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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을 놔두고 허허벌판에 또 ‘섬박람회장’을

박람회는 박람회로 풀어야...박람회장 추가 건설은 또 다른 ‘삽질’
섬박람회장을 '진모','상포'지구에 1회용 건립은 오해 소지
기존 박람회장을 활용한 연중 박람회 도시 ‘하노버’를 배워야
추가보고회 등 더 심도있는 논의과정 거쳐서 재고하기를

  • 입력 2020.03.27 10:53
  • 수정 2021.06.30 09:04
  • 기자명 한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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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여수세계섬박람회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2차 중간보고회’ 광경

여수시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또 한 차례 도약을 위해 야심찬 2026년 ‘세계섬박람회’를 추진 중이다.

그런데 세계섬박람회 주 행사장이 돌산 진모지구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 10일 열린 ‘여수세계섬박람회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2차 중간보고회’ 자리에서 나왔다.

왜, 여수에는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기존박람회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허벌판 진모지구에 일회성 박람회장을 추가로 조성하려는지 의문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당초 개최장소로 검토된 여수세계박람회장이 시설물 임대상황과 사후활용 계획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고 부지 사용료 등을 고려할 때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고려사항을 상세히 뜯어보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많은 시민들은 지역 최대 현안으로 '박람회장 사후 활용 문제'를 꼽는다. 박람회장이 활성화되어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계박람회장은 해양박람회를 개최한 곳이므로 '세계섬박람회'와 연관성이 매우 높다.

부 행사장인 거점 섬들을 배로 연결할 수 있도록 부두 접안 시설과 국제여객선터미널까지 갖춰졌다. 특히 전 세계에서 820만 3,956명이 다녀간 명소이다. 따로 장소를 홍보할 필요가 없다.

돌산 진모지구에 주제관을 비롯한 섬생태관, 섬문화관, 섬미래관, 국제관 등 조성된다는 조감도 일부. 바로 우측이 상포매립지다.

보고된 기본계획안에는 주행사장인 돌산 진모지구에 주제관을 비롯한 섬생태관, 섬문화관, 섬미래관, 국제관 등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세계박람회장에는 당시 활용하였던 '주제관'과 '국제관' 등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대형 행사를 개최하는데 필수 조건인 주차장이 지하와 노상에 갖춰져 있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수단도 이용하기 좋고 또 걸어서 접근하기도 좋다. 인근에 오동도, 아쿠아리움, 해상케이블카, 레일바이크 등 관광 시설도 연계되어 있다.

박람회장의 가장 훌륭한 사후 활용은 박람회가 끊임없이 열려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독일 하노버이다. 2000년에 등록박람회를 개최한 하노버시는 인구 50만의 도시로 1년에 열리는 50여 개의 박람회로 먹고 산다.

하노버는 1947년부터 시작한 '하노버 산업박람회'와 1986년부터 시작한 '국제정보통신박람회'를 개최하면서 하노버는 '전시 박람회의 도시'가 되었다. 세계 10대 전시회 가운데 산업박람회를 포함 5개의 국제무역박람회가 하노버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2019 하노버 메세 광경. 4월 예정인 2020 하노버 메세는 코로나19로 연기됐다.

하노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전시장을 포함 26개의 전시장, 5개의 파빌리온, 46만3,285㎡의 전시 공간, 5만8천㎡의 오픈 스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하노버에서 전시회가 열리면 대개 4천 개 ~ 1만개 업체와 1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 전시장으로 바뀔 정도라고 한다.

여수세계박람회장도 독일 하노버처럼 그렇게 할 수 없을까? 여수도 도로, 철도, 항공, 신북항 등 교통 인프라를 갖췄고, 여수밤바다로 알려진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명승지가 되었다.

경도에 들어설 6성급 호텔을 비롯한 고급 호텔, 비지니스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충분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진모지구에 새롭게 주행사장을 만들 것이 아니라 널리 알려진 세계박람회장을 주 무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박람회는 박람회로 풀어야 한다"

혹시 골치 아픈 땅 진모지구 때문인가. 그 곁에는 더 골치 아픈 상포택지도 있다. 골치 아픈 문제들을 묻어버리려는 ‘다른 뜻’ 때문이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

진모지구에 영화세트장이, 거기다 섬박람회장을 또 추가하면서 문제점들도 묻어버리고 기반시설을 슬그머니 얹어 시민들의 눈을 속이려고 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아직 정돈이 덜된 땅에 1회용 영화세트장까지는 이해한다손치더라도 허허벌판에 또 다시 대규모 1회용 섬박람회장 가설은 그런 의심을 사기 좋도록 구실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거기다 중간보고에서 논의된 “주행사장인 돌산 진모지구에 주제관을 비롯한 섬생태관, 섬문화관, 섬미래관, 국제관 등 조성” 그 자체가 1회용 건물이니 낭비요인은 또 얼나마 큰가?

앞으로 여수시가 추가 용역보고회, 시의회 설명회,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박람회 기본계획 점검할 때 이런 내용들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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