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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포 수중에서,“6.25 침몰선박 추정되는 잔해물 발견”

해양환경인명구조단의 3년간 지속적인 수중탐사 ‘결실’
당시의 선박인 대형 목선 엔진으로 추정되는 잔해물 발견 쾌거~
그 동안 증언자들의 침몰 위치와는 다른 곳에서 발견돼
한국방송(KBS)에서 집중취재, 70주년 당일 8월 3일 보도 예정
정확한지 여부는 잔해물을 인양해서 확인하는 절차 필요
이를 계기로 70년 전의 '이야포 미군폭격 진실'은 밝혀져야

  • 입력 2020.07.30 06:32
  • 수정 2020.07.30 14:56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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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이야포 수중탐사를 위해 입수하는 박근호,김남중,박정우,심명남 대원들

29일 이야포 해변 수중에서 6.25 당시의 대형목선 엔진으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돼 화제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대장 박근호)는 지난 3년간 본지와 <여수뉴스타임즈>와 공동으로 이야포 수중 탐사를 실시해 왔다.

당시 미군기 폭격으로 침몰 수장된 피난선의 잔해나 희생자 유류품 등을 발견하기 위한 탐사를 실시해 온 것.

지난 26일 사전답사차 인근 해녀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동안 탐사해 오던 해변 오른편이 아닌 이야포 해변 중앙 근처의 수중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잔해물을 발견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29일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는 탐사대를 꾸리고 수중 카메라 장비를 보완해 집중탐사에 나섰다. 수중탐사팀은 박근호 대장 외에 박정우, 김남중, 심명남 대원이 합류했다. 또한 이날 탐사에는 KBS와 본지가 동행취재를 했다.

6.25 당시 미군기 폭격으로 침몰 수장된 피난선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6.25 당시 미군기 폭격으로 침몰 수장된 피난선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수중촬영을 마친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 박근호 대장은 “그동안 3년간 지속적으로 증언자 어르신들이 지적한 곳에서는 성과가 없었는데, 얼마전 동네 해녀분들 얘기를 듣고 장소를 옮겨서 탐색을 한 결과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대형 선박 엔진 잔해물을 발견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정우 대원도 “요즘의 배 엔진은 아니다. 대형 나무받침대에 엔진이 얹혀있는 물체가 비스듬히 거의 거꾸로 된 형태로 모래뻘밭에 처 박혀있다”고 수중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 동안 탐사에서는 지점도 정확하지 않았고, 특히 시야 확보가 어려워 번번히 실패를 했는데 이번에는 수중 시야도 무척 좋아서 잔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내 다이빙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었고, 70년 전의 희생자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야포 해변에서 수중 잔해물 발견 지점
이야포 해변에서 수중 잔해물 발견 지점

함께 탐사에 나선 수중촬영 담당 김남중 대원은 “대형 엔진으로 보이는데 요즘 사용하는 엔진은 아니다. 인양해서 정확히 조사해 봐야되겠지만, 6.25침몰선 잔해 추적이라는 의미있는 작업을 함께해서 무척 보람있다”고 말했다.

안도리가 고향인 심명남 대원 역시 “제가 봤을 때는 당시 침몰 피난선일 확률이 높은데, 만약 그 피난선이라면 70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피난선을 내가 직접 수중에서 두눈으로 본 셈이다. 그 순간, 말로만 듣던 이야포의 슬픈 비극이 그려졌다. 이 기회에 이야포 70년 전 비극이 제대로 밝혀졌으면 한다”고 수중 탐사 소감을 밝혔다.

6.25 당시 피난선의 피격 침몰 광경을 직접 목격한 이야포 주민 이사연(84)씨도 이날 KBS 인터뷰에 나섰다.

생존자 이사연 어르신이 한국방송 보도팀에 인터뷰하는 장면

그는 미군의 피난선 폭격부터 자갈밭에 널린 시신을 본 목격담과 함께 “피격선박이 3일에 걸쳐 불태워졌다”고 당시 이야포 현장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이야포 해안에는 6.25피난선 침몰 이후, 그 정도 규모의 구형 선박이 이곳 이야포에서 침몰되거나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해, 이번 잔해물이 6.25 당시 침몰선 잔해물일 가능성을 높혀 주었다.

이날 취재를 마친 KBS측은  취재를 더 보완해서 70주년 당일인 8월 3일 보도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보도에서는 이날 촬영한 상세한 수중 동영상이 선보일 예정이다. 

탐사를 지켜본 안도리 마을주민 김성수씨는 당시 침몰선의 잔해물로 밝혀지고, 이를 계기로 이야포의 진실도 세상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취재팀에 안내와 설명을 하는 본지 엄길수 대표 (오른쪽)

그동안 70년 전 이야포 비극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추모행사를 추진해온 여수넷통 엄길수 이사장은 “당시 침몰선 잔해인지 여부는 더 확인해 봐야겠지만, 이런 노력들이 우리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감춰진 진실을 밝히고 아픈역사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오는 8월 3일 이야포 미군폭격 피해자 추모식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현장까지 동행한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은 “1950년 8월3일. 잠수대원들이 발견한 물체가 70년 전 여수시 남면 이야포 앞바다에서 폭격으로 사망한 피난민 약150명과 함께 침몰한 피난선의 잔해가 맞다면, 이는 역사적인 일이다.ᆢ 정말로 가슴이 뭉클하다. 이를 계기로 남면 이야포 앞바다에서 벌어졌던 슬픈 한을 70년만에 풀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박 의원은 “조만간 수중 발견물에 대해서는 인양절차를 밟아서 정확히 침몰선 잔해인지여부를 밝히고 이야포 미군폭격 진실도 함께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야포 전경
29일 이야포 수중탐사 현장 모습
29일 이야포 수중탐사 현장 모습
29일 이야포 수중탐사 현장 모습
수중탐사 후 대원 4명 기념촬영 모습
의미있는 탐사를 마치고 보람있다고 밝히는 대원들. 왼쪽부터 심명남, 박정우, 김남중, 박근호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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