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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의 기다림, 그리고 아물지 않은 상처' 이젠 우리가 보듬어야!

'한국전쟁기 미군 폭격 이야포, 두룩여, 여자만 미군 폭격 민간인 학살 명예회복토론회' 열려
학살국가 미국, 학살 방조 한국 정부 역사 앞에 사죄할 때

  • 입력 2020.06.29 11:48
  • 수정 2020.06.29 12:02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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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모습

여순항쟁과 함께 우리 지역의 아픈 현대사인 '이야포 두룩여 미군 폭격 민간인 학살사건'이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 25일 오후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한국전쟁기 이야포, 두룩여, 여자만 미군폭격 민간인학살 명예회복 토론회'가 열렸다.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가 선거구 돌산, 남면, 삼산 더불어 민주)이 좌장으로 나선 이날 토론회에서는 소설가 양영제 작가. 김병호 마음 학교 교장 (전 여수지역사회 연구소 이사장), 여수넷통 엄길수 대표가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이야포 민간인 미군 폭격 학살사건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3일, 남면 안도 이야포 상공에서 정찰 중이던 미군 전투기가 피난민선에 기총사격을 하면서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사건으로 당시 배에는 피난민수용소를 거쳐 거문도로 이동 중인 350명의 주민이 타고 있었다. 전투기는 네 차례에 걸쳐 기총사격하였고 이로 인해 피난민 150여 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크게 다쳤다.

이어 두룩여사건은 같은 해 8월 9일 남면 화태도· 횡간도 · 대유도 · 금오도에 둘러싸인 두룩여 해상에서 조기잡이에 나선 어선들을 향해 조업 중인 어부들을 미군 폭격기가 학살한 만행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 사건이 우리 지역사회에 처음 알려진 때는 지난 2006년 뉴시스 기자로 활동하던 박성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전 여수신문사 편집국장)가 보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 가운데 박 기자의 기사를 접한 당시 여도중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 중이던 오문수 전 여수넷통 대표가 이 사건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 인터넷신문 인터내셔널판에 'The Tragedy of Yiyapo'라는 제하의 영문 기사를 직접 송고하고 그 자료를 로이터통신 한국지사 등에 보내면서 진상규명에 대한 활동이 불붙게 됐다.

지난해의 경우 본지와 여수넷통 한국해양구조단 여수 구조대(대장 박근호), 여수 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 김병호) 여수 드론 항공 교육원, 여천고 문예반 학생, 샘뿔 인문학 연구소 (소장 이민숙 시인) 등 언론, 교육, 사회단체가 함께 한가운데 학살지 기억 제막식과 함께 위령제를 지낸 바 있다.

25일 열린 토론회도 이에 맞춰 조례안 개정과 정부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함께 학살지에 평화 공원 조성을 촉구하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여수 TCS 국제 학교 학생들이 함께하면서 우리 지역의 아픈 현대사를 알아가는 데 적잖은 영향을 줘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좌장으로 나선 박성미 의원은 이날 정부가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고 평화·화해·화합·상생의 길로 가는 진상규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희생자와 유족들의 응어리를 푸는 최소한의 도리”라며 “특별법을 통해 생존자 지원과 평화 공원 조성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아직도 유가족들에게 매월 10만원씩 지급되는 것이 보상 전부다. 이춘혁 어르신과 피해자들은 백악관에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많은 사람의 관심으로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소설 여수역을 쓴 양영제 작가가 ‘미군기에 의한 안도 이야포 피난민 폭살 성격과 치유에 관해 주제발표를 했다.

​여수에서 나고 자란 양 작가는 여수는 한국 현대사를 결정짓는 일이 일어난 엄청난 도시임에도 그동안 역사를 도외시한 여수 행정을 지적했다.

​양 작가는 "당시 미군에 의한 폭격 사건은 여수 뿐 아니라 노근리 등 여러 지역에서 벌어졌지만 이야포의 학살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이는 여순사건과 결부되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양 작가는 "이야포, 안도, 두룩여 사건은 여순항쟁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돼야 한다"면서 "여수시가 관련 조례와 평화 공원 만들 때 바로 이런 부분도 고려하여 안도 주민들도 위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소멸시효가 끝나서 국가의 배상을 받을 수 없는 유족들을 위해 여수시는 조례를 만들어 유족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회 특별법 제정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여수마음학교 김병호 교장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있을 당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다"면서 "당시 미군은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전을 수행하여 전국에서 너무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언을 채록해야 하지만 살아계신 분이 많지 않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특별법을 만들어 전수조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야포, 안도,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온 인터넷언론 여수넷통 엄길수 대표는 ’이야포사건 보도 경위 및 지역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발언했다.

​엄 대표는 “이야포 미군 폭격 사건은 대표적인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이라며 “그동안 정부의 축소와 은폐, 반공 이데올로기로 진실이 왜곡돼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면 여수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야포 해변에 피해자 추모 평화 공원을 세우고 조례 제정과 기념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당시 사건 현장에 있으면서 유족 중 유일한 생존자로 있는 이춘혁 (86세) 씨는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나이가 16세였다.

그는 당시 가족 4명이 희생당했다면서 당시의 참상을 회고했다.

그는 "그 참상을 숱하게 알리고자 했지만 엄혹했던 시절 자신도 그렇게 희생당할 것 같아 아무런 말없이 숨죽여 살아온 시절이 있었고 당시 사건을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인 만큼 살아 생전에 이야포 학살사건의 진상규명과 학살지에 작은 추모 공원이라도 만들어지고 특별법 제정으로 이야포 뿐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많은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정치권의 분발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쟁기 미군 폭격 민간인 학살 명예회복 2차 토론회'는 8월 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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