관한 마을굿찾기 대보름 행사 모습
놀이패 벅수골과 용수마을 청년회가 주관한 마을굿찾기 대보름 행사 모습

이곳 마을 주민에 따르면 “정월 초사흘 전에는 굿소리를 내지 않다가 나흘 이후 마당밟기를 시작하는 마을굿을 한다”. 그는 “마을굿은 아침을 먹고 난후 나발을 세 번 불면 (농악패)치배들은 복색과 풍물을 갖추고 모여든다. 치배가 다모이면 어름굿을 맞춘 후 가굿을 치며 굿을 이어간다”라고 전했다.

호랑산을 등지고 있는 둔덕동은 1914년 일제의 행정개편으로 여수읍내에서 십리가 된다고 해서 왕십리로 불렸다. 이후 1953년 둔덕동으로 개칭됐다. 이곳 문치마을 뒤 개암산 정상에 위치한 개암산성은 임진왜란 전 왜구의 잦은 침략으로 피난민이 쌓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전망이 화려하다.

행사에 참석한 마을 주민 최성준씨는 어떤 소원을 빌었냐는 질문에 “이 땅 우리 민족의 소원인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기원했다”면서 “특히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마을 공동체의 발전과 함께 우리 가정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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