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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륙교 놓아도 자가용 없으면 여전히 멀어

연륙.연도교 열결돼도 자가용 없는 섬 어르신에겐 '그림의 떡'
연륙교에도 여수 시내와 거리감 여전, 복지서비스 종료는 시기상조

  • 입력 2020.04.10 12:56
  • 수정 2020.04.14 14:21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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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화양 연륙교가 놓여진 섬

지난 3월 여수 화양면과 고흥 간 연륙교가 개통됐다.

다리가 놓인 후 섬어르신들의 생활은 얼마나 편리해졌을까. 9일 여수섬복지 관계자들(여수시민복지포럼 임채욱이사장과 담당자)이 연륙교로 이어진 조발도와 둔병도, 적금도를 연이어 방문했다.

맨 먼저 조발도를 찾았다. 다리가 연결된 그날부터 여객선 대신 하루 4번 여수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여수섬복지 담당자가 “이제 시내 나가기가 참 편해져서 좋겠네요”라고 말하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임채욱 이사장(왼쪽) 이 섬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어르신은 "참 불편하요 버스질(길)도 잘 모르고 버스머리(정류장)까지 걸어가기도 힘드요"라고 하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버스환승도 어렵고 아직까지 버스가 마을 안까지 들어오지 않으니까 1km 넘게 걸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다리가 나져도(놓아져도) 변한 것의 뭐 있다요 똑같재. 묵고 사는 것은 마찬가지여"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둔병도를 찾았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자 먼발치에 서 계시는 노인회장님이 보였다. 어르신은 10년 전에 만난 여수섬복지 담당자 이름을 기억하고는 매우 반갑게 불러 주었다.

10년 전의 추억을 나누다가 노인회장님이 "우리 금호미쓰이(화학)에서 8년 동안 동네 어르신들에게 좋은 일들은 너무 많이 해서 정이 들었는데 다리가 연결되니 작년 말까지로 (복지활동을)마쳤다요" 라고 하시며 서운함을 표했다.

연륙교가 놓였지만 자가용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체감상 변화가 없다

연륙교가 연결되지 않은 다른 섬에 섬복지활동의 일환인 '1사 1촌 운동'을 가기 위해 조발도 활동이 종료된 것이다. '1사 1촌 운동'은 1개 섬이나 마을을 1개 회사 혹은 기관이 자매결연, 봉사활동을 통해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나눔활동을 전개하는 공동체운동이다.

그러면서 어르신은 "(섬복지활동이 끝났으니)이제 자네들이 (복지활동하러)들어오게나"라며 찾아온 섬복지 담당자의 두 손을 덥석 잡았다.

한편 여수시민복지포럼에서는 연륙교가 연결되어 아무런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남면 화태도 섬복지활동도 실시 중이다. 다리가 놓여도 섬은 섬이었다. 연륙교와 복지서비스도 동시에 연결되지 않았다.

담당자는 “고흥-화양간 연륙교가 개통되면서 또 다른 섬복지사각지대가 발생될 것이 예견되니 앞으로 여수섬복지가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지 고민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곁에 서 계시던 마을 이장님은 “우리도 육지처럼 가까운 곳에 복지센터가 있어 기본적인 복지서비스를 어르신들에게 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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