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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 1조 5천억 경도개발사업 좌초 위기

미래에셋, 레지던스 건립 두고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에 반발.. "선의 목적" 강조
경도개발사업 전면 재검토 발표에 여수시의회 의원들, '협박이냐' 질타

  • 입력 2021.05.21 17:30
  • 수정 2021.05.21 17:35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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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채창선 본부장이 20일 여수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래에셋 채창선 본부장이 20일 여수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수 경도에 대규모명실상부한 관광 메카 도시를 만들겠다던 미래에셋이 돌연 태도를 바꿔 논란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 채창선 부동산개발사업본부장은 20일 여수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전체의원 간담회 자리에서 사업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채 본부장은 "최근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마치 저희가 관광시설은 설치하지도 않고 생활형 숙박 시설 등 부동산 투기 등을 하는 모습으로 보도해 회사 내부에서 투자 및 사업 전면 재검토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설계 및 공사를 중단하고 경도 현장은 철수했고 현장 뒷정리만 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추진 일정은 이 자리에서 단정 지어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인 것은 최근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 지역 정치권에서 미래에셋이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에 맞춰 구상했던 생활형 숙박 시설인 레지던스 건립을 두고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이에 항의의 뜻을 담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채 본부장은 부동산 투기 논란이 되는 레지던스 건립을 두고도 "경도와 유사한 싱가포르 센토사가 장기 체류형 숙박 시설인 레지던스를 도입해 비수기 슬럼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했다"라며 "지역에서 우려하는 주거시설로 사용과 부동산 투기 등의 문제는 법률 개정에 따라 일어날 수 없는 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설 초기 3개년 사업성을 분석해 보면 운영 수익, 금융비용, 감가상각 등을 고려할 때 3년간 2천억원 정도 적자가 발생한다"라며 "경도 개발은 선의의 목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변함없다"라고 밝혔다.

채 본부장은 이어 "운영시설 초기 3개년 사업성을 분석해 보면 운영 수익, 금융비용, 감가상각 등을 고려할 때 3년간 약 2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라며 "경도 개발을 처음 시작할 때 선의의 목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변함없고 앞으로도 선의임을 알아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이같은 사업 재검토 방침에 시의원들은 일제히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문갑태 의원은 "경도를 아름답게 지켜야 하는 것도 시민의 의무로 충분하게 협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필요했다"라며 "미래에셋이 잘 협의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송하진 의원은 "미래에셋이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서 희망을 품고 여수에 왔을 텐데 '더는 사업을 못 하겠다'라는 이런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면서 여수시, 시의회, 시민단체, 전문가와 개발업체인 미래에셋이 동반관계를 갖고 거버넌스를 구성해 처음 사업 목적에 맞게 진행해 시민들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것도 해법이다" 라면서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행기 의원은 "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시민을 향한 협박성 발언"이라며 "타당한 이유가 있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니 공개적인 해명을 통해 시민을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경도 해양관광단지는 미래에셋 측이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원 2.14㎢ 부지 1조5천억원을 들여 6성급 호텔과 리조트·골프장·상업시설·해상케이블카 등을 갖춘 아시아 최고 복합 해양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는 미래에셋 측에 경도관광단지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하고 국비 등 1,200억원을 투입해 연륙교 건설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첫 삽을 뜬 미래에셋은 1단계 사업으로 생활형숙박시설인 레지던스 호텔 건립에 나섰다. 숙박시설은 6만5천㎡ 부지에 사업비 7,500억원이 투입돼 지하 3층, 지상 4∼29층 규모의 11개 동(1,184실)으로 지을 예정이다.

여수지역에서는 시의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관광시설 투자는 뒷전이고 수익성이 높은 생활형숙박시설에 투자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래에셋은 오는 2024년까지 여수∼경도 연륙교 개통 시점에 맞춰 관광 테마시설과 숙박시설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사업 재검토에 따라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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