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는 시 소유 웅천동 1803번지 1만3,133.8m²(3,972평) 1필지와 웅천동 1804번지 1만9,533.2m²(5,908평) 1필지 등 모두 2필지를 매각한다고 한다.
의료 시설 부지 2021년 기준 공시지가는 1m²에 웅천동 1803번지는 798,000원, 1804번지는 835,500원이다. 공시지가 합계 금액은 약 268억원이다. 공시지가는 3.3m² 1평당 453만원이다.
2021년 여수시 예산은 1조 2천억원이다. 부채 ‘제로’인 여수시가 이렇게 서둘러 매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도 공시지가 268억원인 부지를 323억원에 8년 분할 상환이다. 주변 시세는 3.3m² 1평당 693만원이다.
매각 조건은 8년 분할 납부와 종합병원 용도지정, 5년 내 착공, 전매 제한 8년 등 조건으로 2필지 일괄 매각을 공고했다. 매각대금은 2필지 합산 322억 9,914만 7,200원으로 책정됐다. 감정가는 3.3m² 1평당 547만원이다.
여수시 채무가 많아 재정 상태가 악화되어 상환 압박을 받는다면 어쩔 수 없겠으나 여수시는 2017년 모든 채무를 상환하여 부채제로를 선언했고, 그것을 민선6기 최고 치적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매각은 의아하다.
채무 제로인 여수시가 웅천 택지 의료 시설부지를 매각하는 데는 지구단위계획 토지 이용 용도에 따라 의료시설유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수시와 매각 계약을 앞둔 의료 시설이 알려진대로 광무동 기존 병원 수준의 이전 신축이라면 이번 매각결정은 아쉬움이 더 크다. 여수시민의 요구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학병원급 유치다. 아니면 순천 성가롤로병원급 정도 대형병원 유치다. 여수시 상황으론 준종합병원급은 그리 부족하지가 않다.
당장 웅천 가까이에 예울병원, 여문지구는 문화병원과 연합의원, 쌍봉지구는 제일병원과 한국병원, 여천전남병원 등이 있다. 미평동에 중앙병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으니 준종합병원급은 오히려 과잉이다.
무조건 시유지를 매각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유재산 매각에 있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규정한 '공유재산관리법'이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10조(공유재산의 관리계획 수립ㆍ변경 등)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예산을 지방의회에서 의결하기 전에 매년 공유재산의 취득과 처분에 관한 계획(이하 "관리계획"이라 한다)을 세워 그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관리계획을 수립한 후 부득이한 사유로 그 내용이 취소되거나 일부를 변경할 때에도 또한 같다.
공유재산법에 따라 공유재산 변경 등에 있어 반드시 여수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여수시는 지방자치의 의미를 존중하여 살리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웅천택지는 여수산단 종업원과 이주민을 위해 조성하는 여수국가산단 배후도시 개발이다. 여수산단이 조성된지 50년이 지났는데도 웅천동, 소호동, 소라면 죽림리가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른바 ‘산입법’) 적용을 받는 여수국가산단 부지로 되어 있어서다.
산입법 적용 탓에 산단부지 도시계획 심의는 여수시가 아닌 국토교통부 위임을 받은 전남도 소관 업무이다. 여수시가 산입법 적용을 받았던 웅천지구 개발에서 여수시의회 심의와 주민 의견수렴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전혀 통제가 되지 않은 개발이었던 셈이다. 누더기 도시계획이 된 웅천택지 개발은 여수시의회 사전 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웅천동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소제지구, 죽림지구, 여천역세권 개발 등에 있어서 똑 같은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중대한 도시계획인데 여수시민은 없고, 여수시(어쩌면 여수시장) 마음대로 계획 세우고, 심의하는 어처구니 없는 고삐 풀린 망아지식 개발이 계속 이어진 이유다.
여수시내의 택지개발인데도 여수시의회 자치권 밖이다. 대표적 사례는 또 있다. 경제자유구역 경도와 화양 개발이 그렇다. 돌산 상포지구와 국가산단배후도시 개발도 특혜 논란에 휩싸인 이유가 바로 충분한 시의회 심의를 벗어난 탓이다.
자치권이 제외된 이런 지구 개발에 제왕적(?) 시장과 도지사의 개발 행정이 전혀 통제 받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전남도의회에서 제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욱 여수시민으로선 시민자치 상실감이 크다.
돈이 필요하지도 않는데도 특정인과 특정 업체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시유지 매각에 제발 신중했으면 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 끈은 매지 말 일이다.
'5년 내 착공, 8년 상환 조건'이니 좀 더 놔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미 대학병원 유치를 내걸고 있는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들어서더라도 종합병원급, 대학병원급이 들어서도록 여수시 행정력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